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카테고리
작성일
2018. 1. 24. 11:42
작성자
달콤 씁쓸

오하이오

2017.12.30.지도

 주거와는 달리 상업에 있어서 1층은 각별하다. 눈에 띄기 쉬우니 홍보도 하기 쉽고, 입소문을 타서 가게가 유명해지면 길게 줄이 늘어서게 되는데 이 줄로 간접적 홍보 효과를 이룰 수도 있다. 인테리어로 승부를 본다면 통유리를 통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동하게 할 수도 있다. (사람이 없는 휑한 모습 또한 눈에 띄기 쉽다는 게 양날의 검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1층이 아닌 가게를 '잘' 찾아낸다는 건 더욱 어렵다. 1층에 있는 가게도 골목에 숨어버리면 잘 찾기 어려운데, 2층 이상의 가게가, 그럴 것 같지 않은 가게들 사이에 있으면 더욱 어렵다. 하지만 보이지 않기에 더욱 궁금한 것 또한 존재하기 마련이다. 오하이오 또한 그런 궁금증이 들게 하는 카페이다. (나는 이전에 방문해 본 친구를 따라 방문하게 되었다) 

 성인에게도 다소 높은 계단을 올라가면 양옆으로 공간이 펼쳐진다. 나와 일행만의 아늑한 공간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본다. 다양한 현대적 소품과 가구에 어슴푸레한 조명이 분위기를 더한다. 그저 책상이 모여있는 곳, 프로젝터로 영상을 쏘는 곳, 통유리를 접하고 있어 경치가 좋은 곳 등 같은 공간 안에서도 소주제별로 섹션이 나누어진다. 그러나 이미 사람은 빼곡했고 벽면에 붙은 좌석 외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그래도 창가가 근처이니 완전 꽝은 아니라 치자. 창문을 통해 보는 가로수는 도심의 조명을 함뿍 받아 본래의 색을 잃어버리고 푸른 흰색을 입었다. 마치 눈이 온 듯도 하다. 

 음료는 그린티라떼, 그리고 제철을 맞은 딸기도 먹어줘야 하니 딸기 케이크도 시킨다. 

그린티라떼(5500원)

 그린티라떼는 특별할 건 없다.

딸기케이크(6500원)

 딸기 케이크는 모양이 참 특이했다. 예전에 카페 숲에서 먹은 수제 프렌치 티라미수를 떠올리게 한다. 

 언뜻 생크림과 딸기밖에 보이지 않는 딸기 케이크지만 케이크인 이상 시트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시트는 케이크 가장 밑에 1/4 크기로 2조각이 있고, 나머지는 전부 생크림과 딸기를 무작위로 쌓아 최상단에는 로즈마리(?)를 올려 슈가파우더를 쳤다. 모름지기 케이크라면 정련된 화려함이 제맛이라고 생각하지만, 틀을 깬 케이크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케이크가 아직 소수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입 먹어보니 시트의 심심함과 딸기의 종잡을 수 없는 달콤새콤함을 몽실몽실한 흰 생크림이 한데 묶어준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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