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송갈비찜
2016.10.29.│지도
스타벅스 옆으로 나 있는 약전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왼편에 보이는 곳이다. 더 쉽게 말하면 청춘스테끼에서 조금 더 간 곳에 있는 음식점이다. 청춘스테끼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근처 음식점 탐방을 했는데, 1인분에 8천원이라는 가격이 눈에 띄는 곳이었다. 가게 또한 이 점을 셀링포인트로 하여 대대적으로 가게 밖에 걸어두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토요일 낮 1시쯤에 방문했을 때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좀 되었다. 날씨가 추웠던지라 기다리는 시간은 한없이 길게 느껴졌는데, 그것도 내가 제일 앞에 서면서 눈앞에 서광이 비쳐오는 듯했다. 하지만 직원이 나와서는 일행이 4명인 팀을 먼저 들여보낸다. 2인석이 곧 빈다는 말로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내심 불만이었다.
하지만 직원 말대로 2인석도 곧 비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로 들어가게 되었다. 가게 내부는 좁았다. 2인 테이블이 7개가 있었던 거로 기억한다. 그런데 워낙 사람이 몰리니 계산대 앞에도 간이 테이블을 내려 사람들을 식사하게 하고 있었다. 속으로 뜨악했다. 저렇게까지 해서 회전율을 높이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리에 앉으니 물티슈와 물김치, 계란죽이 세팅된다. 계란죽은 사실 말이 계란죽이지 퍼진 떡국에 떡을 건져내어 후추와 소금, 조미료(?)를 약간 넣어 계란을 풀고 실파를 조금 넣은 미음 같은 거다. 앞접시는 따로 없으며, 계란죽은 다 먹은 그릇으로 사용하면 된다. 수저는 따로 세팅되지 않고, 셀프 바에서 가져와야 한다. 가위와 집게, 밥, 깻잎, 마늘, 쌈장, 쌈무, (비빔용) 김도 마찬가지이다. 직원은 샐러드바라고 했지만 사실상 인력을 갈비찜에 돌리게 하기 위한 셀프서비스였다. 하지만 샐러드바라는 말 하나로 셀프서비스의 귀찮음은 어느새 지워진다. 가게 앞에서 광고했듯이 탄산음료가 무료로 제공되지만 안 마셨다.
시간이 걸리는 음식인 데다가,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주문은 줄을 설 때 미리 받는다. 그래서 그렇게 많이 기다리지 않고 갈비찜을 볼 수 있었다. 뚝배기 하나 크기이지만 고기는 꽤 많이 들어있다. 원산지는 안 봤지만 양으로 보아 당연 수입산일 것이다. 먹어보니 그리 질기지는 않아 좋다. 양념은 매운맛과 달콤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데, 달콤함은 양념치킨의 강렬한 달콤함보다는 은은한 달콤함에 가깝다. 블로그를 찾아봤는데 캐러멜을 넣은 것 같다고 한다. 캐러멜(?)을 넣으면 이런 맛이 나는구나. 매운맛은 내가 매운 걸 못 먹기 때문에(신라면도 맵다) 1단계도 매웠다. 그 외에는 마늘이 조금은 눈에 보일 정도로 잘려져 들어가 있다. 고백하자면 부러 가게에 찾아가서 갈비찜을 먹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뭐든 많이 먹어본 사람이 맛을 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라 더 자세하게는 적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내가 적고 싶은 건 음식 외적인 것이다. 갈비찜이라는 음식은 갈비를 뜯고 먹어야 한다.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갈비를 뜯는 과정에서 양념이 다른 사람에게 튈 수도 있고, 먹는 과정에서 동작이 커지기 때문에 2인 테이블이라고 해도 그 테이블의 크기는 카페의 2인 테이블만큼 좁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 가게의 테이블은 굉장히 좁았다. 설빙에서 사용하는 테이블인데, 도대체 그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어떻게 갈비를 뜯으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더군다나 좌석 간격도 좁은 편이라 굉장히 먹기 불편했다.
그렇게 불편하게 갈비찜을 먹고 있는데, 남성분이 일어서시더니 화장실에 가신다. 그런데 그 화장실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테이블이 있다. 요즘 화장실은 예전만큼 냄새나고 더럽지는 않다고는 하지만 저렇게까지 테이블을 채워야 했을까 싶다. 또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아무리 혼잡시간대에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계산대 앞에 간이 테이블을 내려 손님을 식사하게 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맛은 괜찮았지만, 저렴한 가격을 공격적으로 내세워 모인 사람들을 최대한 받아들이고자 가게 내적 테이블 배치를 테이블 사이의 간격을 좁혀가면서까지 꽉 채운 점, 셀프서비스를 통한 품의 절약, 혼잡시간대에 간이테이블까지 내려가면서 식사하게 하는 점 등 과도한 절약이 눈에 밟힌다. 똑같이 사람이 많이 찾아오지만, 굳이 빈 좌석에 사람을 꽉 채우지 않고 일행과 앉게 해 주는 진흥반점과 자연스레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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