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작성일
2022. 4. 24. 21:11
작성자
달콤 씁쓸

빙수 가게 피스

2022.1.지도

 이노카시라 공원 쪽에 있는 빙수 가게. 골목에 있는 건물로 들어간 뒤 한 번 더 꺾어야 해서 조금 헷갈린다. 이날은 없었는데, 보통은 문 옆에 대기 명단표가 있어 원하는 시간대에 이름을 적어야 한다. 문 앞에 메뉴가 있어 기다리는 동안 뭘 시킬지 정해놓기 좋다. 

 건물 입구 쪽을 보면 인연을 맺어준다는 지장보살... 같은 존재가 있다. 절 표시가 있긴 하지만 이쯤 되면 신사와 구별도 안 된다. 

 다행히 많이 기다리지 않고 가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안은 따뜻했고, 차도 나온다.

 탁자는 문을 기준으로 앞으로 뻗어있다. 좌석은 다섯을 겨우 넘는 수였던 거로 기억하며 매우 좁다. 의자에 앉으면 앞에는 가게 직원분이 기르시는 듯한 개 사진도 있고, 작은 빙수 모형도 있어 주문 후 기다림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모형을 보는 데에 지쳤다면 탁자 너머에 있는 주방을 봐도 좋을 듯하다. 

참깨와 호박 빙수(1200엔)

 사진을 찍는다고 용쓰고 있으니 녹는다며 얼른 먹으라는 조언을 들었다. 과연 사진에서도 이미 빙수가 녹아가는 게 보인다. 한동안 우유 빙수만 먹은 탓인지 그냥 빙수는 얼음이 거칠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그쳤다. 고작해야 얼음에 시럽을 뿌리는 것이지만, 막무가내로 달기만 한 건 아니라 좋았다. 가격도 괜찮고, 두 가지 맛을 볼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