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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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 10. 10. 20:56
작성자
달콤 씁쓸

대구 근대 골목 단팥빵

2021.8.지도

 남성로에 있던 작은 근대 골목 단팥빵 가게는 장사가 썩 잘 되었는지 서성로 쪽에 커다랗게 건물을 세웠다. 4층으로 된 건물은 벽돌로 - 겉만 벽돌로 되어있을 수도 있지만 - 되어 있다. 진입로는 경사로 되어 있어 장애인도 출입하기 편해 보였다. 문도 미는 형식이다. 

 가게는 ㄷ자로 되어 있다. ㄷ을 이루는 위아래의 가로 공간에는 분위기가 다른 공간들이 연출되어 있다. 출입구와 가까운 쪽의 공간은, 좌석은 불편하나 현대적인 느낌이었다. 출입구와 먼 쪽의 공간은, 사진에서 보듯이 고급스러우며 앉기도 편했다. 공간마다 목표하는 연령층이 확연히 구분된 점이 독특했다. 바깥쪽 공간에는 돌로 된 조형물이 있다. 실제 앉으라고 설계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앉아도 좋아 보였고, 그대로도 좋아 보였다. 

 위와 아래를 잇는 세로 공간에는 진열대와 계산대가 있어, '제과점'에서부터 내려오는 그런 빵에서부터 페스츄리까지 다양한 종류의 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덮개가 없어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날파리가 꼬인 곳이 적지 않아 청결하지 못한 인상을 준다.  

단호박 빙수(15000원)

 카페 무아의 단호박 빙수가 사라진 지도 몇 년이 되었다. 헛헛한 마음을 혜성처럼 등장한 근대 골목 단팥빵의 단호박 빙수가 메워주진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그렇지만 겉만 비슷할 뿐이지 맛은 전혀 딴판이었다. 마감을 꿀로 하는 건 똑같지만, 제조하는 분의 숙련도가 떨어지는지 사진에서처럼 꿀이 그릇으로 다 흘러내렸다. 단호박 무스는 샐러드에 쓰이는 것처럼 마요네즈 맛이 살짝 난다. 한편 얼음은 미리 얼려두었는지 딱딱하다. 담백하고 구수했던 추억의 단호박 빙수가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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