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한끼 채우기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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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2021.4.│지도 정말 애매한 위치인 데다가 영업을 저녁 시간만 하는 거로 바뀌어서 일 년 조금 넘어 방문하게 되었다. 혹시 모르니 예약도 하고 갔다. 처음 이 가게에서 먹었던 루꼴라 프로슈토 피자가 정말 맛있었는데, 메뉴를 보니 없어졌다. 아쉬운 대로 토핑을 추가해 비슷하게 주문하려 애썼다. 그렇게 받아든 피자는 예상과 한참 다른 모양이었다. 알던 가게라도 오랜만에 갈 때는 사전 조사를 해야 했는데. 후회하기엔 너무 늦었다. 그리 크지도 않은 접시인데도 피자는 그보다도 작다. 혼자서 피자를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거기다 빵 부분이 많아 실제로 토핑이 들어간 곳은 아주 조금밖에 되질 않는다. 좋은 재료를 썼다고 하지만 이렇게나 토핑 부분이 적으니 가격이 비싸게 느껴진다. 사실 피자는 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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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오네 파스타 타번 2021.4.│지도 오후 영업을 시작하는 시각에 예약하고 방문했다. 도착은 이보다는 조금 일렀는데 문을 열어주진 않는다. 가게는 ㄷ자로 되어있으며 한 줄당 6명씩 앉을 수 있게 되어있다. 그래서 붐비는 시간대엔 반드시 예약하고 가야 한다. 이날만 해도 두 무리의 사람이 들어가려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주방은 가게 안쪽에 있으며 분리되어 있진 않다. 좌석에는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형식적이긴 하지만 칸막이가 되어 있다. 의자는 작지만, 뒤에 옷걸이가 있어 조금 낫다. 목적은 가게가 자랑하는 생면 파스타지만, 대부분의 후기에 감자튀김이 있어 시켰다. 웨지 포테이토라고 하는데 한번 삶아 다진 뒤 튀긴 듯하다. 금방 내오기 때문에 바삭한 건 당연하고 튀김옷은 마치 꼬북칩 마냥 여러 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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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나폴리 2021.3.│지도 잘게 다진 초리조(소시지의 일종)와 양파를 양송이 버섯갓에 넣은 뒤, 딜(허브의 일종)을 얹어 낸 요리. 양송이 버섯갓 안에는 버섯이 조리되며 빠져나온 뜨거운 물이 있는데, 미리 주의를 주시기 때문에 혀를 데일 일은 없다. 양파는 겉이 바삭해 과자를 먹는 듯하다. 딜과 후추는 각각 개운하고 짙은 맛을 내지만 평이한 맛의 조합들인데, 초리조가 있어 요리가 완성된다. 여전히 좋았던 알리오 올리오. 다만 지난번에 먹었을 때가 마늘 맛이 더 진했다. 원래 이벤트에 참여하진 않는데(애초에 이벤트로 자주 주는 탄산음료를 즐겨 마시지도 않는다) 굳이 사장님께서 식탁에 오셔서 물어보시길래 얼떨결에 참여했다. 동그랗게 부풀어 오른 빵은 먹음직스럽지만, 여전히 탄 부분이 많아 손으로 떼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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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나폴리 2021.2.│지도 장작이 벽을 가득 채웠다. 옷을 걸 수도 있게 되어있지만, 자리와 멀어 굳이 가진 않았다. 가게 앞에는 요리에 쓰일 허브가 화분에서 쑥쑥 자라고 있었다. 무얼 시킬까 싶어 메뉴를 보니 종류가 많은 데다 영어도 많아 고르는 데 애를 먹었다.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가 통으로 나오는 카프레제 샐러드라니. 받아들고 당황했다. 토마토는 냉장된 걸 갓 내왔는지 시원하다. 바질은 페스토의 형태로 들어갔으며 원형을 보존한 채소의 자리는 루꼴라가 차지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게 요리라지만 토마토와 모차렐라, 바질이 들어갔다 해서 이걸 카프레제의 분류에 넣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행스러운 건 토마토든 치즈든 부드러워 칼로 쉽게 잘린다는 점이다. 토마토는 삶은 뒤 껍질을 벗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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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버거 2021.2.│지도 노브랜드 버거 오리지널(2900원)은 빵, 고기, 양상추, 토마토의 단순한 구성이지만 고기에 제법 불향이 나 먹을 만하다. 그렇지만 문제점은 맛이 아니라 계산구조에 있다. 직원이 직접 계산해주는 경우는 현금결제뿐이고, 카드 결제는 키오스크에 일임해버린다. 당연히 연령별로 접근성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누구나 햄버거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이때, 결제는 카드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기껏 매장에 와서 키오스크로 주문할 줄 몰라 햄버거를 못 먹는다고 하면, 너무 슬플 거다. 