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한끼 채우기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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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쉬레스토 2021.7.│지도 동인초등학교가 접한 도로를 기준으로 안쪽에 있는 가게. 문을 열면 현관 비슷한 여분의 공간이 있다. 명부 작성 및 QR코드 인증도 이쪽에서 하는데, 옆에 스피커가 있는데 소리가 커서 거슬린다. 내부는 밝은 갈색의 가구와 시원시원하게 자라난 식물 덕분에 가벼우면서도 생기 넘친다. 커다란 유리를 통해 보는 풍경은 한산하다. 그렇지만 가게는 그렇지 않았다. 북적북적하지는 않지만 예약 건이 제법 있는지 음식이 늦게 나온다는 안내를 받았다. 아무렴 상관없었다. 구경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탁자는 자줏빛이라 우아하다. 물에는 이탈리안 파슬리와 레몬을 넣었다. 음식이 늦게 나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배고픈 건 어쩔 수 없어서 때마침 나온 식전 빵이 반갑다. 빵은 포카치아다. 아티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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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딤섬 2021.7.│지도 이상하게도 대구에는 딤섬이나 우육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잘 없다. 그런 연유로 울며 겨자 먹기로 딤딤섬에 오게 되었는데, 평일 점심인데도 사람으로 북적였다. 과연 휴가철이다. 얇은 피 사이로 나오는 육즙을 기대하고 시킨 샤오롱바오. 만두피는 가창 찐빵 거리에서 파는 만두피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으며 한 김 빠진 상태에서 가져오는 건지 바닥에 들러붙고 난리가 났다. 기대했던 육즙은 당연히 없었다. 딤섬 하나에 새우 1~2개가 들었다. 마치 쌀가루가 들어간 듯 찰기가 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샤오롱바오와 마찬가지로 만두피가 바닥에 들러붙었다. 돼지고기 차슈는 색이 진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양념은 강하지 않다. 고기에 곁들여 먹어야 할 청경채는 단에 붙어있는 그대로 익혀 내보냈다. 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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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에서 2021.7.│지도 어수리 밥이나 부지깽이 밥과 같은 나물 밥은 김을 얹고 깨소금을 뿌려 소박하게 담아준다. 밑반찬은 개인이 직접 덜어와야 하는데, 취향에 대한 고려 없이 내어주는 것보다 낫다. 단지 여러 사람이 쓴다는 게 걱정인데, 가게에서도 일회용 장갑을 비치하며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었다. 반면 식탁은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인데 가림막이 없다. 그래도 방문하였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사에 집중하고 있어 조금은 안심되었다. 따뜻한 밥은 너덜너덜한 마음까지 따뜻하게 덮어준다. 밑반찬을 포함한 음식은 집에서 한 것처럼 간간해 집에 와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일도 없다. 밥하기가 싫을 때 마음 편히 가기 좋은 곳이다. 한식 가게인데 왜 '밀밭'이라는 단어를 상호에 넣었을까 싶었는데, 주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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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키차일드 다이닝 2021.7.│지도 좌석도 그럭저럭 많고, 탁자 간 간격도 널찍한 가게. 식물이 많아 여름에 더욱 어울리는 공간을 연출한다. 화장실이 구석이었다면 더 좋을 뻔했다. 탁자 바로 근처에 붙어있어 별로다. 향초를 넣어두긴 했지만, 하수구 냄새가 심했다. 실내는 어둡지만, 탁자마다 있는 보조 조명으로 아늑함을 더한다. 탁자 위에 깔린 천도 이에 일조한다. 탁자에는 메뉴판이 큰 종이 하나로 놓여 있으며 간단한 그림이 있어 이해하기 쉽다. 치아바타는 인당 하나씩이며 그냥 먹어도 염도가 느껴질 정도다. 이전에 고등어 파스타가 무엇인지 궁금해 다른 가게에서 밀키트를 시켜봤지만 대차게 실패했다. 이 음식이 나와 맞지 않는지 아니면 조리 문제였는지 알기 위해 다시 주문했다. 고등어는 직접 발라 먹는가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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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두부텐더 2021.4. 포두부를 여러 겹 겹쳐 적당한 두께로 만든 다음, 가늘게 썰어내 흡사 엄마손파이 스낵 같은 모양으로 만든다. 그런 뒤 매콤한 튀김옷을 입혔다. 육류 없이 육류의 맛을 낸다는 소문을 들은 탓인지, 처음 베어 물었을 때는 입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탄력과 조금의 질김에 이게 정말 두부인가 싶은 생각조차 들었다. 익숙해지면 두부 맛이 느껴지지만, 치킨텐더의 대체품으로는 손색이 없다. 