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윈
2020.10.│지도
반년 사이 예약 없이는 아무것도 못 사는 가게가 되어버린 윈드윈. 그사이 나온 신제품인 에그 단호박 파이는 가벼운 스프레드 정도의 점도를 가지는 단호박 무스가 아래에 깔린 단이 높은 파이다. 단호박의 담백함과 구수함은 갖고 가면서도 제형이 가벼워 먹기 좋다. 커스터드 크림의 맛도 살짝 느껴진다.
오랜만에 먹어 그런지 바게트가 굵어지고 구수해진 것 같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있어서는 신제품이었던 현미 고구마빵. 겉을 보고서는 찰보리빵 같은 느낌이겠거니 싶었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속은 시장에서 가끔 보이는 옥수수빵처럼 수분도 있으면서 탄력이 있다. 부재료는 통으로 들어가 있어서 푸짐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다.
통 아몬드 사워도우는 특유의 신맛과 퍽퍽함이 덜했기에 기대를 하고 사 봤지만, 역시나 사워도우는 사워도우다. 부재료가 없으면 단독으로 먹기가 힘들다.
그 외에 치아바타 샌드위치도 샀는데, 이 또한 오랜만인지 콘 소스가 유독 많은 듯했다. 기억으로는 아주 맛있었던 것 같은데, 샌드위치에 큰 변화를 줄 만한 거리가 없다 보니 조금 밋밋한 느낌이 있다.
그렇지만 윈드윈에서 인기 있는 건 뭐니 뭐니 해도 리코타 샌드위치인데, 어느 날은 그걸 모 업체가 베껴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해당 업체에서는 리코타 샌드위치를 이런 방식으로 만드는 건 윈드윈만이 아니며, 요리법은 독점이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여기에 덧붙여 근거 없는 비방을 계속할 시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말도 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엔 서로 간에 말이 오갔는지 두 업장 모두 해당 내용이 담긴 글을 삭제해버렸다. 하지만 윈드윈에 애정이 있어 그런가, 샌드위치에 사용하는 빵, 재료와 쌓은 순서, 포장까지 이렇게 같을 수가 없는데, 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이런 방식으로 샌드위치를 만드는 곳도 적어도 대구에서는 보지 못했다. 법적 대응이란 단어와 맞설 힘을 즉각적으로 가지기란 너무나 힘들다. 모니터 너머로 보는 나도 안타까웠는데 사장님은 오죽할까 싶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윈드윈을 아껴주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