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쿠이
2021.8.│지도
분업이 잘 되어 있는 가게다. 대기 인원을 파악하고, 좌석을 안내하고, 음식을 내어주는 일련의 과정들이 순조롭게 이뤄진다. 좌석 간 거리도 넉넉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실내에서 한 단 높게 올라간 곳에는 4인 탁자가 3개, 이외에는 일자형 좌석 4석 있다. 옷걸이도 걸려 있지만 굳이 쓰진 않았다.
상호는 일본어지만 수저와 식기는 한식의 그것이다. 소스, 부추, 고추가 종지에 각각 담겨 있다. 원산지를 보니 모두 국내산이고, 개인 반찬이라 더욱더 안심이다. 직원분이 내어주시는 걸 보니 딱 이런 순서가 되도록 순서에 맞춰 늘어주신다.
우리나라의 국수라기에는, 메밀국수가 생각나는 장국이었다. 국수 위의 흰 무언가는 일식에서 잘 볼 수 있는 무를 간 건가 싶었는데, 양파라고 한다. 약간은 떫으면서 또 조금 매운 양파는, 장국에 질리지 않도록 해 준다.
메뉴는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2인 이상일 경우, 음식을 2명 분씩 모아 내어준다. 사진도 2명분이다. 부위는 사진을 기준으로 안심, 특등심, 목살이다. 곁들임으로는 뒤의 샐러드와 앞의 레몬, 겨자, 소금이 있다. 여기저기 음식을 내어준다고 바쁠 텐데도 직원분은 착실히 설명해 주신다. 안심은 빨리 질겨지니 얼른 먹는 게 좋으며, 등심은 퍽퍽하니 한입에 먹고, 레몬은 목살에 곁들이면 된다고 하신다.
튀김옷은 바삭바삭하지는 않다. 가게 고유의 특징일 수도 있겠다. 안심은 기리가 조금 더 부드러웠다. 등심은 사진에서 보듯이 기름층이 확연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마 이 때문에 등심을 한입에 먹는 게 좋다고 직원분이 이야기한 것 같다. 몇 입에 나눠 먹는데, 살과 기름층을 따로 먹게 되면 퍽퍽하거나, 기름지거나 둘 중 하나니까. 목살은 경양식 돈가스 맛이다. 제일 많이 곁들여 먹은 건 소스인데, 가벼운 과일 맛이라 자꾸 먹고 싶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대쿠이에서 좋았던 건 다른 무엇도 아닌 밥이다. 한식집에 많이 가지도 않았지만, 그걸 포함해서도 대쿠이의 밥은 정말 찰지고, 윤기가 있다. 밥솥은 평범한 업소용인 걸 보면 품종이 좋거나, 물의 비율에 비법이 있을 듯하다.
돈가스만 따지자면 더 좋은 가게가 많지만, 가격 대비 구성이 좋고 친절한 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