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한끼 채우기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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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트로락 2020.12.│지도 첫 번째 아뮤즈 부쉬. 비트에 3일 동안 숙성시킨 연어를 크림치즈를 중심에 넣어 말았는데 처음을 장식하기에는 조금 묵직하다. 두 번째 아뮤즈 부쉬는 지난번에도 먹었던 패션후르츠 에그. 식전 빵은 여전히 치아바타. 올리브, 무화과, 치즈의 세 종류를 맛볼 수 있다. 새우를 단순히 삶지 않고 직화로 한번 구우신 건지 불맛이 난다. 비트는 싫어하지만, 양파처럼 채를 썰어 흩어놓으니 음식에 더욱 생기가 돈다. 색도 그렇지만 맛도 상큼함이 두드러진다. 사실 이게 제일 먹고 싶었다. 여전히 구수하고 쫄깃하다. 트러플의 향은 지난번보다 더 풍부하다. 많이 먹는 편이 아닌데도 이 가게의 코스요리는 이상하게 먹고 나서도 배가 살짝 고프다. (점심 영업 기준) 그때 이걸 시켜주면 식사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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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펠바운드 2020.11.│지도 3주년 기념으로 진행되는 시그니처 코스 반값 행사. 네이버를 통해 예약했는데, 막상 가게에 가니 내역이 없다고 한다. 당황했지만 종업원이 다시 확인하니 예약은 역시나 제대로 되어 있었고 무사히 가게에 들어갔다. 사람을 피하려고 일부러 영업 시작 시각에 맞추어 예약했는데, 주문은 영업 시작 시각 조금 뒤에 받는다고 한다. 식전 빵은 포카치아인데, 안또니아의 손파스타집에서 먹던 거랑 비슷하다. 오랜만에 먹은 관자. 여전히 맛있지만, 허브의 향은 미미하다. 생크림이 많아 달콤했다. 상대적으로 버섯의 맛은 약했다. 파스타는 날마다 바뀐다고 하는데, 이날은 만조 크림 파스타였다. 수프도 크림이었는데 파스타도 크림이라 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면의 익힘도 맛도 무난하다. 큼직한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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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작은방 2020.10.│지도 실로 오랜만에 간 시내다. 그렇다고는 해도 코로나에 무뎌진 건 아니라 동성로는 갈 생각이 없었다. 본래 가려고 했던 가게는 약령시에 있었는데, 예약으로 다 찼다고 해서 당황하던 중 생각나던 곳이 여기였을 뿐이다. 언젠가는 빠네를 먹고 말 거라고 다짐했는데 그게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은 몰랐다. 가게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근처에 있는 가게 같다. 나무 얼개와 커튼이 공간을 나누며, 벽면엔 후기가 빼곡히 들어차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다. 창문은 보이지 않는데도 사람은 빼곡하며 간격도 그리 넓지 않아 불안하기도 했지만, 이왕 온 거 그냥 있기로 했다. 음식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메뉴는 두 가지밖에 없어 고민할 것도 없다. 푸짐한 양에 보자마자 푸근해지는 소녀 빠네 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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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또니아의 손파스타집 2020.10.│지도 한때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가게인데, 영업시간이 밤으로 바뀐 뒤로 계속 못 가고 있었다. 그러던 게 올해 봄부터 토요일 종일 영업하신다고 하여 벼르다 간 게 지금이다. 옮긴 가게는 아파트 상가 2층인데, 오래된 건물이라 걱정스러웠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깔끔했다. 공간은 지난번보다 조금 넓어진 것 같다. 뜨거운 공기가 폴폴 올라오는 식전 빵. 맛도 여전하다. 새로 등장한 식전 음식(?). 생면 튀김이라고 한다. 설탕 없는 매작과 맛이다. 오랜만에 와서 뭘 먹을지 정말 고민되었다. 지난번에 먹어봤던 음식도 물론 매력적이었지만, 이번엔 이전부터 먹어보고 싶었던 오리지날 까르보나라를 골랐다. 여태까지의 음식과는 달리 짠맛이 이끄는 강렬한 간이 특징이다. 여기에 후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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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돈까스 2020.10.│지도 산등성이에 있어 은근히 가기 힘든 가게였다. 그래서 그런지 다다랐을 때 보람마저 느껴진다. 경사가 꽤 되는지 아래를 보니 전혀 다른 세상 같다. 문 앞에는 조그만 물레방아가 흐르는 작은 정원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쪽에는 4인용 좌석이 하나, 왼쪽에는 벽과 붙은 2인용 좌석이 조금 있으며, 바깥을 비추는 유리창 접한 1인석도 몇 있다. 하지만 물건이 놓여 있어 모든 좌석이 깔끔하게 비어있진 않았다. 벽과 붙은 2인용 좌석 중 어떤 건 문과 너무 가까이 붙거나, 계산대와 너무 가까워 조금 부담스럽다. 주문을 하니 사장님께서 냅킨을 깔고 수저를 하나씩, 정성스레 놓아주신다. 그리고선 수프를 주시는데, 처음 놓아주신 수저로 먹어도 되는데 또 수저를 주셨다. 꼭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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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나키친 2020.10.│지도 북구청 근처는 아무리 찾아봐도 가고 싶은 가게가 없다. 그래서 일행이 가자고 하는 곳을 따라 들어왔다. 식탁보와 소품 덕에 가보지도 않은 하와이 느낌이 난다. 그렇지만 차림표에는 파스타, 햄버거, 밥, 샐러드가 있는 다국적 음식점이다. 일행이 주문한 살몬 포케. 먹음직스러워 보이지만 날생선이라 입도 안 댔다. 