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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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고운곰탕 2019.3.20.│지도 가게는 깔끔한데 화장실이 바깥에 있다. 먹고 싶었던 건 들기름 비빔면이었지만 궁금했는데 날이 갑자기 추워져 곰탕을 먹었다. 받고 나서 당황했다. 왜 맑지? 그제야 바닥에 있는 홍보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에! 집에서 흔히 곰국이라고 알던 게 실은 곰국이 아니라 설렁탕에 가까운 국이었다니. 이 가게 덕분에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를 잘 알게 되었다. 아, 내가 좋아하는 게 설렁탕이었구나. 곰국에는 파가 가장 많고 계란 지단과 천엽이 조금씩 있다. 간이 되어 나와 따로 소금을 더 넣을 필요는 없었다. 곁들이는 김치는 깍두기와 배추김치인데, 배추김치에는 새우젓 맛이 강하다. 국물은 설렁탕과 비교해 진하다고 하는데 딱히 그런 것 같진 않았다. 한편 일행이 시킨 사물 곰탕(1000..

  • 세콘도 테이블 2019.3.6.│지도 범어동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키친노이'의 쉐프분께서 개업하신 곳이래서 갔다. 레스토랑이 시내에 분점을 낸 게 (없어진 지 한참 되었지만) 라벨라쿠치나 주니어를 연상케 한다. 위치는 통신 삼거리에서 (구) 반반다방(바뀐 가게 상호를 모르겠다) 옆으로 나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은 게 흠이다. 노란 색조. 노란 조명. 벽 쪽 좌석에는 콘센트도 달려있다. 무난한 인테리어라 더욱 눈에 띄는 작품. 색 조합이 참 마음에 든다. 좌석은 2인석이 대부분. 수저가 미리 세팅되어 있는데 착석한 뒤에 세팅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가게 입구 옆에는 전체 메뉴판이, 블랙 보드에는 일부 메뉴 - 주력메뉴가 아닌가 싶다 - 가 적혀있다. 유부초밥, ..

  • 앤아더스토리즈 HP 가격 : 아라베스크 우드 핸드로션 250ml 9000원, 사도닉스 파이어 핸드로션 250ml 9000원, 블러셔(스토키네트 베이지) 15000원 '아라베스크 우드' 향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앤아더스토리즈는 H&M의 프리미엄라인이다. 마침 쓰던 핸드크림이 떨어지고 있어서 아라베스크 우드 핸드 '로션'부터 골랐다. 프리미엄라인이라는 것 치고는 핸드 로션 가격이 9000원으로 저렴한데 '로션'이라서 그렇고 핸드크림은 30ml 에 7000원이니 이게 바로 실체(?)가 아닌가 싶다. 사실 이거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이 되지만 프로모션 코드를 적용하는 김에 예비용 핸드 로션과 블러셔도 샀다. 택배 상자가 조립식이라 뚜껑을 열어서 개봉할 수 있단 게 마음에 든다. 상자를 여니 안에 또 포장이 있다...

  • 경주 동궁원(동궁 식물원, 경주 버드파크) 2019.2. 동상이몽 친구가 경주 동궁원에 가자고 운을 띄웠다. 언젠가부터 보문호를 돌면 나오는 유리온실. 작년에 비슷한 느낌의 창경궁 유리온실을 다녀오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궁금했기에 제안이 반가웠다. 당장 기차표도 예약했다. 약속 시각에 제대로 나온 적이 거의 없기에 걱정이 되어 조금 늦게 출발할까도 물었지만 괜찮단다. 하지만 역시나 출발 당일에도 지각하고 결국은 기차표를 취소하고 고속버스를 탔다. 다행히도 버스 편이 많아 시간을 많이 낭비하진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하고 있자니 친구가 말하는 경주 동궁원은 사실 동궁원 안에 있는 경주 버드파크라는 걸 알았다. 난 동궁 식물원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결국은 두 군데 모두 보기로 했다. 나지막..

  • 아슬아슬하게, 그러나 즐겁게 (4) 2019.1. * La Brianza HP 지도 좀처럼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타베로그에서 고평가를 받으면서도, 런치 가격이 1800엔으로 생각보다 저렴한 곳이다. 음식도 마침 좋아하는 파스타다. 들어가니 평일 점심이라 그런지 주변에는 중년 이상의 손님들이 많았고 내 옆에는 비즈니스 맨들이 식사가 끝난 지 한참이나 되었는데도 노트북까지 동원하며 사업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좌석 간격은 일본답게 다소 좁다. 우선은 빵이 나온다. 오른쪽은 분명 포카치아인데, 왼쪽은 모른다. 기름에 튀겨 고소하다. 다 먹은 그릇을 보고 지나가던 종업원분이 뭘 물어보셨는데 치워주시는 줄 알고 OK 했더니 하나 더 가져다주셨다. 포카치아는 하나, 왼쪽의 빵은 무려 4개나 더 주셔서 다..

  • 티룸오후네시 2019.2.23.│지도 정산소총. 소나무 훈연 향이 나고 호불호가 갈린다고 해서 주문해 놓고서도 긴장됐는데 생각보다 마시기 힘든 향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소나무 훈연 향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감이 많이 무뎌졌나 보다.

  • 코메루 2019.2.23.│지도 코메루(込める). 정성을 담아 요리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빠다쥬, 슬로우라이프와 같은 구역에 있지만, 중간에 도로를 하나 건너야 해 가게가 눈에 잘 띄진 않는다. 주택을 개조한 가게는 흰 페인트칠로 앞에 있는 작은 잔디와 싱그러운 대비를 이룬다. 미리 세팅된 식기. 요리만 정성을 담은 게 아니라 식기도 정성을 담아 선택하셨구나 싶다. 묵직하면서도 푸근한 색이다. 그렇지만 물 주전자는 무거워서 자칫하면 깨트릴까 조마조마했다. 제일 먼저 먹는 건 역시나 샐러드다. 양파에 파프리카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지만, 양상추 크기가 커서 먹는 게 불편했다. 새하얀 연근은 사각사각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다. 식초에 절인 것 같은데 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잘게 잘라주셨으면 좋을 뻔..

