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나폴리
2021.8.│지도
주재료는 레드베지소스, 스프링 어니언, 살라미, 대파다. 더운 날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모양새지만, 거칠게 뿌려진 매콤한 기름 때문에 시작이 순탄치 않았다. 자극적이긴 했지만, 막상 먹으니 이상하게도 크게 맵진 않았다. 아무래도 루꼴라를 비롯해 푸짐하게 들어간 채소 덕분일 것이다. 먹은 후에도 개운하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다.
빵집에서 파는 포카치아와는 조금 달랐다. 플랫브레드에 로즈마리와 파슬리를 비롯한 허브가 들어가 있다. 그런데 받아들고 보니 의도치 않게 파스타든 피자든 채소가 가득했다. 곁들여 먹으라고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마늘 소스, 올리브도 함께 제공된다. 그렇지만 모두가 채소다.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잘 보면 피자 위에 치즈로 추정되는 게 뿌려져 있어 비건식은 아니다.
피자 위에 올려진 채소는 다들 향이 강해 취향을 많이 탈 것 같았다. 단맛이니 짠맛이니 하는 완충재도 없으니 말이다. 올리브 오일은 피자를 덮기에는 역량이 부족하고, 마늘 소스는 패스트푸드에서 나오는 마늘 디핑 소스 같은 게 아니라, 정말 마늘을 간 거라 도움을 얻을 수 없다. 마늘 잼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보다 단맛도 덜하기 때문이다. 색색깔의 올리브는 상큼하지만 그뿐이다. 진정 채소를 사랑하는 이만이 이 피자를 즐길 수 있는 거다. 잘 생각해보고, 도전해야 한다. 이날의 도우는 단단하면서도 질깃했다.
감사하게도 다 먹으니 후식을 주신다. 왼쪽 숟가락은 견과류가 들어간 초콜릿 맛이라 마치 페레로로쉐 같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조금 부드러워 몽글몽글하다. 오른쪽은 리코타 치즈와 우유를 섞은, 깔끔한 맛이다. 이름은 모른다.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젤라토라기엔 녹아내리지 않았다. 궁금증만 커진다. 메뉴판에도 없었는데, 언젠가 정식 메뉴가 되었으면 좋겠다.
'먹기 > 한끼 채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또니아의 손 파스타집 (0) | 2021.10.23 |
---|---|
대관령황태탕 (0) | 2021.10.23 |
타지마할 인 코리아 (0) | 2021.10.16 |
더커먼 (0) | 2021.10.16 |
짬뽕가(영업종료) (0) | 2021.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