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트로락
2020.6.│지도
휴일 점심에 예약하고 방문했다. 코로나 19 예방 차원에서 문을 열어두셨다.
아뮤즈가 하나 바뀌었다. 환경파괴의 주범인 아보카도를 여기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식감은 버터에 맛은 크게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요모조모 조리해서 그런지 새콤한 맛이 있다. 소문으로만 듣던 과카몰리인가 싶다. 나머지 아뮤즈는 전에도 먹었던 패션 후르츠 에그였다.
샐러드도 바뀌었다. 아뮤즈에서도 나왔던 새우가 여기서도 등장한다. 그 외에도 귤, 치즈, 체리, 새싹채소에 요거트 소스를 끼얹었다. 새우는 거의 데치기만 해서 맛은 다른 재료들이 주도했다. 여름이라 그런지 상큼한 맛이 어울린다.
지난번에 다 먹고도 배가 고팠던 기억이 있어 뇨끼를 시켰다. 스테인리스 냄비에 담긴 트러플 뇨끼는 딱 곁들임에 적절한 양이다. 동그랗게 빚은 모양만 봐왔기에 애벌레를 연상시키는 모양새는 낯설기만 하지만 진득한 소스를 품기에는 제격이다. 쫄깃한 식감에 구운 감자의 맛이 선명한 뇨끼는 한 입 거리라 하나하나 사라지는 게 빠르니 아쉽기만 하다.
자작했던 소스에는 양송이버섯과 느타리버섯 외에 생 트러플이 들어가 있다. 트러플은 가공한 형태로는 많이 접해봤지만 생트러플은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특유의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맛과 향은 가공한 것보다는 옅었다.
애벌레 모양의 뇨끼가 시선을 끌지만, 자줏빛 잎맥이 선명한 야채도 눈에 띈다. 사장님께서 설명해주신 걸 메모장에 잘 적었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들었는지 검색해보니 전혀 달랐다. 이미지 검색도 실패했다. 샐러드 야채라 검색하니 너무 방대하고 흔히 아는 것부터 나오니 범위를 좁히기 어렵다. 도대체 어디서 이 야채의 이름을 알아야 하나. 진실은 미궁 속으로 사라졌다.
수비드로 조리한 뒤 참숯으로 구워 맛을 내었다는 토시살 스테이크. 그렇지만 참숯의 향은 느껴지지 않았다. 곁들임으로는 지난번에도 등장했던 겨자씨 피클과 그린빈즈가 있다. 스테이크 주위에는 감자 퓨레와 소스가 있고, 생각지도 않았던 생트러플도 들어가 있다. 지난번 삼겹살에 사과 퓨레를 곁들인 것도 그렇고, 강한 인상보다는 부드럽게 포용하는 맛을 추구하는 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