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대구 밖에서 냠냠: 부산, 경남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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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아 2021.10.│지도 부산역 맞은편, 차이나타운 이면도로에 있는 가게. 러시아 식료품점으로, 빵과 케이크도 팔고 있다. 사진을 기준으로 왼쪽에 매대가 하나 더 있어 빵의 종류가 상당하다. 거기다 크기는 크고 가격도 저렴하다. 그렇지만 덮개가 없는 게 마음에 걸린다. 넓은 그릇을 가볍게 덮어버릴 정도의 크기인 이 빵은 바게트같이 소박하고 쫄깃한 맛이 두드러진다. 같이 산 만두 같은 빵은 꽃빵 같은 맛이 나며 속엔 닭고기와 버섯이 들어가 있어 모양만이 아니고 맛도 영락없는 만두다. 두 빵 모두 버터가 가져다주는 기름진 풍미는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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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원 2021.10.│지도 부산역 맞은편, 차이나타운 이면도로에 있는 가게. 허름한 옛 가게 왼편에 메뉴가 완전히 같은 가게가 있길래 도대체 뭔가 싶었는데 신관이다. 당연하지만 신관이 더 깔끔하다. 경주의 콩국을 생각하고 시킨 콩국은 그보다는 묽었다. 먹음직스러운 모습에 허겁지겁 베어 문 군만두는 뜨거운 육즙이 가득 차 있었다. 마음만 앞서다 혀를 또 데었다. 한 번에 다 먹지 말고 한입 베어 먹은 뒤 속을 식힐 필요가 있다. 맛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구불리 만두가 더 좋다. 계산대를 보면 월병이나 꽈배기가 있는데, 본관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슬 모양으로 단정하게 묶여 튀겨진 꽈배기는 은은하게 단맛이 나면서 고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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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츄스 코리아 2021.7.│지도 환경친화적으로 포장되어 온 바질페스토. 해바라기유가 없어 마음에 든다. 동봉된 설명서 오른쪽 아래에는 제조일도 찍어 보내준다. 계란 노른자를 넣는 카르보나라 밀키트. 계란은 비닐에 넣어 안전하게 보내준다. 날씨가 더워 그런지 2번의 페코리노 치즈는 살짝 엉겨 붙었다. 계란 노른자에 페코리노 치즈를 섞어 소스로 쓰기 때문에 꾸덕꾸덕하다. 동시에 쉽게 굳기도 하여 빨리 먹어야 한다. 아무것도 곁들이지 않았다면 금방 물릴 뻔했지만, 후추와 판체타가 있어 기막히게 맛있다. 동봉된 조리법을 그대로 따라 해야 제조사가 의도한 맛을 낼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는데, 소금만은 그러지 말 걸 싶었다. 따뜻할 땐 몰랐는데 식으니 너무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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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호 쇼콜라띠에 2019.10.│지도 색이 강렬해 제일 먼저 먹은 로즈 리치 마카롱은 색만큼이나 향도 강했다. 고작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꼬끄는 축축해져서 아쉽다. 다행히 얼그레이 밀크 마카롱은 로즈리치 마카롱보다는 축축하진 않았다. 입에 들어가면 사르르 녹는 식감이 역시나 좋다. 필링은 얼그레이가 그렇듯이 베르가못의 향이 진하다. 똑같은 얼그레이 맛인 얼그레이 다쿠아즈에서는 크림이 얼그레이 크림과 초코크림으로 나누어져 샌딩되어 있는데 마카롱만큼 베르가못의 향이 강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사니 사장님께서 감사하게도 초코칩 마들렌을 서비스로 주셨는데, 초코칩을 몇 번 씹으니 입안에서 바사삭하고 흩어지는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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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게장 2018.9.16.│지도 부산의 마지막은 게장으로 정했다. 부산은 게장이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하여튼 그렇게 정했다. 작전명은 게장 리벤지다. 일은 몇 년 전, 추석 전 서문시장에서 양념게장을 먹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때 먹은 게장은 딱히 맛있지는 않았지만 일단 음식이고 사 놓았기 때문에 다음 날 또 밥상에 올랐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역시 추석은 아직도 더운 날 중 하나였고, 냉장고가 아닌 베란다에 내놓은 양념게장 역시 예외 없이 상했다. 상한 양념게장에는 톡 쏘는 수상한 맛이 감돌았다. 그렇지만 그런 나의 의문은 '오히려 더 맛있는데'라는 연장자의 확신에 찬 발언 앞에 힘을 잃었다. 왜 강하게 주장을 못 했을까. 우리 집은 여태껏 게장이란 음식을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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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밀면 2018.9.16.│지도 부산에 왔으니 밀면은 먹어야겠다 싶어서, 하지만 항상 가던 할매가야밀면 말고 다른 밀면도 먹고 싶어서 근처에 적당한 곳을 검색해서 갔다. 숙박시설이 밀집한 곳에 가게가 있었는데, 낮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없어서 좀 스산한 느낌이 들었다. 좀 활기차야 역시 안심이 된다. 밀면은 저렴한 데다 면을 바로 뽑아서 삶아주시고, 고명도 정성스레 올라가 있어 참 마음에 든다. 그런데 다대기가 너무 많아서 - 거기다가 생각 없이 다대기를 풀어버려서 - 육수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다대기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육수 맛이 더 잘 느껴진 할매가야밀면이 절로 생각났다. 일단 다대기를 풀어서 먹은 바로는 감칠맛이 있던 할매가야밀면이 더 맛있는 것 같은데 다음에 다대기 없이 밀면을 먹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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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찌 2016.6.11.│지도 감천문화마을의 중반쯤 오면 팔 카페 '팥찌'가 보인다. 이땐 이미 감천문화마을의 끝까지 간 뒤 다시 돌아오던 참이라, 지친 발도 좀 쉬어줄 겸 카페에 들렀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어떤 빙수를 시킬지 고민했다. 빙수의 가격은 4천 원이다. 1인분이겠거니 생각하며 팥빙수와 유자 빙수를 고르고 주문을 했다. '여기 팥빙수와 유자 빙수요'. 그랬더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두 명이 먹기에는 많을 거라고 하신다. 생각지도 못한 주인아주머니의 마음에 감사하며, 주문을 유자빙수 하나로 줄였다. 빙수의 형식은 요즘 유행하는 우유 빙수가 아닌 얼음을 간 빙수이며, 구성은 얼음과 유자청, 연유, 슬라이스 아몬드이다. 만약 얼음이 거칠고 굵게 갈렸다면 얼음만 버석버석 씹는 느낌이 들어 각 재료가 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