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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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몽떼 2023.4.│지도 퀸아망의 기준은 예전 현대백화점에 있던 이즈니 베이커리인데, 겉은 설탕에 절여져서 달콤하면서도 단단해야 하고, 속은 설탕에 절여졌지만 진득하지 않고 촉촉해야 한다. 그런데 빵을 산 뒤 며칠 뒤에 먹어서였을까? 바삭하다기보단 진득하고, 속은 축축해서 겉모습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촘촘하면서도 가지런한 결이 특징인 뺑 스위스는 설령 이 가게를 모르더라도 빵을 사고 싶 만든다. 아름다운 결이 선사하는 바삭한 즐거움은 없었지만, 커스터드 크림과 초콜릿 칩 덕분에 평범하게 맛있다. 오랜만에 먹은 버터 브레첼은 그저 반갑다. 그렇지만 이제는 버터가 통으로 들어갔다는 그 사실 때문에 도리어 버터 브레첼을 꺼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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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키친노이 2023.4.│지도 연붉은색의 소스가 특징적인 라자냐. 고기가 제법 들었다. 항상 맛있는 뇨끼. 소스 양은 여전히 아쉽다. 새우와 관자가 들어간 피자. 관자가 들어가 있으니 뭔가 더 맛있을 것 같지만, 관자가 작게 조각나 있다 보니 관자 맛은 사실 잘 나지 않고 비릿하기만 하다. 도우는 얇기 때문에 두께가 어느 정도 있는 도우를 좋아한다면 피자 주문은 피하자. 가격대가 있는 가게라 음식을 주문하면 식전 빵과 디저트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새는 워낙 물가가 올라서 이 가격에 식전 빵과 디저트가 나오면 괜찮은 게 아닌가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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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토 2022.3.│지도 이름은 쿠즈모찌이지만, 재료에는 엉뚱하게도 쿠즈(칡)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갈분(칡가루)이 아닌 고사리 전분이 들어간다. '나가토'의 14대 사장이 과거 관서 지방(대강 오사카 일대라 생각하면 된다)에서 와라비모찌(고사리떡)를 맛있게 먹어 도쿄에도 팔려고 하니, 도쿄에서는 와라비모찌가 아직은 생소한 음식이라 대신 좀 더 대중적인 떡인 쿠즈모찌의 이름을 땄기 때문이라고 한다. 떡이 삼각 모양인 것 또한, 쿠즈모찌를 본뜨기 위해서다. [1] 와라비모찌가 다들 그렇듯이 떡 자체의 맛보다는 사르르 녹는 즐거움으로 먹는 음식이다. 보통 와라비모찌에는 시럽을 뿌려 먹는데, 시럽이 없는 대신 떡 자체가 달다. 출처 [1] "名前はくずだが、わらび餅。長門「久寿もち」~東京・味な手土産", PRE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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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2022.2.│지도 바야흐로 구독 서비스의 시대다. 영상물도 구독하고, 책도 구독하고, 음식도 구독한다. 초콜릿 전문점인 '미니멀' 또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먹고 싶을 때 초콜릿을 사 먹으면 되는 걸 굳이 구독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달마다 맛있는 초콜릿 디저트를 우선적으로 보내준다는 광고에 홀려버렸다. 구독료는 한 달에 3980엔이며, 초콜릿을 활용한 디저트와 함께 제작자의 의도가 담긴 책자를 준다. 가입 첫 달 한정으로는 기념 스티커도 동봉된다. 최소 3개월은 구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워낙 맛있는 디저트가 많아 3개월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구독 첫 달에는 다양한 산지의 카카오를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한 초콜릿을 받았다. 9종류로 가공된 초콜릿은 각 2개씩 들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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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카테이와 홋카이도 대학교 과자 모음 2022.3. 양과자부터 화과자까지 폭넓게 취급하는 제과점 롯카테이. 처음 접한 계기는 마루세이 버터 샌드이고 제일 유명한 과자 또한 마루세이 버터 샌드이지만, 다른 과자 또한 보통 이상으로 맛있다. 다른 제과점의 과자가 쇼트닝이나 마가린을 일부 사용하는 반면, 지금까지 산 롯카테이의 과자는 이들을 일절 사용하지 않으니 재료도 믿음이 간다. 과자는 낱개로도 살 수 있어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 가랑비에 옷을 젖게 하는 작전이다. 직원도 친절해 계속 오고 싶지만 역시 홋카이도, 너무 멀다. 홋카이도 대학교의 우유를 사용했다는 쿠키. 개당 가격을 계산하면 비싸진 않지만 6개나 모아 놓으니 1080엔이라는 거금이 든다. 주재료는 밀가루와 버터인데, 버터의 이미지와는 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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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야키, 샌드위치, 까눌레 2022.3. 항상 입맛만 다시며 지나갔던 긴타코. 이날은 행사가로 8개에 550엔인 타코야키를 420엔에 팔길래 홀린 듯이 사 왔다.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타코야키는, 아이러니하게도 여태까지 먹은 타코야키 중에 제일 맛있었다.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바삭한 겉면과, 질척한 속이 잘 대비되는 맛이었다. 이후 다른 지점에서도 타코야키를 먹었는데, 이때만큼의 감동은 없었다. 해당 지점 직원이 타코야키를 잘 만드는 듯하다. 반면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에서 산 까눌레는 실망스럽다. 공갈빵도 아닌데 속이 거의 비어 있다. 마찬가지로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에서 산 계란 샌드위치도 별로였다. 계란만 들어있는 건 알고 샀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빵이 퍼석퍼석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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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부토 빵 & 카부토 밥 2022.2.│지도 상호에 들어간 '카부토'는 '투구'라는 뜻이 아니라, 사장님의 이름에서 따온 거라고 한다. 일본의 빵집에서는 치아바타나 포카치아 같은 이탈리아 빵을 잘 찾을 수가 없는데 진열대에 있어 반갑다. 일본답게 작게 조각내 파는 것도 마음에 든다. 종류가 많아 많이 망설인 끝에 산 저먼 포테이토 포카치아는,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감자와 베이컨, 양파가 들어갔다. 빵은 폭신폭신하며 쫄깃하다. 그래, 이거지.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빵을 먹었다. 흔히 볼 수 없는 전립분 식빵도 만났다. 구수하면서도 질깃하다. 일본에서 산 빵은 기분 탓인지 빨리 노화되어 버려 어느 순간부터 전혀 사지 않게 되었는데, 식빵이 며칠 지나도 여전히 쫄깃하다. 자주 가고 싶지만, 대중교통으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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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니코 2022.2.│지도 주택가에 위치한 카페 '니코'는 료칸 일부를 개조한 곳이다. 아마 코로나 때문에 취한 타개책일 터이다. 애매한 날, 애매한 시간에 방문하다 보니 손님은 나뿐이었다. 햇살이 창문과 천장으로부터 은은하게 들어와 나무 소재의 가구에 닿는다. 착석하면 수저와 물을 가져다주신다. 레몬을 섞은 수소수라고 한다. 물론 맛은 보통의 물이다. 군더더기 없는 아담한 식사다. 사소하게 지나갈 수 있는 밥조차 꽃 모양으로 담아냈다. 스프는 구수한 옥수수 맛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친숙한 그 맛은 아니다. 일본은 샐러드에 당근도 종종 넣는 듯하다. 드레싱은 참깨 드레싱이다. 함박스테이크는 향신료를 적게 넣어 그런지 잡내가 나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얼마 없는 잡내라도 소스가 가려주면 좋을 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