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20. 12. 6. 21:59
작성자
달콤 씁쓸

한옥집김치찜, 코벤트가든 (1)

2020.11.


#1 울산역

 일이 있어서 울산에 갔다. 고속열차를 타고 갔는데, 입지 조건이 신경주역과 비슷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울산 시내로 가는 노선은 많았지만, 외딴곳에 위치한 탓인지 배차 간격이 기본 15분부터 시작한다. 리무진 버스는 울산 시내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가 있음에도 국도로 다녀 일반 버스와 소요 시간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일반 버스를 탔더니 정류장 수는 엄청나게 많고, 노선도 구불구불해서 돌아올 땐 리무진 버스를 타야겠다 마음먹었다. 애초부터 무궁화호를 타고 태화강역에 내리거나, 고속버스를 타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고생 끝에 탄 버스는 고요했다. 대구서는 대중교통을 타면서 이야기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울산은 그렇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전화를 받더니 내려서 전화하겠다고 대답하는 모습은 놀라웠다. 그분만 유독 대중교통에서 하는 대화를 신경 쓰나 싶었는데 울산을 돌아다녀 보니 그게 울산 시민의 전반적인 성향 같았다. 

 

#2 한옥집 김치찜  지도

김치찜(9000원), 김치찌개(8000원)

 버스 시간이 애매하니 저녁 시간도 애매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동네에서도 먹어 본 한옥집 김치찜에 갔다. 평소에는 잘 가지 않는 체인점이지만 낯선 곳에 갈 땐 익숙함이 담보되니 좋다. 고기는 연육제를 듬뿍 먹었는지 부드럽게 씹힌다. 국물을 위해서 김치찌개도 시키긴 했는데 고기가 적고 질겨서 구색만 갖춘 격이다. 

 신기하게도 횡단보도 앞 점자블록에도 신호등이 깔려 있다. 점자블록이라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을 해치지 않으면서 휴대폰을 하는 사람도 알아채기 쉬워 좋아 보였다. 

 

#3 코벤트가든  HP  지도

 숙박은 10월에 개장한 에쉬튼 호텔에서 했는데, 편의시설에 카페가 있어 객실에 들어가기 전 들렀다. 천장은 높아 탁 트이고, 식탁은 대리석 재질에 전체적 색조도 희어 깔끔하다. 그러면서도 의자는 푹신하여 편하다. 음료의 가격대는 4000~6000원 선으로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다. 여기에 대구에서도 흔치 않은 애프터눈 티 세트도 판매한다. 계산대 뒤로 찻잔이 가득하다. 

에그타르트(2개 1500원)

 에그타르트는 (손가락을 뺀) 손바닥 정도의 크기로, 2개에 1500원이다. 일행은 3명이었지만 2개씩 묶어 파는 데다 늦은 시각이라 2개만 시켰다. 그런데 마감 시간이 가까워서인지 서비스로 3개를 주셨다. 부담 없는 크기가 가장 마음에 들고, 크루아상이 생각나는 진한 풍미의 파이지도 좋다. 

망고 라떼(5500원)

 딸기 라떼는 많이 보았는데 망고 라떼는 생소해 시켜 보았다. 망고는 항상 얼어 있는 걸 대강 샐러드에 버무린 모양만 보았는데 그게 아니니 새롭다. 모양도 맛도 다 좋았는데 얼음이 너무 커서 잘 저을 수가 없다는 게 아쉽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