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바닷가재
2021.8.│지도
수성호텔 앞에 있는 음식점. 결혼식장을 비롯한 몇몇 부대시설은 아래에 있어 호텔도 금방이겠거니 싶었는데 착각이었다. 만만히 보고 걸어서 갔는데, 거의 조그만 언덕을 오르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 덕에 전망은 좋다. 통유리라 가리는 것도 없다. 공간도 분리되어 있어 이런 풍경을, 오롯이 일행과 소유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방문 전, 후기를 보면서도 생각했지만, 역시나 바닷가재와는 어울린다고 말하기 힘든 조합의 음식들이다. 코스라는 이름이 달리긴 했지만, 구색갖추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맛도 지극히 평범하다.
너무 오랜만에 먹어 어디부터 먹는 게 쉬운지도 다 잊어버렸다. 집게발과 꼬리와 가까운 쪽이 살이 쉽게 발라진다는 걸 배가 어느 정도 부르고서야 알았다. 게 포크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바르기 힘든 살이 극적으로 잘 발라지지는 않았다. 맛은 상상하는 그대로라 뛰어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양념구이든 버터구이든, 처음 먹을 땐 맛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느끼해진다. 김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 음식을 받아들 땐 웬 깍두기와 물김치인가 했지만, 지극히 보통의 한국인에게는 거의 필수였던 거다. 남은 음식은 포장이 되니 억지로 먹지 말고 그냥 먹을 만큼만 먹으면 된다.
다 먹으면 볶음밥이 나온다. 어울리는 구성은 아니지만 역시 뭘 먹든 밥이 마무리해야 마음이 푸근하다. 나름대로 한국인을 겨냥한 구성이었다. 그렇지만 미역국은 손에 꼽게 별로였다.
음식이 특출나게 맛있다기보다는 개별 장소, 전망, 시설이 좋아 사람이 연일 끊이지 않는가 싶다. 음식점을 나서기 전 들른 화장실에는 가글도 있어 마무리가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