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16. 6. 12. 15:58
작성자
달콤 씁쓸

팥찌

2016.6.11.지도

유자빙수(4000원)

 감천문화마을의 중반쯤 오면 팔 카페 '팥찌'가 보인다. 이땐 이미 감천문화마을의 끝까지 간 뒤 다시 돌아오던 참이라, 지친 발도 좀 쉬어줄 겸 카페에 들렀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어떤 빙수를 시킬지 고민했다. 빙수의 가격은 4천 원이다. 1인분이겠거니 생각하며 팥빙수와 유자 빙수를 고르고 주문을 했다. '여기 팥빙수와 유자 빙수요'. 그랬더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두 명이 먹기에는 많을 거라고 하신다. 생각지도 못한 주인아주머니의 마음에 감사하며, 주문을 유자빙수 하나로 줄였다.

 빙수의 형식은 요즘 유행하는 우유 빙수가 아닌 얼음을 간 빙수이며, 구성은 얼음과 유자청, 연유, 슬라이스 아몬드이다. 만약 얼음이 거칠고 굵게 갈렸다면 얼음만 버석버석 씹는 느낌이 들어 각 재료가 따로 노는 느낌이었겠지만, 다행히도 그런 얼음이 아니라서 맛있고 상큼한 유자 빙수를 먹을 수 있었다. 얼음이 거칠고 굵지 않았다는 것 말고는 크게 특별한 건 없던 메뉴였지만, 빙수를 하나로 줄이기를 권유하며 '어우, 이래서 내가 돈을 못 버는가 봐'하며 웃으시던 아주머니 때문이라도 다음에 또 감천문화마을에 오게 되면 꼭 이 가게를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