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16. 11. 3. 22:25
작성자
달콤 씁쓸

안또니아의 손 파스타집

2016.11.3.지도

굴 파스타(크림 소스)(9500원)

 11월에 새로 나오는 메뉴인 굴 파스타가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가 봤다. 예전에 다른 음식점에서 굴 파스타를 못 먹은 게 은연중에 한이 맺혔나 보다.

 사실 굴을 좋아하진 않지만 어떤 요리인지 궁금해서 시켜봤다. 굴은 따로 볶아내어 익히지 않고 씻어내어 소스와 함께 조리하신 것 같다. 덕분의 굴의 향은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굴 자체의 신선하면서도 비린 맛은 워낙에 강한지라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 씻기만 하여 소스에 버무린 것 같은 느낌조차 드는 강렬한 맛이라 생굴의 그 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안 맞을 것 같다. 여전히 건재한 굴의 비린 맛을 느끼면서, 과연 굴의 맛을 살리면서도 맛과 향이 튀지 않는 요리란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만뒀다. 재료의 특성을 죽이면 재료를 쓰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니 말이다. 굴과 마찬가지로 향이 굉장히 강한 표고버섯 같은 경우도 향을 죽이기보다는 살려 요리를 하니 말이다. 아무래도 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에 모든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굴 파스타에는 굴 외에도 양파와 마늘이 들어가 있는데, 양파는 사각사각할 정도로 볶아내어 푹 볶은 양파의 단맛보다는 아삭함을 느낄 수 있으며, 마늘은 편으로 들어가 있다. 양파와 마늘도 그렇지만 굴도 살짝만 익힌 거라 전체적으로 재료를 살짝만 볶아낸 파스타란 생각이 든다. 재료 자체를 간소화시켜 굴의 맛을 음미하기에는 좋을 듯. 맛을 덮으려면 토마토나 로제, 크림으로, 느끼한 걸 싫어한다면 오일이 나을 듯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홍차크림을 베이스로 한 가지 깔조네 피자(10000원)

 홍차 크림을 베이스로 한 가지 깔조네는 도우가 생각보다 두꺼운 편이라 바삭하진 않다. 도우의 두께는 취향 차이이긴 하지만, 깔조네 가장자리에 접힌 부분에 밀가루가 조금 많은 게 아쉬웠다. 

 깔조네 속을 보면 가지는 세로로 길게 슬라이스하여 넣은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가지가 부드럽다고는 하나 길게 슬라이스 되어서 깔쪼네를 자를 때 가지가 다 썰리지 않고 쭉 딸려오는 게 다소 불편했다. 

 가지 슬라이스를 기준으로 바닥에는 치즈가 얇게, 사이로 돼지고기가 있고, 위에는 홍차 크림이 필링되어있다. 홍차 크림이라지만 크림이라기보다는 리코타 치즈 제형 같은 느낌이다. 치즈는 들어가긴 했지만 아주 얇게 깔려있어서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편이며, 이건 돼지고기도 마찬가지이다. 전체적으로 치즈와 돼지고기의 맛보다는 가지와 홍차 크림의 맛이 부각된다. 치즈는 부드러움을 위해 맛이 튀지 않긴 하지만 넣는다 하더라도, 돼지고기는 딱히 없어도 깔쪼네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건강한 맛이 나는 음식.

 깔쪼네에는 시금치가 곁들여지는데, 시금치에는 생머스타드에 발사믹과 비슷한 상큼한 소스가 약간 끼얹어져 있다. 시금치가 향이 부담스럽지 않고 맛 또한 고소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루꼴라면 정말 끔찍했을 것 같다. 

 후식이 홍차 쿠키로 바뀌었다. 쿠키라고는 하지만, 쿠키 하면 떠오르는 바삭함보다는 쫄깃함을 느낄 수 있다. 빵을 안 구워봐서 잘 모르겠는데, 찾아보니 강력분이 아닌 박력분을 이용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홍차 맛은 강하지 않고 적당해서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은 없을 듯하다.

 이번에는 전부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선택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재료는 아니지만 호기심으로 선택해 본 메뉴라서 감흥은 전달보다 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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