  • 두쓰멍 2019.2.19.│지도 이 가게가 아니었더라면 밤이면 어둑어둑한 침산동에 굳이 오진 않았을 것이다. 관자 요리. 잎을 튀긴 것 같은데 신선한 식감이다. 시그니처 치킨 요리. 겉을 그렇게 바싹하게 구웠는데도 속은 야들야들하고 촉촉하다. 겉과 속이 대비가 잘 드러나게 조리하는 기술이 대단하다. 짭조름한 와중에 통후추가 부담 없이 맛을 환기해준다. 명란 오일 파스타. 면에 오일이 잘 둘려 있는 게 삐에뜨라와 맞먹는다. 부재료는 최소한으로 억눌렀지만 그렇게 해서 끌어낼 파스타 자체의 매력은 없다. 음식점을 찾아갈 때 나름의 기준이 있다. 나와 맞는 블로거도 그 기준의 하나이다. 그래서 구독하는 블로거가 이 음식점이 좋다고 했을 때 기대를 잔뜩 했다. 구글에서의 평점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음식이 전..

  • 빌리웍스 2019.2.19.│지도 공장-교회-주차장을 개조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카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가 유행한 지는 많이 되었으나 빌리웍스는 그중에서도 선두주자 격. (대구 한정) 건물 세 개를 쓴 만큼 공간이 많으며 최소한의 구색을 갖춘 소품샵과 갤러리도 있다. 인기 있는 공간은 역시 정문으로 들어와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널찍한 공간이다. 앞에 폐허 같은 공간이 있어서 전망은 좋다. 그렇지만 다른 곳에는 전광판에 끊임없이 미디어 아트(와 같은 것)가 흘러나오고 음악은 그루브라 분위기가 종잡을 수 없다. 차는 크리스틴 다트너를 사용한다. 마신 건 캐나다의 도시인 '몬트리올'로 해당 도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차이다. (물론 다른 도시에서 영감을 얻은 차도 있다) 맛은 마리아쥬 프레르의 ..

  • 맨션드방콕 2019.2.15.│지도 좁은 공간에 카운터석과 2인석을 꽉 채워 넣어 마치 거송갈비찜의 좌석 배치를 방불케 한다. 좌석은 입구까지 촘촘히 배치되었는데, 찬 기운이 남아있는 2월에는 잘못하면 식사 내내 찬 바람을 쐬게 되겠더라. 내가 갔을 때도 문과 가까운 좌석밖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문이 열리는 반대쪽 좌석에 앉았다. 훨씬 낫다. 물과 수저는 바로 나온다. 주전자가 신짜오에서 본 그것과 흡사하다. 젓가락이 대나무 모양이어서 요모조모 본다고 음식도 나오기 전에 집어 들었는데, 조금 무겁다. 저녁이 되면 조명을 가져와서 밝혀주신다. 쌀국수는 육수가 진하고 고기도 제법 있다. 고수는 안 넣어주신다. 해선장소스나 칠리소스가 따로 비치되어 있진 않지만, 그 자체로 맛있다. 팟타이는 큼직한 새우 2개의..

  • 리꼬비 교동점 2019.2.15.│지도 슈 하면 역시 '홈런볼'이란 과자가 떠오른다. 그렇지만 실제 먹어본 슈는 조금 달랐다. 마냥 폭신하고 바삭할 것만 같았지만, 크림이 들어가 있어 살짝 눅눅하다. 리꼬비의 슈는 쿠키슈라 위에는 비스킷이 있는데, 쿠키보다는 크림이 맛을 주도한다. 콩 크림, 흑임자, 오리지널(미니슈)를 샀지만 오리지널이 제일 산뜻하고 맛있다. 흑임자는 구수하진 않고 달기만 했다. 전체적으로 크림은 묽은 편이며 그중 흑임자가 제일 묽다. 쑥 스콘(3000원)은 밀도가 있으면서도 촉촉하다. 쑥이 호불호를 가리는 재료지만 딱 향긋한 정도이다. 위치상 교동 과자점과 묶어 가면 좋을 듯하다. 많이 구입해서 그런지 사장님께서 얼린 오리지널 슈도 주셨다. 감사합니다!

  • 교동과자점 2019.2.5.│지도 대구역 맞은편, 골목 초입에 있는 베이커리다. 요즘은 간판을 세우지 않고 작은 입간판만 세우거나, 혹은 그조차도 없는 가게가 많은데 여긴 커다란 폰트로 된 상호 덕분에 가게를 찾기 쉽다. 가게는 좁은데 왼편에 일렬로 된 좌석과 작은 테이블이 있다. 음료는 팔지만, 담소를 나누기에는 적절하진 않다. 햇빛이 흐트러진 책이며 수집품들을 비춰주는 가게의 정경은 좋지만 문 바로 앞에 빵들이 덮개 없이 있는 게 사실 마음에 걸린다. 토마토와 브리치즈, 베이컨 끼슈. 끼슈, 혹은 키슈란 프랑스의 대표적인 달걀 요리로 일종의 에그 타르트라 한다. (출처) 파이지만 먹으면 영락없는 디저트인데 다 먹어보니 식사에 가까웠다. 계란과 치즈가 들어가서인지 두부 같은 식감을 낸다. 시오빵. 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