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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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두아몽떼 2023.4.│지도 퀸아망의 기준은 예전 현대백화점에 있던 이즈니 베이커리인데, 겉은 설탕에 절여져서 달콤하면서도 단단해야 하고, 속은 설탕에 절여졌지만 진득하지 않고 촉촉해야 한다. 그런데 빵을 산 뒤 며칠 뒤에 먹어서였을까? 바삭하다기보단 진득하고, 속은 축축해서 겉모습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촘촘하면서도 가지런한 결이 특징인 뺑 스위스는 설령 이 가게를 모르더라도 빵을 사고 싶 만든다. 아름다운 결이 선사하는 바삭한 즐거움은 없었지만, 커스터드 크림과 초콜릿 칩 덕분에 평범하게 맛있다. 오랜만에 먹은 버터 브레첼은 그저 반갑다. 그렇지만 이제는 버터가 통으로 들어갔다는 그 사실 때문에 도리어 버터 브레첼을 꺼리게 된다.

  • 더키친노이 2023.4.│지도 연붉은색의 소스가 특징적인 라자냐. 고기가 제법 들었다. 항상 맛있는 뇨끼. 소스 양은 여전히 아쉽다. 새우와 관자가 들어간 피자. 관자가 들어가 있으니 뭔가 더 맛있을 것 같지만, 관자가 작게 조각나 있다 보니 관자 맛은 사실 잘 나지 않고 비릿하기만 하다. 도우는 얇기 때문에 두께가 어느 정도 있는 도우를 좋아한다면 피자 주문은 피하자. 가격대가 있는 가게라 음식을 주문하면 식전 빵과 디저트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새는 워낙 물가가 올라서 이 가격에 식전 빵과 디저트가 나오면 괜찮은 게 아닌가 싶어진다.

  • 벚꽃 아래를 걷다 (3) 코가네이 공원 2022.4. 벚꽃 탐방 세 번째 순서는 코가네이 공원인데, JR 중앙선 무사시코가네이역과 히가시코가네이역, 세이부 신주쿠선 하나코가네이역 중 어떤 역에서도 가깝지 않아 기본 15분은 걸어야 한다. 물론 공원 앞에 내려주는 버스가 있긴 한데 잘 오지도 않아 걷는 시간이나 기다리는 시간이나 매한가지다. 넓이도 그렇고, 애매한 위치와 접근성도 그렇고 대구의 송해공원과 참 닮았다. 사실 관광을 한다면 돈도 돈이지만 체력 안배도 해야 하니 기다리는 시간이 걷는 시간과 비슷해도 버스를 타고 가기 마련인데, 일본에 조금 살기 시작하니 역시나 돈이 아까워져서 걸었다. 가는 길에 산목련(신이, 코부시)으로 추정되는 나무를 봤다. 코가네이 공원 에도-도쿄 건축 박물관 입구 앞. 에..

  • 벚꽃 아래를 걷다 (2) 스미다강 2022.4. 간밤에 비가 내려 다시 겨울로 돌아간 듯한 날씨다. 낮아진 기온에 깜짝 놀라 스웨터를 껴입으면서도, 4월이면 그래도 봄이어야지 않은가 하는 마음에 외투는 다소 쌀쌀한 봄 날씨에 어울릴 만한 것을 걸치고 나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은 머플러까지 두르고 나갔는데 다행히도 살짝 드리운 겨울의 그림자는 낮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사쿠사 하면 역시나 센소지고, 또 센소지뿐이었지만, 벚꽃을 찾아 스미다강 쪽으로 걸어가 보니 풍경이 새삼 다르다. 아사쿠사의 풍경인 줄만 알았던 도쿄 스카이트리와 금색의 아사히 본사 건물, '황금 불꽃'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인 '아사히 슈퍼 드라이 홀' 건물들은 강에 의해 현대라는 영역으로 떨어져 나간다. 스미다강은 현대와 전통이라는 ..

  • 벚꽃 아래를 걷다 (1) 메구로강 2022.3. 벚꽃 명소로 유명한 메구로강을 보기 위해 나카메구로 역으로 갔다. 전철에서 내리면 메구로강과 양옆으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메구로강은 강폭이 넓지도, 좁지도 않아 양쪽을 오가며 산책하기 좋지만 어디서 벚꽃 구경을 하는가에 따라 조금씩 풍경이 다르다. 가장 유명한 곳은 나카메구로 역 근방이다. 강 양쪽에 식재된 벚나무는 서로 얽혀 터널 같기도, 다리 같기도 한 풍경을 만든다. 벚꽃이 절정일 때를 조금 지나 그런지 때마침 부는 바람에 내리는 꽃비도 구경할 수 있었다. 강 양쪽에는 상점이 많은데, 벚꽃 철이라 노점도 가세해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여기서 북쪽의 이케지리오오하시(池尻大橋) 역 방면으로 걸어가면, 위 사진처럼 나카메구로 근방..

  • 온천, 자연, 예술 (3) 2022.3. 양은 부족하지만서도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식사다운 식사를 했다. 아침 일찍 열어줘서 고마웠던 카페 '커피 캠프'는 알고 보니 숙소였던 '게스트하우스 텐트'를 운영하는 곳과 같았다. 건물은 모든 게 낡은 하코네에서 홀로 현대적인 느낌을 풍기는데, 농협 건물을 재단장한 것이라고 한다. [1] 아침으로 먹은 닭고기 오픈 샌드위치는 맛은 있었지만, 재료가 혹여 빵에서 떨어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먹어야 했다. 그러면 다른 걸 시켰으면 될 문제이긴 하지만, 나머지는 핫도그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번 여정의 핵심인 폴라 미술관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가는 길은 부산 이상으로 커브와 경사가 많았다. 산속이라 나무도 많았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좋은 풍경..

