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18. 12. 8. 10:33
작성자
달콤 씁쓸

기리

2018.12.16.지도

 이른 저녁 시간에 왔는데 사람이 많았다. 가게가 주택가 사이에 있기 때문인지 중년 대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다. 이날은 비가 온 후 막 추워지려고 하는 때였는데, 그전까지 그렇게 춥지 않아서 그런가 난방도 잘 하지 않는 느낌이다. 가게를 나설 때쯤 되니 발이 살짝 시렸다. 입구 바로 앞, 창가 자리에 앉아서일지도 모른다. 의자는 4인 식탁 한 변에 의자 2개가 여유 공간 없이 빡빡하게 들어가 있어 넣고 빼기 불편했다. 가뜩이나 창가 자리라 한쪽은 막혀있는데, 네 명이 식사하려면 자리에 앉은 후 움직이지 않는 게 최선일 것 같았다.

 샐러드는 입구 근처에 마련된 공간에서 서버분이 내 오신다. 드레싱은 식탁에 세팅된 드레싱 통에서 입맛 따라 곁들이면 된다. 깨와 유자 소스 두 종류가 있었는데, 깨가 고소해서 더 맛있었다. 유자는 새콤한 맛이 강했다. 앞접시가 있어 때문에 일행이 많으면 샐러드를 덜어 먹을 수 있는데, 식탁 중간에 세팅된 드레싱 통이 조금 방해가 된다. 음식을 받을 때도 거슬렸다. 차라리 한쪽 구석으로 밀어버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물통도 혼자 들기에는 조금 커서 쏟을까봐 따르면서도 불안했다. 

사바 카레(10000원)

 사바카레(고등어카레). 처음 밥을 먹었을 땐 찰져서 참 맛있다고 생각했지만, 카레의 질척한 질감에는 무거운 것 같다. 고등어는 비주얼을 위해 바깥쪽을 위로 두어 서빙되었지만 뒤집어보니 안쪽도 잘 굽혔다. 뼈는 당연히 없다. 카레 안에도 고등어인지 생선인지 흩어진 살점들이 보인다. 산초와 같은 그런 향이 살살 감도는데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밥도 그렇고 카레도 많아서 다 먹지 못했다. 

안심 카츠 정식(13000원)

 안심 카츠 정식에는 튀김이 8개밖에 없다. 고기가 두껍기 때문이다. 씹히기는 할까 싶지만, 두께가 무색하게 입에 넣으면 걸리는 거 없이 부드럽게 먹힌다. 느낌으로 치자면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알맞을 거다. 튀김옷은 코팅만 한 정도다. 주문하고 바로 조리에 들어간 것 같긴 한데, 아무리 먹기 전에 사진을 찍긴 했어도 막상 입에 넣으니 따뜻하다는 느낌이 없어 아쉬웠다. 옆에는 와사비와 소금이 있어 입맛에 맞게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물론 그냥 먹는 게 제일 맛있었다. 찬은 카레보다 조금 더 많은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덜 흐물거리는 가지 조림이 맛있었다. 후식도 있었는데 우유 푸딩인지, 안닌도후인지 잘 모르겠다. 뭐든 간에 식감이 보기보다는 조금 더 뻑뻑하고 단단했다. 라즈베리(?) 같은 소스와 곁들이니 상큼해서 식사를 마무리 짓기 딱 좋았다. 

 목표는 안심 카츠 정식이었는데, 만족했다고 적기에는 너무 순식간에 사라져서 뭐라 말을 못 하겠다. 그렇지만 마음이 시키는 대로 적어보자면 역시 저렴한 입맛인 나는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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