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16. 7. 16. 16:25
작성자
달콤 씁쓸

더자람키친

2016.5.11.지도

(왼쪽에서부터) 피노키오나 베이컨 피자(14900원), 양송이 안심 크림 파스타(12900원)

 몇 년 전 '파스타'라는 드라마가 방송된 적이 있었다. 드라마의 힘인지, 아니면 우연히 시기가 맞물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성로에도 우후죽순 파스타 가게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지금은 옛말이며, 시시각각 가게가 바뀌는 도심지 특성상 현재는 파스타 집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새롭게 개업하는 가게도 많지 않다. 그리고 예전에 그렇게 많았던 파스타 집의 위치를 현재는 일식집이 이어받고 있는데, 일식을 크게 좋아하진 않아서 이젠 동성로에 약속이 잡혀도 그리 즐겁지가 않다. 더자람키친은 점점 파스타 집을 찾기 어려운 동성로 안에서 오랜만에 발견한 파스타 집이다.

 메뉴는 후기에서 많이 보았던 거로 했다. 앞접시와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피자의 크기는 그리 크진 않다. 하지만 직접 만든 도우 안에 재료 - 베이컨, 쥬키니, 감자 등 - 가 실하게 들어 상당히 알차고 포만감도 있다. 대신 잘라 먹기에는 불편하다. 같이 간 일행은 사실 피자를 안 좋아한다고 고백했는데, 이 피자는 맛있다고 한다. 

 양송이 안심 크림 파스타의 본모습이다. 소스가 묽지 않고 적당히 되직하여 좋다. 양송이와 고기 등 재료들도 풍성하게 들어있다. 다만 통후추를 갈아 넣었기 때문에 먹고 나온 뒤 거울로 반드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오랜만에 맛있었던 파스타 집이다. 그렇지만 크기가 가게 주위에 있는 여타 소규모 네일 가게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좁다는 게 큰 단점이다. 가게 안에 2~3인용 테이블(이라고는 하지만 2명이 제일 적당하다)이 3개가량 배치된 형태라 물건을 놓기도 마땅찮으며, 다른 테이블의 이야기도 잘 들리기 때문에 정말 음식만 먹고 가야 한다. 거기다 일하는 사람도 한 명뿐이라 서빙, 주문, 요리를 한 사람이 해내야 하니 음식이 나오는 시간도 꽤 되고 따라서 회전율도 낮은 편이다. 한편 가게 앞에는 대기석이 마련되어 있는데 하수구가 근처에 있는지 대기 중 냄새가 올라와 별로였다. (당시 날씨가 좋지 않아 그랬을 것 같지만) 가격은 비싸긴 하지만 요새 물가가 조금 오른 것 같고 따로 비싸다는 말은 적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