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과자점
2019.2.5.│지도
대구역 맞은편, 골목 초입에 있는 베이커리다. 요즘은 간판을 세우지 않고 작은 입간판만 세우거나, 혹은 그조차도 없는 가게가 많은데 여긴 커다란 폰트로 된 상호 덕분에 가게를 찾기 쉽다. 가게는 좁은데 왼편에 일렬로 된 좌석과 작은 테이블이 있다. 음료는 팔지만, 담소를 나누기에는 적절하진 않다. 햇빛이 흐트러진 책이며 수집품들을 비춰주는 가게의 정경은 좋지만 문 바로 앞에 빵들이 덮개 없이 있는 게 사실 마음에 걸린다.
토마토와 브리치즈, 베이컨 끼슈. 끼슈, 혹은 키슈란 프랑스의 대표적인 달걀 요리로 일종의 에그 타르트라 한다. (출처) 파이지만 먹으면 영락없는 디저트인데 다 먹어보니 식사에 가까웠다. 계란과 치즈가 들어가서인지 두부 같은 식감을 낸다.
시오빵. 시오란 일본어로 소금을 뜻하는데, 가염버터로 구워내 짭조름한 게 이름의 유래인 것 같다. 모양은 겉도 속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오리 모양이다. 별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속이 쫄깃한 데다 버터 풍미가 더해진 짭조름함이 자꾸 먹고 싶게 만든다. 쫄깃함은 아무래도 메뉴 설명에 적인 탕종법(풀을 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반죽을 가열하여, 밀가루 속에 있는 글루텐이 모두 상실되고 물을 더 많이 흡수해 떡처럼 쫄깃하고 부드럽다. 출처) 덕분인 것 같다. 짭조름함과 쫄깃함. 괜히 베스트 메뉴가 아니다. 동대구 역사 내 요유베이커리에도 시오빵을 파는데, 버터와 짭조름함이 전혀 안 느껴져서 추천하지 않는다.
바질페스토와 크림치즈 브레첼. 다른 베이커리에서 보지 못한 메뉴다. 바질페스토의 제형을 크림치즈로 묶어두었는데, 바질페스토의 향이 강하다 보니 크림치즈의 부담스러움이 덜하다. 바질페스토는 항상 파스타나 리소토에서만 본 건데 정말 괜찮은 조합이다. 브레첼이 단단하진 않아 조금 아쉽긴 하다. 버터 브레첼은 앵커 버터를 사용하는데, 고메버터를 사용하는 우니카트 쪽이 훨씬 맛있다.
라인업이 많진 않은데 시오빵이나 바질페스토 브레첼 같은, 다른 데서 흔히 볼 수 없는 빵이 있어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가게가 있는 대구역-교동-북성로가 저녁에 돌아다니기에는 치안이 걱정되는 곳이라 자주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