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터너티브
2022.2.│지도
아무것도 없는 히가시 코가네이역에 어느 날 생긴 가게. 개업하고 얼마 안 되어 그런지, 영업 개시 3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앞에 15명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가게는 케이크와 과자만 파는 줄 알았는데 빵도 조금이지만 취급한다. 다른 먹을거리는 냉장실에 들어가 있거나 포장해놓거나 하는데 빵은 가림막만 세워놓았다. 위로 내려앉는 먼지는 여전히 뒤집어쓰는 상황인 거다. 그래도 이왕 힘들게 온 거라 궁금한 빵 두 개만 샀다. 사진 밑에 주석을 달긴 했는데, 두 빵이 비슷해서 실제로는 다를 수도 있다.
뵈르 게랑드는 말이 어렵지, 소금빵이다. 넓적하면서 보송보송한 빵은 부드러우면서 질깃하다. 윈드윈의 치아바타를 기초로 한 소금빵 느낌이다. 한편 치아바타는 뵈르 게랑드보다는 조금 작고 단단하다. 맛은 구수하며 뵈르 게랑드와 마찬가지로 질깃한 식감이다. 가장 좋아하는 치아바타가 (옛날) 우니카트의 단단한 독일식 치아바타와 윈드윈의 말랑말랑한 치아바타인데, 얼터너티브의 치아바타는 그 어느 쪽과 가깝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얼터너티브만의 매력도 크지 않다.
시부야의 빵집 '비롱'에서 만든 까눌레가 단단한 겉과 진득하고 촉촉한 속의 대비, 럼(술)에 절인 건포도 향(럼 레이즌)을 잘 살려서 기억에 남았는데, 얼터너티브의 까눌레도 제법 괜찮다. 시부야의 비롱이 건포도의 향이 우세하다면, 얼터너티브는 주류의 향이 우세하다.
이름만 보면 맛있어 보이는데, 캐러멜화가 조금 과하게 된 듯하다. 슈크림이 달아서 중화시켜주는 것도 아니라 쓴맛이 내내 거슬린다.
정육면체 모양 케이크. 겉에는 피스타치오가 있어 씹는 즐거움이 있다. 그렇지만 케이크 안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해 피스타치오 케이크보다는 초콜릿 맛 바클라바 느낌이다.
제품 소개를 충실히 따라 술맛이 진하다. 케이크 시트와 가나슈(초콜릿 크림) 사이에 초콜릿이 있어 씹는 재미를 더한다.
내내 궁금했던 티그레를 먹었다. 구움과자에 단순히 초콜릿을 끼얹은 것이 초콜릿 칩을 넣으니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피낭시에 글루통은 피낭시에를 구웠다지만 촉촉하고 부드러움 이상의 인상은 없다. 도토리처럼 중간이 볼록 튀어나온 케이크 파보는 오렌지 맛이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구움과자에 양귀비 씨앗이 듬뿍 들어가 톡톡 튄다.
구운 휘낭시에도 큰 인상이 없었지만, 보통 휘낭시에도 마찬가지다. 촉촉하고 기름지다.
바삭바삭한 초콜릿 쿠키 사이에 오렌지 맛 마시멜로를 넣었다. 초콜릿 '쿠키'이기 때문에 보이는 것만큼 초콜릿 맛이 강하진 않고, 진득하게 눌어붙는 마시멜로도 오렌지 맛이라 가볍게 마무리된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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