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쉬레스토
2021.7.│지도
동인초등학교가 접한 도로를 기준으로 안쪽에 있는 가게. 문을 열면 현관 비슷한 여분의 공간이 있다. 명부 작성 및 QR코드 인증도 이쪽에서 하는데, 옆에 스피커가 있는데 소리가 커서 거슬린다.
내부는 밝은 갈색의 가구와 시원시원하게 자라난 식물 덕분에 가벼우면서도 생기 넘친다. 커다란 유리를 통해 보는 풍경은 한산하다. 그렇지만 가게는 그렇지 않았다. 북적북적하지는 않지만 예약 건이 제법 있는지 음식이 늦게 나온다는 안내를 받았다.
아무렴 상관없었다. 구경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탁자는 자줏빛이라 우아하다.
물에는 이탈리안 파슬리와 레몬을 넣었다.
음식이 늦게 나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배고픈 건 어쩔 수 없어서 때마침 나온 식전 빵이 반갑다. 빵은 포카치아다. 아티코의 그것처럼 밀도가 있는 데다 크기도 커서 만족스럽다.
명실공히 가게의 대표 음식이라 할 수 있는 알배추 시저 샐러드. 알배추에 밑간을 한 후 오븐에 구워, 앤초비 드레싱을 끼얹은 후 그라노파다노 치즈, 베이컨(사진에서 노란색으로 보이는 것), 영양 고추, 어란(사진에서 갈색으로 보이는 것)을 뿌려 마무리했다.
입소문을 통한 홍보를 장려하시는지, 설명 후 먹기 좋게 잘라주시기 전 사진을 찍을 시간을 주신다. 피키차일드 다이닝 때와 같다. 사진을 찍고 나면 직원분께서 자르기 시작하는데, 다 자른 뒤 포크로 먹음직스러운 한입을 건네주신다. 이런 친절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쑥스러웠다.
샐러드는 달짝지근하며 사각사각한 알배추에 짭조름한 마요네즈 섞인 앤초비 소스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어란과 베이컨도 있어 짭조름함과 감칠맛은 극대화되며 고추가 균형을 잡아준다. 그렇지만 김치도 잎 부분이 맛있지 줄기로 들어가면 별로인 것처럼 알배추 샐러드 또한 마찬가지라 전부 먹기는 조금 힘들다.
황금빛으로 굽힌 마늘은 매운맛 없이 사각사각하다. 면도 잘 삶겼다. 새우 살도 발려져 있어 손을 바삐 움직이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 그릇이 납작해 보이지만 아래로 파여 있어 몇 번 덜어 먹어도 소스가 따뜻하다. 요즘 파스타 가격이 많이 올라 좀 괜찮게 한다 싶으면 15000원을 넘나드는데, 이 가격에 이 정도라면 상당히 괜찮은 듯하다. 특히 알배추 시저 샐러드의 개성이 뚜렷해 이것만을 목적으로 가게를 방문해도 괜찮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