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베이커리
2018.7.11.│지도
언젠가는 사고 싶었던 삼덕동의 케이크 - 처음에는 세계요리로 시작했지만 - 가게 '올어바웃 월드 서퍼'. 미루기만 하다가 기어이는 부산으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아쉬워하고만 있었다. 그렇게 기억은 흘러갔고 도보 생활권에 빅토리아 베이커리라는 디저트 가게가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됐다. 가까우니 가볼까 싶어 찾아보니 올어바웃 월드 서퍼의 주인분이 새로 차리신 가게라고 한다.
올어바웃 월드 서퍼 케이크 주문 페이지에서도 느꼈던, 나라는 일반인에게 막연히 형성된 '레트로한 미국식' 이미지는 빅토리아 베이커리의 라인업에도 그대로 이어져 왔다. 매일 올라오는 음식 라인업에 침을 삼켰지만, 퇴근한 뒤 가보니 살 수 있는 건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레몬&블루베리 슬라이스 케이크와 발로나 초코칩 쿠키뿐이었다.
가게는 진열대와 계산대를 겸하고 있다. 내가 산 케이크도 진열대 겸 계산대 테이블에 마스카르포네 치즈 아이싱까지만 한 뒤 놓여있었다. 블루베리와 레몬 슬라이스는 즉석에서 해 주셨다. 폴란드의 도브레 멸균우유는 어떤 맛일지 궁금했는데 주인분께서 친절하게도 한 모금 정도를 맛보게 해 주셨다. 멸균우유 특유의 뭔가 형용할 수 없는 맛에 우리나라와는 다른 종류의 고소한 맛이 있다.
케이크는 위에는 마스카르포네 치즈가 있는데 레몬 슬라이스로 산뜻하다. 치즈 자체가 그리 달지도 않아 밑의 라즈베리 잼과 적당한 단맛을 이룬다. 시트는 카스테라보다 입자가 굵다. 거친 식감으로 비슷한 걸 들자면 - 부모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 옛날 옥수수빵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맨 밑엔 블루베리잼과 같은 것이 깔려 있는데 젤라틴에 가까워 사실 큰 맛을 내진 않는다.
기대하고 갔지만, 이 가게에서 굽는 시트가 나와는 맞지 않아서 아쉬웠다. 홀케이크도 물어봤는데 3호 사이즈로 시작하고 5만원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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