  • 온천, 자연, 예술 (2) 2022.3. 잠을 설쳤다. 간밤에 숙소 운영진의 자녀로 추정되는 어린이가 부산스럽게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얼마나 돌아다녔으면 좀처럼 잠을 설치지 않는데도 눈이 떠졌다. 한 소리 할까 하다가 다른 사람도 항의했는지 해당 어린이에게 주의를 주는 듯했다. 새벽 2시였다. 아침은 따로 먹지 않았다. 고우라역에서 가까운 두부 가게에서 군것질하기 위해서다. 아침 7시부터 영업하는 은두부라는 상호의 두부 가게는, 이른 시간부터 움직이는 사람에게 고마운 곳이다. 두부를 대충 국자로 퍼서 담아줄 뿐이지만 그게 또 맛있다. 식사까지는 아니지만 허기는 채웠다. 그렇지만 음식을 만드시는 데 마스크를 안 쓰시니 다음에도 가기에는 망설여진다. 둘째 날은 화산지형을 보러 갔다. 첫 목적지인 오와쿠다니로..

  • 온천, 자연, 예술 (1) 2022.3. 폴라 미술관의 특별전을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전시만 보고 오기에 하코네는 너무 멀어 숙박하기로 했다. 하코네까지는 철도회사 오다큐의 특급열차인 로망스카를 탔다. 그렇지만 로망스카는 이름만 거창하지, 일반 열차를 타는 것과 비교해 시간이 극적으로 줄어들진 않는다. 단지 환승의 번거로움이 줄어드는 것과, 전망석이라고 해서 보통은 운전실이 있는 앞좌석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일부 열차에 한정된다) 하지만 존재를 아는 것과 실천은 다른 차원의 일이라, 급하게 예약한다고 좌석을 고를 겨를도 없었다. 특급열차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타지 않았다. 뒤에 부부가 타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코네까지 가는 데 시간이 좀 걸리다 보니 그동안 눈을 좀 ..

  • 뉴욕 퍼펙트 치즈 2022.3.│지도 발매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저녁에는 매진되기 일쑤인 과자 '뉴욕 퍼펙트 치즈'. 크림 위에 치즈 초콜릿을 얹은 뒤, 동그란 모양의 쿠키를 접어서 감싼 모양이다. 그 때문에 포장은 어정쩡하게 부풀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과자를 용케 대량생산하고 포장했다 싶다. 단단한 부분이 없어 먹을 때 거슬리지 않고, 단맛과 짠맛이라는 절대 공식을 지킨 것이 인기의 비결인지도 모르겠다. 냉장고에 넣어 적당히 시원하게 한 뒤 먹으면 더욱 맛있다.

  • 프레스 버터 샌드 하치 2022.3.│지도 '하치'는 일본식으로 해석한 프레스 버터 샌드와 함께, 도라야끼나 떡 등 전통적인 일본 과자도 파는 프레스 버터 샌드의 하위 브랜드다. 이번에 산 일본풍 버터 샌드는 쿠키가 기존의 사각형에서 '하치'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팔각형으로 바뀌었다. 쿠키에는 콩가루와 쌀가루가, 속에는 설탕에 버무린 팥이 들어간 버터크림이 들어 있다. 기존의 버터 샌드보다는 단맛이 상대적으로 덜해 차분한 인상이 든다. 도쿄에서는 현재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1층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 나가토 2022.3.│지도 이름은 쿠즈모찌이지만, 재료에는 엉뚱하게도 쿠즈(칡)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갈분(칡가루)이 아닌 고사리 전분이 들어간다. '나가토'의 14대 사장이 과거 관서 지방(대강 오사카 일대라 생각하면 된다)에서 와라비모찌(고사리떡)를 맛있게 먹어 도쿄에도 팔려고 하니, 도쿄에서는 와라비모찌가 아직은 생소한 음식이라 대신 좀 더 대중적인 떡인 쿠즈모찌의 이름을 땄기 때문이라고 한다. 떡이 삼각 모양인 것 또한, 쿠즈모찌를 본뜨기 위해서다. [1] 와라비모찌가 다들 그렇듯이 떡 자체의 맛보다는 사르르 녹는 즐거움으로 먹는 음식이다. 보통 와라비모찌에는 시럽을 뿌려 먹는데, 시럽이 없는 대신 떡 자체가 달다. 출처 [1] "名前はくずだが、わらび餅。長門「久寿もち」~東京・味な手土産", PRESI..

  • 미니멀 2022.2.│지도 바야흐로 구독 서비스의 시대다. 영상물도 구독하고, 책도 구독하고, 음식도 구독한다. 초콜릿 전문점인 '미니멀' 또한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먹고 싶을 때 초콜릿을 사 먹으면 되는 걸 굳이 구독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달마다 맛있는 초콜릿 디저트를 우선적으로 보내준다는 광고에 홀려버렸다. 구독료는 한 달에 3980엔이며, 초콜릿을 활용한 디저트와 함께 제작자의 의도가 담긴 책자를 준다. 가입 첫 달 한정으로는 기념 스티커도 동봉된다. 최소 3개월은 구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워낙 맛있는 디저트가 많아 3개월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구독 첫 달에는 다양한 산지의 카카오를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한 초콜릿을 받았다. 9종류로 가공된 초콜릿은 각 2개씩 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