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디
2017.9.20.│지도
달팽이 식당에 가려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이 카페를 보았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카페 분위기는 좋아 보였다. 좋았어, 밥을 먹고 난 뒤에는 여기 가 봐야겠다. 그런데 일행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역시 생각하는 건 다들 똑같다.
카페는 사진찍기 좋은 물품들로 인테리어를 해 놓았다. 귀여운 소품, 예쁜 조명, 드라이플라워를 비롯한 꽃, 전신거울이 비치되어 있다.
벽면에는 각종 자격증과 다양한 원두, 그리고 마리아쥬 프레르 홍차가 진열되어 있다. 선반 밑에 있는 물품들이 없었다면 깔끔해서 더욱 좋을 것 같다.
주방은 요새 유행하는 오픈식이다. 메뉴판이나 담요 등도 여기에서 가져갈 수 있다. 그렇지만 물이나 여분의 냅킨은 따로 갖춰져 있지 않아 아쉽다.
카페 중앙에 위치한 조명이 예쁘다.
피낭시에. 위에 아몬드? 땅콩이 있다. 포크를 따로 내주지 않아 당황스럽다.
음료는 좋았다. 시그니처라 내세울 만하다. 각각의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를 (아마도) 밀도차를 이용해 탑처럼 쌓고, 티스푼 같은 걸 음료에 맞추어 세팅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얼음이 있어서 양은 생각보다 많진 않았지만, 눈이 즐거워서 좋았다. 거기다 내가 시킨 모모라떼의 경우 녹차라떼와 복숭아라는 잘 볼 수 없는 조합이라 신선하기도 했다. 녹차도 진한 편이 아니었고, 복숭아도 우유 속에서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정도의 양이라 서로 부딪히는 일 없이 부드럽게 어울린다. 하지만 얼음도 있는 데다 위에 얹힌 녹차가 생각보다 꾸덕꾸덕해서 잘 섞이지가 않아 힘들었다.
음료는 다 마시면 아메리카노나 더치커피?로 리필이 된다고 하는데, 커피를 안 마셔서 이용하지는 않았다.
인테리어와 신기한 메뉴가 눈길을 끄는 카페였지만 테이블냅킨과 물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렇지만 우연히 방문한 것 치고는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