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나폴리
2021.2.│지도
장작이 벽을 가득 채웠다. 옷을 걸 수도 있게 되어있지만, 자리와 멀어 굳이 가진 않았다. 가게 앞에는 요리에 쓰일 허브가 화분에서 쑥쑥 자라고 있었다. 무얼 시킬까 싶어 메뉴를 보니 종류가 많은 데다 영어도 많아 고르는 데 애를 먹었다.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가 통으로 나오는 카프레제 샐러드라니. 받아들고 당황했다. 토마토는 냉장된 걸 갓 내왔는지 시원하다. 바질은 페스토의 형태로 들어갔으며 원형을 보존한 채소의 자리는 루꼴라가 차지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게 요리라지만 토마토와 모차렐라, 바질이 들어갔다 해서 이걸 카프레제의 분류에 넣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행스러운 건 토마토든 치즈든 부드러워 칼로 쉽게 잘린다는 점이다. 토마토는 삶은 뒤 껍질을 벗겨 그런지 신맛이 조금 덜했으며 모차렐라 치즈는 부드럽다.
단호박 퓌레, 젖소의 젖으로 만든 모차렐라 치즈, 직접 만든 소시지, 감자 칩이 들어가 있다. 메뉴의 의도는 단호박 퓌레와 소시지, 감자 칩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단짠(달고 짠 맛)인데 단호박 맛이 약해 짠맛이 두드러진다. 사진을 찍는다고 시간을 좀 허비한 탓인지 감자 칩이 금방 눅눅해져 버린 것도 아쉽다. 빵도 유달리 많이 탔다.
목적은 피자였는데 파스타에 허를 찔렸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날까 싶을 정도다. 지난번에 간 오스테리아 준 키친의 페스카토레와 닮은 맛이다. 마늘의 깊은 맛이 절절히 드러난다. 그 외에도 숨겨진 맛이 분명히 있을 텐데 어떤 육수를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신나게 먹고 있는데 서비스로 반죽을 구운 걸 주셨다. 파스타가 오일 파스타치고는 오일이 흥건한 편인데, 덕분에 신나게 빵을 찍어 먹을 수 있었다. 오일만 먹어도 역시나 맛있다. 다 먹은 뒤엔 파스타 위의 파슬리로 개운하게 마무리한다.
이들은 점심시간에 갈 경우 파스타 1개 + 비정형 피자 + 음료 구성으로 37900원에 먹을 수 있다. 사진엔 개별 가격으로 적어놓았다.
'먹기 > 한끼 채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아나폴리 (0) | 2021.04.18 |
---|---|
본래순대(영업종료) (0) | 2021.04.18 |
노브랜드 버거 (0) | 2021.04.11 |
우리 거서 보까 (0) | 2021.04.04 |
오스테리아 준 키친 (0) | 2021.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