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또니아의 손 파스타집
2016.7.18.│지도
어느 날은 집에 있다 보니 불현듯 파스타가 먹고 싶어져 미친 듯이 검색을 해 댔다. 동성로 일대는 이제 맛있는 파스타 집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에, 외곽지에 있는 파스타 집을 파인 다이닝 여부와 관계없이 검색하여 언젠간 꼭 가보고 싶은 가게 목록에 하나씩 적어나갔다. 여기도 그중 하나였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생면 파스타로 조리하는 점, 그리고 부산으로 원정을 갔음에도 불구하고 가게가 여름 휴가를 떠나버려 결국 먹지 못했던 오리지널 까르보나라를 포함해 보통 파스타 집에서 잘 볼 수 없는 메뉴가 많이 있어서 방문 1순위로 점찍어두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 일행의 생일이 근처에 다가왔기에, 생일 전야제를 핑계 삼아 와 봤다.
가게 안에는 6인 테이블, 4인 테이블, 그리고 벽면으로 붙은 장식용을 겸하고 있는 2인? 테이블이 한 개씩 배치되어 있었다. 좌석 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동네인 것을 고려하면 적절하지 않나 싶다.
수저는 조금 무겁지만 그만큼 안정감도 있다. 언뜻 보면 유기 수저 같은 느낌.
음식을 주문하면 나오는 식전 빵. 포카치아인 듯했다. 인당 2조각씩.
맨 처음 나온 건 이 가게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크레페 라자냐. 크기는 피자헛 M사이즈의 3/4 정도(?)이며, 쉐프님께서 사람 수대로 등분하여 직접 나누어 주신다. 라자냐는 보통 사각형 형태에 미트 소스나 크림소스가 들어가는 거로 알고 있지만, 여기의 라자냐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원형이며 소스도 로제소스이다. 로제소스가 토마토와 크림소스를 섞은 거라 부드러우면서도 느끼하지 않다. 면 또한 부드러워 입에 쏙쏙 들어간다.
살시챠 생햄을 곁들인 크림 파스타. 메뉴판을 보니 살시챠는 부드러운 생햄이라고 하며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해온 것이라고 한다. 그 말에 고민하지도 않고 이 메뉴를 선택했다. 햄은 동글동글한 게 덩어리진 모양이며, 씹으면 약간 쫄깃하며 짭조름하다. 소스는 조금 뻑뻑한 편이라 좋았다. 면은 페투치네보다 약간 폭이 넓으며, 우리나라의 칼국수 면과 닮았다.
사실 원래 메뉴는 살시챠 생햄과 브로콜리를 곁들인 오일 파스타였는데, 까르보나라에서 오리지널과 크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이 메뉴에도 가능한 거로 착각하여 메뉴에도 없는 걸 부탁해버렸다. 첫 방문이었는데 괜히 죄송하게 되었다.
제일 기대했던 오리지널 까르보나라. 예전에 집에서 대충 노른자와 소금만 가지고 오리지널 까르보나라 같은 걸 만든 적은 있었는데, 그때와는 재료도 다르고 무엇보다 조리 방법이 너무나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맛도 당연히 달랐다. 여러 부재료 - 통후추, 구운 마늘, 베이컨, 올리브 - 가 들어가 상대적으로 계란 노른자의 고소함은 덜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간이 조금 짠데, 베이컨과 올리브의 탓으로 보인다.
살시챠 햄이 들어간 파스타와 까르보나라는 앞접시에 덜어 먹을 수 있게 집게가 나온다. 부재료는 둘 다 알차게 들어있으며, 소스 또한 적당히 뻑뻑하다. 그렇지만 크레페 라자냐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간이 짠 편이라 아쉬웠다.
다 먹고 나면 생초콜릿같은 걸 사람 수만큼 주신다. 한입에 들어가는 크기라 순식간에 없어진다. 음료는 둥굴레차와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메뉴의 다양성, 그리고 매달마다 조금씩 바뀌는 메뉴, 소소하지만 식전 빵과 후식까지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마음에 드는 곳이다. 가게는 작긴 하지만 쉐프님의 친절로 좁다기보다는 오히려 아담하게 느껴진다. 음식을 가져다주실 때마다 설명을 해 주시는 점도 좋다.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가고 싶은 곳이다.
방문 전에 열심히 검색하다 보니 쉐프님의 블로그도 나왔다. 매달 조금씩 메뉴가 바뀌니, 정확한 메뉴는 여기에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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