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알볼로
2020.3.
외출할 수 없으니 만만한 피자만 계속 먹게 된다. 피자알볼로의 첫 만남은 꿈을 피자였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팔도 피자가 계속 맴돌았다. 목동, 부산, 전주의 맛을 담았다니, 먹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었다.
흑미도우는 여전히 쫄깃하다. 조각은 꿈을 피자와는 달리 방사선으로 나눴다. 4가지 맛이 1/4씩, 1/4의 각 영역을 3조각씩 나눠 총 12조각이다. 토핑은 부산 피자(새우), 전주불백 피자(간장, 고추장 불고기), 목동 피자(기본)을 각각 가져온 것이다.
새우가 눈에 띄는 부산 피자는 새우 말고 다른 토핑은 빈약하다. 부산 피자로만 한판을 주문할 때는 갑오징어나 낙지도 들어간다고 하는데 팔도 피자 안에 들어가니 열화돼버렸다. 새우가 통통한 것은 그나마의 위안이지만 피자와는 따로 노는 것 같다. 치즈와 새우를 같이 먹어야 할 당위성이 없으며, 그 치즈 또한 소스 때문에 맵기만 하다.
한국인의 음식, 불고기를 넣은 전주불백피자는 간장 불고기와 고추장 불고기로 피자의 반을 잠식한다. 그래봤자 불고기겠지 싶지만, 불맛이 있어 먹을 만하다.
그렇지만 제일 좋았던 건 목동 피자이다. 피자 체험을 하면 먹는 그 피자다. 재미없지만 역시 기본인 이유가 있다. 임실치즈만의 차별성은 없었지만 다른 것들이 모두 재료와 피자가 안 어울리다 보니 반사이익을 얻었다. 역시 꿈을 피자가 베스트인 이유가 있었다. 팔도 피자라는 그럴듯한 이름에 낚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