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 인 코리아
2021.8.│지도
사그치킨은 시금치가 곁들여진 치킨 커리고, 마타르 머쉬룸은 완두콩과 양송이버섯으로 만든 순한 맛의 야채 커리다. 그렇지만 겉으로 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맛도 그랬다. 마타르 머쉬룸이 '순한 맛'이라 표기된 만큼 조금 더 달콤했을 뿐이다. 그래봤자 둘 다 매워서 혀가 얼얼한 건 마찬가지다.
통밀로 만든 인도 전통 빵. 통밀 파스타는 정말 먹지 못할 정도였는데, 다행히도 로티는 난과 비교했을 때 거칠거나 퍽퍽한 느낌은 없다. 속은 촉촉해 쫄깃하다. 마치 금방 부친, 소 없는 수수부꾸미나 전 같다.
가게를 방문한 건 광복절이었는데, 깜짝 행사로 라두라는 과자가 나왔다. 우리나라도 광복절이지만, 인도 또한 독립기념일이라 이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라두는 병아리콩을 채반에 눌러 곱게 만든 다음, 사프란으로 염색하여 뭉쳐 튀겨낸 음식이라고 한다. 손이 많이 간다고 하는데, 맛볼 수 있어 행운이었다. 콩이라 구수하기도 하지만 설탕이 많아 달았다. 혀를 진정시키기엔 딱이었다. 영화 <굿모닝 맨하탄>에 라두가 나오는데, 내용도 좋으니 꼭 보라고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무리로 라씨를 주문했다. 마셔보니 꾸덕꾸덕해서 무겁게 느껴진다. 거기다 치즈에서 맡을 수 있는 쿰쿰한 향에, 때때로 알코올 향도 나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