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대구 밖에서 냠냠: 서울, 경기, 강원, 충청 18
-
랄라브레드 2020.6. 빵을 사면 지역아동센터에도 빵이 기부된다는 걸 보고 시킨 해피빈 펀딩. 구성이 제일 마음에 들어서 시켰는데 동봉된 종이를 보니 빵에 계란, 설탕, 버터를 안 넣었다고 한다. 비건 빵인 거다. 이런 말은 없었는데 말이다. 상자에 담긴 빵을 먹어보니 푸석하며, 속은 촉촉하고 살짝 쫀득한 느낌이 있었다. 이왕 먹을 거면 맛있게 먹자는 주의인데, 빵이 내 취향의 질감이 아니라 실망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경기도서 대구 달성군으로 내려온 레헴도 그랬었다. 워낙 유명해서 가 봤는데, 명성과 달리 빵이 너무 푸석했다. 그때는 이 가게가 문제인 건가, 아니면 내가 가치를 못 알아보는 건가 싶었지만 오늘로 명백해졌다. 그게 비건 빵의 원래 만듦새인 거다. 안타깝게도 깜빠뉴는 원래부터가 단단한 ..
-
카카오다다 정성스런 보냉포장, 한 치의 오차를 용납하지 않을 것만 같은 은박지의 접음새. 험난한 길을 거쳐 도달한 초콜릿의 모양은 평범하지만 이를 메꾸려는 듯 겉 포장은 하나의 예술과 같다. 그렇지만 빳빳한 종이를 접어 만들어진 탓인지 초콜릿을 먹으려고 뒤로 돌리는 순간 들뜬 게 보인다. 들뜬 포장을 시원스레 걷어내니 은박지에 싸인 초콜릿이 보인다. 윤곽이 드러나 은박지를 걷어내지 않고서도 초콜릿이 어떤 형태인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렇지만 먹기에는 불편하다. 초콜릿은 먹기 위해 산다. 포장을 뜯고, 은박지를 열면 어떤 수고 없이 초콜릿의 윗부분이 바로 보여야 한다. 그래야 손과 초콜릿을 더 더럽힐 필요 없이 그걸 바로 뜯어서 주위 사람과 나눠 먹을 수 있는 거다. 그렇지만 위의 경우는 은박지를 ..
-
-
카카오다다 텀블벅에서 후원한 카카오다다의 마시는카카오 원액(에콰도르). 재료는 카카오빈과 설탕, 물뿐. 핫케이크 반죽보다는 조금 덜 진득한 질감은 차가운 우유에도 너무도 잘 섞인다. 여름에 초코우유를 마시고 싶으면 우유를 조금 데워서 가루를 온전히 녹인 다음, 찬 우유를 더해야 하는 수고로웠던 시간이 무색해질 지경이다. 카카오빈을 그대로 갈아내서 그런지 음료가 시판 초코우유처럼 깔끔하진 않다. 떫은 감을 먹을 때보다야 덜하지만, 무언가의 가루 같은 것이 입안에 맴도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용량은 250g인데 마셔보니 적다. 오래오래 마시려고 우유의 비율을 높였는데 나중엔 못 견디고 1:1로 마셔버렸다. 역시 진한 게 맛있다.
-
안국153 2018.4.7.│지도 베이커리카페인 안국153은 식빵이 점점이 장식된 쇼케이스가 특징적이다. 문을 보고 가게가 좁을 거라 지레짐작했지만 막상 들어가면 생각보단 좁지 않다. (그렇다고 넓은 건 아니다) 1층에는 빵을 만들고 판매하고 있는데, 빵을 만드는 곳도 따로 격리되어 있지 않고 빵을 진열해놓은 곳도 덮개가 따로 없어 위생이 걱정된다. 가게가 카페를 겸하고 있긴 하지만 음료 라인업이 빈약하며 커피를 못 마시는 입장에서 논커피 드링크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기껏 밖에 나왔는데 레몬티를 5800원을 주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냔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긴 꽃샘추위 속에서 너무 많이 돌아다녔고, 애매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도 이러한 터무니없는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빵은 P사의 양파치즈..
-
계림 2018.4.7.│지도 지난번 서울에 갔을 때 가지 못했던 계림에 갔다. 마늘이 한가득 올라간 닭볶음탕은 겉모습부터 인상적이다. 닭볶음탕을 처음 먹어 보는데 모두가 이렇게 마늘이 많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그렇지만 놀람과 동시에 속에 자극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맵지도 않고 속이 쓰리지도 않았다. 국물은 오히려 맑고 깔끔하게 칼칼했다. 한국인의 매운 정신에 강박적으로 집착한 결과 다국적의 매운 향신료를 쏟아부어 먹으면 기침이 나오는 음식이 허다한데 그렇지 않다. 닭이 익기까지 입맛을 다시며 크게 썬 파는 제쳐두고 떡을 먹는다. 어라, 꽤 쫄깃하다. 계속 손이 간다. 생각보다 떡이 빨리 밑천을 드러냈다. 아쉽다. 닭은 여전히 익고 있다. 조금 기다린 후에 쫄깃탱탱한 닭을 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