대신 튀김 옷이 필요 이상으로 매콤해져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프라이팬으로 조리 시 찌꺼기가 많이 나오는 게 단점이며, 원재료인 두부에 미국산 콩도 들어갔다 하니 혹시 섞여 있을지 모를 GMO 콩이 신경 쓰인다면 피해야 할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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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나폴리 2021.6.│지도 반년 사이에 2천원이 오른 카프레제 샐러드. 여전히 당황스러운 차림새지만 토마토도 치즈도 부드러워 자르기는 쉽다. 토마토가 이전보다 더 커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일반 토마토의 1.5배는 되는 듯하다. 토마토를 반으로 자른 후, 세로로 잘라야 겨우 입에 들어갈 정도다. 화이트와인을 써서 가볍고 매콤하다는 볼로네제. 붉은 양파와 돼지고기를 썼으며, 고추가 들어가 개운하면서 칼칼하다. 반면 고기가 주는 무거운 맛은 덜하다. 서비스로 주신 플랫 브레드와 같이 먹으니 먹어본 적도 없는 중화만두의 맛이 난다. 소스도 충분하다. 부드러운 토마토소스에 고소한 치즈가 있는 피자. 새콤한 맛이 덜해 전체적으로 슴슴한 게 입맛에 맞다. 도우가 쫄깃해 끝을 잘 자를 수 없었다. 거기다 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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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오 2021.6.│지도 골목길에 있는 가게. 식탁이 3개 정도 있는 작은 곳이다. 식전 빵으로 식빵 사이에 모차렐라 치즈를 넣어 구운 게 나온다. 스페셜 파스타라고 해서 시킨 동죽 파스타. 그렇지만 메뉴판에는 '봉골레(동죽) 파스타'라고 되어 있다. 봉골레는 모시조개고 동죽은 아예 다른 조개인데, 이해를 돕기 위해서일지는 모르겠지만 자칫하면 봉골레가 동죽인 것처럼 보인다. 파스타는 가격대가 있는 곳에 갈수록 (그들이 말하는) 본토 조리법에 맞추어 조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육수나 소스 같은 게 적어진다. 그런데 여기의 동죽 파스타는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가게와는 달리 국물이 있어 한 세대 전에 유행했던 '푸짐한' 파스타를 떠올리게 한다. 마치 고급스러운 봉대박 스파게티를 보는 듯한 느낌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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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 인 코리아 2021.5.│지도 가게 안에 관련 조형물이나 의류가 많았는데 - 의류의 경우에는 체험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코로나 때문에 구경도 못 하고 곧장 창가에 붙어있는 좌석 중 하나에 가서 앉았다. 중간에 원형 좌석도 있지만 다들 벽으로 구분된 창가 좌석에 안내받는 듯했다. 창을 열면 더 좋았을 텐데 꽁꽁 막혀 있다. 메뉴가 정말 많다. 고심해서 골라 주문을 했더니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가게에 처음이시냐고 물으신다. 그러면서 고른 음식들은 모두 호불호가 갈린다며, 초심자용 메뉴를 추천받았다. 다른 나라의 음식이라면 모를까, 도쿄에서 간 인도 음식점에서 호되게 당한 적이 있어서 군말 없이 추천해주는 메뉴로 바꾸었다. 또, 고수를 먹는지 물어보시더니 향신료를 인도처럼 강하게 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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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키돈가스 2021.5.│지도 한국의 경양식 돈가스, 일본의 돈카츠, 오스트리아의 슈니첼(커틀릿의 일종)을 한 곳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인 가게다. 위치는 곽병원 옆 한적한 골목이며, 도로에서 주차장을 떼어준 만큼 안으로 들어가 있어서 눈에 잘 띄진 않는다. 그렇지만 차가 내뿜는 매연에서도 한 발짝 떨어질 수 있는 점은 좋다. 내부는 겉보기와는 달리 2인 좌석 4개, 4인 좌석 2개가 있어 제법 넓다. 분위기는 깔끔하다. 단정한 회색 벽에 열대 식물(로 보이는 식물)이 곳곳에 있어 시원스럽다. 주방과 식탁의 경계에 걸린 조리도구와 앞치마는 조금 허전한 듯한 가게를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 탁자에는 냅킨, 물티슈, 물, 물컵, 소스 및 조미료가 있다. 냅킨 위에 있는 누름돌은 병뚜껑 두 개를 마주 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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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다슬기 2021.5.│지도 다슬기를 이용한 요리를 파는 곳이다. 가게는 신발을 벗고 올라와야 하지만 입식이라 다리 저릴 걱정은 없다. 바닥은 난방이 돌아 따뜻하지만, 공기로 느껴질 정도니 열 손실이 있어 보인다. 내부는 한산했으며 한쪽에는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다슬기를 계속 손질하고 계셨다. 물은 따뜻한 둥굴레차라 구수하다. 수저는 여느 한식집에서처럼 통 안에 담겨 있다. 일행이 시킨 비빔밥. 메뉴판에 '다슬기 비빔밥 (+다슬기 들깨탕)'이라 표기되어 있었는데 딸려오는 다슬기 들깨탕이 거의 한 그릇 수준이다. 나온다고 해봤자 중국 음식점에서 볶음밥을 시킬 때 딸려오는 짬뽕 국물 정도를 생각했던지라 놀랐다. 찬은 보이는 그대로다. 적당한 가짓수다. 김치는 젓갈 맛이 강하다. 그렇지만 두부 조림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