당장 이날도 주문을 못 해서 청년의 도움을 받는 노인을 보았다. 가게엔 직원이 세 명 정도 있었지만 모두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모두가 먹고 싶은 음식을, 장벽 없이 마음껏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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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거서 보까 2021.2.│지도 범어동에 가면서 종종 본 경양식 카페. 상호가 구수한 사투리로 되어 있어 괜히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가게가 지하에 있는 탓에 안이 어떤지 볼 수가 없어 가기까지는 꽤 용기가 필요했다. 내부는 식사를 위한 공간과 카페를 위한 공간이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두 개의 입구는 이들 중 어디를 먼저 가는지의 차이만 있다. 하지만 방문했을 때는 직원이 식사를 위한 공간 쪽에만 계셔서 가게가 닫은 줄로만 알았다. 안쪽에는 영업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고 적혀있었다. 잘못하면 허탕 칠 뻔했는데 참 다행이다. 가게의 가장 큰 특징은 수익금이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쓰인다는 거다. 이 가게 또한 일하시는 분들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있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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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테리아 준 키친 2021.2.│지도 작은 가게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식기와 컵, 손 소독제, 피클이 있는 작은 탁자와 4인용 탁자 2개, 그 뒤로는 열린 주방과 거기에 딸린 좌석 몇 개가 있다. 가게가 작은 건 상관없지만 문 쪽에 컵과 접시가 있는 건 돌이켜보니 조금 찜찜하다. 부족하면 더 가져와도 되는 피클. 어디서 많이 본 빵. 크림소스 파스타 위에 바질페스토가 얹혀 있는 파스타. 즉 섞어 먹어야 하는 파스타인데 크림이 뻑뻑해서 쉽게 섞이진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맛은 진하며, 매콤함이 가미되어 있어 금방 질리지도 않는다. 마늘, 버섯, 새우, 베이컨도 있어 식사는 심심하지 않다.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소스를 얇은 가지로 둘둘 만 요리다. 금방 나와 음식이 뜨거울 걸 아는데도 포크를 들이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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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 2021.2.│지도 오랜만에 간 기리는 방송을 타서 그런지 여전히 성황중이었다. 영업을 개시한 지 얼마 안 되어 갔음에도 이미 사람이 몇 있었다. 제일 유명한 음식이라면 아무래도 안심 카츠 정식이겠지만, 이날은 다른 걸 먹었다. 우선 시킨 건 크림고로케. 식탁에 오기 전부터 잘려져 있어 좋다 싶어 입에 넣었는데 안에 든 크림이 엄청나게 뜨거워 혀를 데었다. 아무래도 튀긴 뒤 바로 잘라서 가져온 듯하다. 먹기 좋을 정도로 식힌 뒤 내어주거나, 아니면 바로 내어주되 식은 뒤 먹으라는 한 마디가 있었으면 싶다. 바삭한 껍질 안에 든, 흡사 크림 수프 같은 버섯 야채 크림은 진하면서도 느끼하진 않아 크림을 응용한 메뉴가 더 있어도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처음에 혀가 데니 전체적 인상이 썩 좋진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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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해물 2021.1. 고민만 한참 하다가 어느 날 상품 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운이 좋게도 반값 행사를 하고 있어서 냉큼 샀다. 올리브유와 소금까지 있어, 조리도구만 있다면 밀키트 조리를 위해 굳이 새 식자재를 사거나, 집에 있는 대체품을 쓸 일이 없다. 택배로 온 상자와 아이스팩은 환경을 생각하는 재질이라 믿음이 갔지만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비닐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진다. 설명서를 읽어가며 조리를 했다. 바지락은 해캄을 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미 어느 정도 해캄이 되어 있는지 생각보다 나오는 모래는 없었다. 그 뒤에는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부셔서 넣으라'라고 적혀 있었는데 문장이 모호해 두 개 다 부셔서 넣으라는 줄 알고 낑낑댔다. 중간에 착오는 있었지만 담아내니 역시 멋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