나폴리탄의 저렴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기대하고 시켰지만, 이상하게 매웠다. 위에 있는 계란은 또 뭔가. 얼마 없는 양이지만 그조차 다 먹지 못했다. 일행이 시켜준 샐러드만이 희망이었다. 조금 짰지만, 드레싱이 달콤해서 중화된다. 그래놀라는 없는 게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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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채플린 2020.10.│지도 안 온 사이에 배치가 조금 바뀌었다. 주류 판매를 염두에 둔 구성이다. 오늘은 크랜베리 주스. 지난번과 달리 스튜로만 내어주신다. 추운 날이라 불만은 없다. 지난번의 농후한 향이 옅어진 건 아쉽다. 식전 빵은 포카치아. 겉이 조금 바삭해서 과자 같기도 한데 속은 보통 빵이다. 말랑말랑하진 않고 촉촉하다. 올리브유가 들어가서인지 고소하다. 그래도 따로 찍어 먹을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없어서 아쉽다. 발사믹 식초는 특히나 진해서 참 좋았는데. 진득한 크림소스에는 옅은 달콤함이 어려있다. 받아들 때 치즈 향이 진하게 나는데 막상 먹으니 또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번에 먹었던 파파스 파스타의 개량판인 듯하다. 짧은 생면의 매끈함이 그립다. 이날 먹은 스튜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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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베누띠 2020.10.│지도 혼자서 꾸려가시는 (아마도) 예약제 가게. 1층에도 식탁이 있지만 2층에만 손님을 받는 듯했다. 좌석은 사진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다. 테이블 옆에는 화장실이 있지만, 커튼으로 가려둔 데다 냄새도 안 나서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부탁드릴 게 있으면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조약돌 모양의 진동벨을 누르면 된다. 식전 빵은 타르타르로 추정되는 소스 위에 토마토와 새우, 치커리. 샐러드. 발사믹 소스는 언제나 즐겁다. 푸짐한 모양새. 일부러 게가 치커리를 쥐는 모습으로 배치한 듯하다. 해산물도 많다. 하지만 게살은 과조리로 뻣뻣하고, 가리비는 패류인데도 양념 때문인지 육류 맛이 난다. 파스타는 바질 향이 약해 그냥 해산물 파스타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 다시 보이는 치커리.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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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시트롱푸 2020.9.│지도 식전 빵이 바뀌었다. 브리오슈로 보이는데 지난번에 먹은 바게트가 더 좋았다. 고급스러운 장식이 사라진 샐러드. 빵은 맨 먼저 먹었던 빵인 것 같다. 잘게 다져진 양파와 레몬 마요 소스로 상쾌하다. 화이트 와인을 넣은 프랑스의 홍합찜에 파스타를 넣은 음식. 고추씨를 휘휘 섞으면 과하지 않은 매콤함이 올라와 크림과 균형을 이룬다. 뻑뻑하진 않은 크림에는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수비드 조리한 닭가슴살에 견과류 크러스트를 올린 음식.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단호박에 자몽이 곁들어져 있다. 수비드 조리라면 닭가슴살의 희멀건 속살이 보여야겠지만 견과류 크러스트 덕분에 꼭 튀김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미 알고 있던 음식과 연결되니 편안함도 있다. 시각적으로 튀김옷의 역할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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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트 2020.9.│지도 파스타 런치코스를 먹으러 왔다. 가격은 16000원짜리 파스타를 기준으로 23000원이며, 고른 파스타의 가격에 따라 차액만큼 추가금이 발생한다. (16000원 파스타는 많지 않다) 그리시니, 로즈마리가 들어간 빵, 견과류가 들어간 빵이 인원수대로 나온다. 달고기 튀김. 양파가 듬뿍 들어간 타르타르 소스 위에 달고기 튀김이 얹혀 있다. 유자 맛이 살짝 나는 노란 소스를 곁들이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양송이 수프. 감자가 들어 있어 그런지 거칠거칠한 식감이지만 맛은 좋다. 비스큐 소스의 맛보다는 상큼한 토마토의 맛이 도드라져 아쉬웠던 파스타. 삐에뜨라의 그것이 그립다. 성게알 파스타를 많이 시키길래 주문했는데 소스가 비스큐 파스타랑 별 차이가 없다. 로제 소스에 성게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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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스토리 2020.8.│지도 쌤스토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기에는 다소 가격대가 있고, 시가지의 가게와 비교해서는 저렴한 축에 속하는, 애매한 곳이다. 가격표를 보니 지금도 여전히 그랬다. 그렇지만 예전에 이 가게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주위의 저렴하고 맛있는 학생 식당을 지나쳐 굳이 여기를 골랐다. 해야 할 일이 있어 낮부터 종일 돌아다니다 보니 허기가 져서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나오는 세트 메뉴(19900원)를 시켰다. 유자 드레싱에 버무려진 채소는 싱싱했지만, 치즈는 리코타가 아니라 큐브 크림치즈인 것 같았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당연한 수준의 마르게리타다. 지갑이 두둑하지 않았던 시절에 자주 먹었던 바삭한 도우 위엔 모차렐라와 토마토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마르게리타 삼총사 중 나머지 하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