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푼 더 스트릿 대구동성로점
2016.3.28.│지도
집에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던 와중, 바빠서 한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던 '맛집'이라는 걸 검색해보고 싶어졌다. 과연 시내에 나간 지 오래되다 보니 가보지 못한 여러 가지 음식점들이 주르륵 뜨기 시작했는데, 그중 내 취향에 맞는 음식점들을 몇 골랐다. 스푼더스트릿은 그중 하나다. 요새 샤브샤브가 참 먹고 싶었던지라 마침 일이 일찍 마치는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 가기로 했다. 일단 이곳은 내가 여기 오기 전 타의로 아메리카노와 초콜릿 음료를 하나 먹고 간 상태라, 그 점을 감안하고 읽어줬으면 한다.
일단 주메뉴인 샤브샤브는 재료는 무난하다. 고기도 적진 않다. 하지만 고기를 많이 넣었음에도 육수가 맛있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이미 배가 조금 부른 상태이기 때문일 수 있으니 단정하진 못하겠다. 한편, 테이블에는 가스레인지가 아니라 인덕션(전기 레인지)이 설치되어 있어서, 옆으로 넓적한 원형 냄비에 샤브샤브를 끓여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샤브샤브를 계속 끓이면 자연히 육수도 줄어들게 되는데, 바닥이 평평한지라 같은 양의 육수가 남더라도 둥근 냄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은 양이 더 적어 보이고, 결국 육수를 다시 붓게 되어 육수 맛이 옅어지게 되니.
서브메뉴인 뷔페는 종류는 적지만 샤브샤브가 메인이라는 걸 생각하면 감안해 줄 수 있는 메뉴 구성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음식의 만듦새가 좋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가 못했다. 우선, 파스타는 2종류(토마토, 크림)가 있었는데, 회전이 잘 안 되는지 면이 다 불어있는 상태였다. 파스타를 상당히 좋아하는지라 가져와 놓고서는 실망했다. 그러면서도 음식을 남기면 환경부담금 5000을 물린다고 쓰여 있으니 참...
다음으로 말하고 싶은 건, 사진에 보이는 볶음밥이다. 아마 이름이 갈릭 볶음밥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태까지 먹은 볶음밥 중에 단연 최악이라 말할 수 있을 만큼 별로였다. 버터를 많이 넣은 건지, 한 입 먹으니 버터의 풍미라기보다는 기름 맛이 강해서 더는 먹지 못하고 숟가락을 놓았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초밥도 나온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종류는 대강 새우, 날치 알, 오징어, 그리고 먹지 않은 2종류?(혹은 1종류)를 포함해 그 개수가 상당히 적으니 혹시 초밥을 기대하고 있다면 그 마음은 접는 게 낫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다른 초밥을 추가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타산이 안 맞을 것 같긴 하니 종류가 적은 것에 대해서는 큰 불만은 없다.
한편 제일 좋았던 건 디저트 메뉴였는데, 티라미수와 초코브륄레, 치즈케이크 전부가 상당히 맛있었다. 뷔페에 나오는 조각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카페에 내어도 평균은 할 것 같은 맛이었다. 샤브샤브 음식점인데, 디저트 메뉴가 가장 좋은 게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여하튼, 결론은 여기 갈 바에는 다른 곳에 가길 추천한다. 오랜만에 돈이 아깝다고 생각한 음식점이었다. 여기 가기 전에 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찾은 음식점들에 같이 가 보자고 하면서 여기도 말했는데, 그 말 다 철수했다.
'먹기 > 한끼 채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스트로 혼자(영업종료) (0) | 2016.06.26 |
---|---|
꽁피부대찌개(영업종료) (0) | 2016.04.02 |
매드앤트(영업종료) (0) | 2016.04.02 |
신짜오 (0) | 2016.02.09 |
밥장인 돼지찌개 남일점(영업종료) (0) | 2016.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