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21. 1. 23. 21:36
작성자
달콤 씁쓸

삼삼해물

2021.1.

바지락 봉골레 파스타(9900원)

 고민만 한참 하다가 어느 날 상품 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운이 좋게도 반값 행사를 하고 있어서 냉큼 샀다. 올리브유와 소금까지 있어, 조리도구만 있다면 밀키트 조리를 위해 굳이 새 식자재를 사거나, 집에 있는 대체품을 쓸 일이 없다. 택배로 온 상자와 아이스팩은 환경을 생각하는 재질이라 믿음이 갔지만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비닐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진다. 

 설명서를 읽어가며 조리를 했다. 바지락은 해캄을 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미 어느 정도 해캄이 되어 있는지 생각보다 나오는 모래는 없었다. 그 뒤에는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부셔서 넣으라'라고 적혀 있었는데 문장이 모호해 두 개 다 부셔서 넣으라는 줄 알고 낑낑댔다. 중간에 착오는 있었지만 담아내니 역시 멋들어진다. 그렇지만 맛은 짰고,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후추가 많아 육수의 맛을 다 가린다. 페퍼론치노 덕분에 칼칼하지만 이런 걸 원하진 않았다. 

낙지젓 들기름 파스타(9900원)

 바지락 봉골레 파스타를 설명서대로 조리했다가 낭패를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다. 면은 시간에 맞춰 삶았는데 찬물에 헹구니 수압 때문인지 면이 휘어버리고 먹어보니 덜 익기도 하여 프라이팬에 살짝 데워 들기름과 들깻가루를 버무렸다. 느끼하다는 후기가 많아 들기름은 두 개 중 하나, 들깻가루는 반 봉지만 넣었는데 들깻가루는 다 넣어도 좋을 듯하다. 구수한 와중 젓갈의 짭조름한 감칠맛이 있어 괜찮다. 

 조리할 때 카펠리니 면과 깻잎은 뭉치기 쉬워 담아낼 때 풀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젓갈은 다 넣으면 짤뿐더러 혼자만 튀기 때문에 조금씩 얹어 먹는 게 낫다. 치즈 가루는 조금씩 버무려 먹었는데 굳이 안 넣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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