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21. 10. 9. 22:14
작성자
달콤 씁쓸

더포

2021.8.지도

 대중교통으로 가든, 자가용으로 가든 미로처럼 헤매게 되는 더포. 지하철에서 나와서 상가가 시작되는 곳에서 바로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걸 몰라 이날도 역시 왔다 갔다 하길 반복했다. 지도도 도움이 안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렇게 헤맸는데도 도착하니 아직 영업시간 전이었다. 

 음식을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보다 보니 세트 구성이 합리적이라 그걸로 시켰다. 하지만 그건 '식사'가 만원으로 책정되었기 때문이었고, 당시엔 그걸 몰라 영수증에 찍힌 금액은 예상보다 더 컸다. 치사하게도 해당 내용은 작은 글씨로 적혀 있어 잘 안 읽으면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주문하면 직원분들은 익숙하게 소스와 식기를 놓는다. 라이스페이퍼는 각자의 앞접시에 놓아준다. 위생 때문에 그런 거겠거니 싶지만 조금은 불편하다. 

월남쌈(L)

 마음이 푸근해지는 월남쌈. 야채가 죽 늘어서 있으니 신나게 먹어도 왠지 건강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푸짐한 식재료 앞에 소스나 라이스페이퍼는 쉽게 동났지만, 직원분들이 잘 돌아다니며 세심하게 챙겨주어 부족하다고 느끼진 않았다. 식어버린 물도 금방 따뜻하게 바뀌었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보충해줄 때 너무 많이 준 탓에 음식이 남게 되어 속상하다. 

분짜

 처음 분짜를 알게 된 곳에서 다시 분짜를 먹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추억이 이상화되면 실제 먹었을 때와 차이가 커서 되려 실망스러운데, 여전히 근사했다. 고기도 고기이지만 새콤달콤한 소스와 곁들여 먹는 면이 환상적인데 양이 너무 적어 섭섭하다. 

껌보승

 소갈비 덮밥이라는 껌보승은, 맵다는 표시가 없었는데도 매워서 잘 먹지 못했다. 아무리 더포가 한국화된 동남아 음식점이라지만 이 음식은 동남아 음식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한국 음식과 맛에서 차이가 크게 없었다. 

밀크티 빙수(10000원)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다 털고 후식을 먹는다. 굳이 다른 지점을 마다하고 본점에 온 건 밀크티 빙수를 팔기 때문이었다.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들었지만 문의하니 금방 내어주셨다. 혹 달콤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쌉싸름하고 진해 마음에 쏙 든다. 

 조명이 본래의 색을 가리지만, 이만큼이나 담아준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얼마나 많은지 먹는 동안 아래에 있는 얼음이 짓눌렸다. (이미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같이 내어준 생크림과 함께 먹는 것도 좋으나, 그대로 먹으니 입이 개운하고 좋다. 가격도 만원이라 참 고맙다.  자주 가고는 싶은데, 위치가 그렇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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