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키돈가스
2021.5.│지도
한국의 경양식 돈가스, 일본의 돈카츠, 오스트리아의 슈니첼(커틀릿의 일종)을 한 곳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인 가게다. 위치는 곽병원 옆 한적한 골목이며, 도로에서 주차장을 떼어준 만큼 안으로 들어가 있어서 눈에 잘 띄진 않는다. 그렇지만 차가 내뿜는 매연에서도 한 발짝 떨어질 수 있는 점은 좋다.
내부는 겉보기와는 달리 2인 좌석 4개, 4인 좌석 2개가 있어 제법 넓다. 분위기는 깔끔하다. 단정한 회색 벽에 열대 식물(로 보이는 식물)이 곳곳에 있어 시원스럽다. 주방과 식탁의 경계에 걸린 조리도구와 앞치마는 조금 허전한 듯한 가게를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
탁자에는 냅킨, 물티슈, 물, 물컵, 소스 및 조미료가 있다. 냅킨 위에 있는 누름돌은 병뚜껑 두 개를 마주 붙인 거였다. 조금 있으니 사장님께서 개인별로 깍두기와 블루베리 잼을 내어주신 뒤, 수저를 놓아 주신다.
쫄면과 돈가스를 8000원에 먹을 수 있다니. 거기다 돈가스도 양이 꽤 된다. 기리의 그것만큼 고기가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구성을 생각하면 좋다. 소스에는 월계수가 들어갔는데 간장과 비슷한 맛이다.
쫄면은 물 같은 게 흥건해 보여서 묽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비벼 먹으니 괜찮았다. 면은 윤기가 있으면서도 촉촉하다. 가위를 따로 주시기 때문에 늘어나는 면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슈니첼. 차림표에는 '망치로 두들겨 연하게 만든 돼지고기에 밀가루, 달걀, 빵가루를 묻혀 튀긴 커틀릿의 일종으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요리'라고 적혀 있다. 망치로 두들겨 늘어난 걸 고려했는지, 고기는 큰 편이다. 질기지도 않다. 그렇다고 두께가 종잇장만큼 얇지는 않다. 원한다면 밥도 제공해 주신다고 하셨지만, 감자와 샐러드도 충분해 이 한 접시만으로도 충분했다. 치커리 샐러드에 있는 드레싱은 마요네즈가 적거나 없는, 상큼한 종류가 더 어울릴 것 같다.
비너 슈니첼은 레몬을 뿌리고, 블루베리 잼을 찍어 먹는다고 한다. 잼에 찍어 먹는다는 방식은 낯설었지만, 막상 먹어보니 괜찮은 조합이었다. 찍어 먹으라고 나오는 블루베리 잼은 투명도와 점도가 휴대용 오뚜기 딸기잼과 비슷하다. 희한하게 맛도 딸기잼과 비슷하다.
화이트 와인으로 졸인 버섯 크림 소스가 있는 슈니첼이다. 크림 소스이지만서도 느끼하진 않다. 양송이와 새송이, 로즈마리 등이 들어가 맛이 평면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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