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18. 4. 15. 11:59
작성자
달콤 씁쓸

하르동

2018.4.12.지도

 하르동은 요즘은 정말 귀한 아파트 '지하' 상가 구석에 있는 가게다. 상호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듯 보이지만 '하루마다 동나는 돈가스'의 약자이다. 당연히 돈가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메뉴도 돈가스, 치즈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세 개뿐이다. 가격은 8천 원부터 시작한다. 

 가게는 주인 혼자 꾸려나가는 듯했으며, 선주문 후결제에 셀프서비스로 이루어진다. 밑반찬으로 할라피뇨와 김치를 마련해두었으며, 탄산음료 코너도 있다. 내부는 넓지만 한산한 편이다. 근처에 학원이 있어서 그런지 손님은 학생이 대다수였다. 낯선 첫 방문에 머뭇머뭇하며 주문을 마치니, 바로 음식을 튀겨 준비해 주신다. 음식은 트레이에 담아서 주는데, 테이블에 트레이 두 개를 놓으려니 자리가 부족해서 많이 아쉬웠다. 

돈가스(8000원)

 음식은 메인 플레이트-샐러드, 밥, 돈가스-에 미니우동이 나오는데, 미니우동은 면이 불어 툭 끊겼고 국물도 밍밍하다. 미니우동을 넣음으로써 구색을 더욱 갖추게 되었지만, 애초에 돈가스만으로도 배가 불러서 크게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먹은 것 중에 제일 맛있었던 돈가스 앞에서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금방 튀겨내서 바삭한 건 물론이며, 고기 두께도 꽤 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직접 만드신 것 같은 소스가 일품이었다. 먹으면 일단 과일 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지만, 돈가스 소스의 정체성은 확실히 지키고 있다. 시판 돈가스 소스에서는 톡 쏘는 새콤함이 느껴지는데 이 소스에서는 마치 미소 된장을 넣은 것 같은 구수함이 있다. 사장님은 돈가스를 중간의 요거트 소스에 찍어 먹으라고 하셨는데, 요거트 소스는 돈가스를 먹는 데 방해가 될 뿐이었다. 애초에 새콤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치즈돈가스(9000원)

 치즈 돈가스는 돈가스-치즈-돈가스로 샌딩하는 일반 돈가스와는 달리 마치 만두처럼 고기 안에 치즈를 듬뿍 집어넣은 형태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치즈의 양은 고기보다 많으며, 고기와 치즈 사이에 깻잎이 행복한 느끼함을 막아준다. 조각은 4개뿐이지만, 먹다 보면 쉽게 배가 부르다. 소스는 돈가스와 달리 시판 돈가스 소스에 가까운 맛으로 조금 새콤하다. 치즈의 양을 생각하면 앞의 돈가스 소스보다는 이쪽이 훨씬 조화 면에서 낫긴 하다. 

 돈가스 소스가 정말 인상적인 가게였다. 앞으로도 자주 가고 싶다. 하지만 과일 맛이 나는 소스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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