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유
2017.4.7.│지도
다양한 빙수와 귀여운 데코를 한 음료가 있는 카페가 있었다. 그렇지만 교통편이 좋지 않아 생각만 한지가 어언 몇 년이었다. 그런데 마침 여행 기념품을 줘야 할 일이 생겨 모임을 열어야 하는데, 불현듯 이 카페가 떠올랐다. 시간이 많이 지나 아직도 영업을 하나 싶었는데, 중심지와 먼 곳에 있기 때문인지 여전히 영업은 하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가게는 복층구조로 되어있다.
귀여움은 손으로 직접 쓰고 그린 메뉴판에서부터 드러난다. 특히 복숭아 파르페의 단면도에서는 그 귀여움이 절정을 찍는다.
일단은 먼저 온 일행과 함께 메론빙수를 시킨다. 받자마자 귀엽다는 말부터 나온다. 스쿱으로 정성스레 쌓은 메론 위에 살포시 얹힌 아이스크림 생명체, 빙수 재료를 담은 작은 소품,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아기 피규어까지. 물론 지금에야 이런 비주얼 면에서 신경을 쓴 디저트가 흔해졌지만, 이 가게는 예전부터 이러한 컨셉을 쭉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깊다.
과일 빙수의 제일 큰 적은 뭐니 뭐니 해도 과일이다. 시리얼과 팥, 연유가 눈에 어른거리지만 일단 메론부터 먹은 다음에 넣기로 한다. 팥은 직접 조린 듯 알이 살아있고 크게 달지도 않다. 연유가 달기 때문에 달지 않다는 건 되려 장점이다. 시리얼은 어릴 적에 유행하던 빙수 조합 중 하나이지만 촌스럽진 않다. 다 먹어도 여전히 허전하다면 그릇인 메론을 좀 더 파먹어도 된다.
일행이 더 도착한 뒤에 초코빙수를 시킨다. 마찬가지로 귀여운 생물체가 나를 반긴다. 초코빙수로 만들어진 생명체는 주목과 비슷한 나무줄기 일부와 블루베리로 멋을 낸다. 뒤에는 복숭아도 있다.
그렇지만 초코빙수에서 무엇보다도 특징적인 건 덩어리진 그래놀라와 같은 얼음이었다. 아무래도 얼릴 때 중간중간 저어서 저런 모양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특이한 모양과는 달리 맛은 평범한 초코빙수 맛이었다. 단 진하진 않다. 부재료에 아까와 비슷하게 아몬드 슬라이스, 연유, 시리얼이 나오는데, 초코얼음을 진하게 하고 부재료를 없애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특히 연유는 초코빙수가 달기 때문에 굳이 주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 같다.
손님이 많아서 더 찍지는 못했지만 군데군데 귀여운 소품이 배치되어 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카페인데 동선에서 먼데다 교통편도 좋지 않아서 이 이후로 갈 일이 아마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