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19. 8. 7. 22:42
작성자
달콤 씁쓸

송도, 흰여울문화마을

2019.6.


송도해상케이블카  HP  지도  : 왕복 14000

 바다 위를 건너는 케이블카라 혹해서 갔지만 정말 케이블카밖에 즐길 거리가 없다. 보통 해수욕장 쪽(송도 베이 스테이션)에서 케이블카를 탈 텐데, 도착지인 임남공원에 자그맣게 조성된 송도 스카이파크는 통일감 없이 조잡한 느낌을 주는 조형물이 가득하다. 특히 움직이는 공룡은 맥락도 없다. 요금은 일반 캐빈 기준으로 왕복 15000, 편도 12000 - 전날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1000원 할인된다 - 라 걸어서 송도 해수욕장으로 갈 게 아니라면 왕복 티켓을 사는 게 이득이다. 하지만 굳이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여기 찾아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찾아가더라도 사실 바닷가 근처가 더 볼 것이 많다. 의외로 중년층이 많았다. 

 아침에 일찍 타서 일행끼리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혼잡한 시간대면 이럴 수도 없었을 거다. 

 임남공원은 꼭 태종대와 같은 느낌의 장소다. 하늘빛의 바다 근처에는 겁도 없이 낚시꾼이 있다. 저래 놓고 물에 빠지면 온갖 사람 탓을 다 하겠지. 그렇게 낚시꾼을 계속 보고 있으려니 바닷물이 소용돌이로 빙빙 돌고 있다. 

 6월의 햇빛은 벌써부터 따갑다. 돌아가기 위해 송도 스카이파크로 왔다. 큼직해서 눈길을 끄는 작품인 <소원의 용>은 자신의 소원으로 작품을 더 풍성하게 해나갈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작은 케이블카 박물관도 있다. 케이블카 시공업체인 오스트리아의 도펠마이어社의 이야기가 많다. 

 <모멘트 캡슐>

 <메시지 보틀>. <모멘트 캡슐>과 함께 건물 옥상에 있다. 기억을 보관하는 곳이 너무도 많다.

 방파제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알록달록한 테트라포드.

 케이블카에 내리고 나서는 근처 산책로를 돌아다니며 바다를 구경했다. 바위에는 이름 모를 조개와 따개비가 한가득하다. 화산 모양의 따개비 위에 손으로 그늘을 만드니 속살이 움직이는 게 보인다. 

 

사천해물탕  지도  : 해물찜 30000

 해물탕을 상호로 걸어놓고 있는 가게이지만 해물찜을 시키게 되었다. 빠르게 나온 밑반찬은 손이 가는 게 없다. 계란찜도 집에서 한 걸 대충 잘라 올려놓은 것 같다. 

 해물은 크기가 커서 아르바이트생이 잘라주는데 영 서툴러서 어떡하지 하는 찰나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잘라주셨다. 해물이 싱싱해서 먹을 맛이 났다. 

 

흰여울문화마을  HP  지도

 텔레비전에서 나오길래 가게 된 곳이다. 이름이 거창한 해안 터널은 동굴을 가장한 인공 터널이고, 마을은 까마득히 높은 곳에 있어 이 둘을 보려면 필연적으로 등산을 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높다. 마을은 전체적으로 감천문화마을과 비슷한 인상인데 그보다는 길이 더 좁아 원주민에 대한 관광공해가 걱정될 정도였다. 인생샷, 감성샷이라며 사진은 많이 찍던데 경치가 탁월한 건 아니라 다시 갈 생각은 없다. 얼마나 실망했으면 그 흔한 사진 하나도 없다. 

투썸플레이스 부산남포점  지도  : 브라운슈가 밀크티 빙수 12500

 실망스러운 송도와 흰여울문화마을의 여행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남포동에 왔다. 더위를 잔뜩 먹은 상태에서 버스에 내리니 바로 앞에 투썸플레이스가 보여 무작정 들어갔다. 주문한 건 일부 지점에서만 판매한다는 브라운슈가 밀크티 빙수. 사실 투썸플레이스 빙수는 좋아하지 않는데 흑설탕 음료를 아직도 먹어보지 않아 시험 삼아 시켰다. 사각사각한 홍차 얼음이 달지 않아 좋은데, 아이스크림은 굉장히 뜬금없는 데다 콘이 너무 딱딱해서 먹기가 힘들었다. 

 

이재모피자  지도  : 이재모 치즈 크러스트 피자(P) 27000, 음료 3000

 빙수를 먹고 깡통시장과 국제시장을 번갈아 돌아다니다가 남포동 뒤편으로 갔다. 왜 피자였을까? 지금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의아하지만, 그냥 유명해서 갔던 것 같다. 가게는 과거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의 피자 레스토랑이 유행하던 시절의 인테리어 - 나쁘게 말하면 한물간 인테리어 - 로 단장하고 있었는데 점심에 갔던 사천해물탕만큼 넓었다. 그런데도 손님은 가게를 꽉 채우고 대기까지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은 적은 수가 아니었지만 대기 관리용의 키오스크가 있어 내 순서가 어디인지 쉽게 알 수 있어 좋다. 

 피자는 미국식 피자로 임실 치즈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다른 곳에서 시켜 먹던 피자와는 달리 치즈가 조금 흐느적거리면서도 쫄깃한 게 마음에 들었다. 다음날 다시 데워먹었는데도 여전히 맛있었다. 물을 따로 주지 않아 이상했는데, 음료를 시켜 셀프바에서 리필해 마셔야 하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