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
2021.2.│지도
오랜만에 간 기리는 방송을 타서 그런지 여전히 성황중이었다. 영업을 개시한 지 얼마 안 되어 갔음에도 이미 사람이 몇 있었다. 제일 유명한 음식이라면 아무래도 안심 카츠 정식이겠지만, 이날은 다른 걸 먹었다.
우선 시킨 건 크림고로케. 식탁에 오기 전부터 잘려져 있어 좋다 싶어 입에 넣었는데 안에 든 크림이 엄청나게 뜨거워 혀를 데었다. 아무래도 튀긴 뒤 바로 잘라서 가져온 듯하다. 먹기 좋을 정도로 식힌 뒤 내어주거나, 아니면 바로 내어주되 식은 뒤 먹으라는 한 마디가 있었으면 싶다. 바삭한 껍질 안에 든, 흡사 크림 수프 같은 버섯 야채 크림은 진하면서도 느끼하진 않아 크림을 응용한 메뉴가 더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처음에 혀가 데니 전체적 인상이 썩 좋진 않다.
(어원은 차치하고) 탄탄멘이라는 울림이 참 마음에 든다. 그래서 시켰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고추기름과 깨를 이용해 만든 육수라는 걸 알고 주문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나와 맞지 않는 음식이었다. 땅콩 크림을 푼 듯한 눅진한 육수 사이를 고추기름이 환기해 주지만 고소하지도 않고, 매콤한 것도 아닌 애매한 음식이었다. 결국 반밖에 먹질 못했다. 은근히 나에겐 자극적이었는지 나중엔 탈이 났다.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도 식사 인원에 맞게 덜어 먹을 수 있는 그릇을 준 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