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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석굴암 2018.10. * 내가 모르는 경주 어린 시절의 경주는 수학여행지로 이름 높던 곳이다. (물론 지금도 그 명성은 여전하다) 동시에 수학여행지와 함께 따라다니는 온갖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곳이기도 했다. 불친절하다, 맛있는 음식점이 없다느니 말이다. 많은 시간이 지나 자유여행으로 가 본 경주는 수학여행으로 전혀 다른 곳을 갔는데도 덧씌워진 선입견의 색안경을 거하게 부숴버렸다. 나지막하고, 도보로 여러 곳을 다닐 수 있고, 문화재도 가득한 아름다운 도시. 한동안은 매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코스만 돌았다. 그래도 질리지 않았다. 그만큼 좋았다. 약발은 오래전에 끝난 뒤였다. 경주, 그래. 또 가긴 해야지.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다. 마침 때는 가을이었고, 바쁜 시기도 지나 돌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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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BAot) 2018.11.20.│지도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크루아상이 이미 다 팔려서 하는 수 없이 다른 빵을 샀다. 내가 다녀본 곳 중에서 크루아상이 제일 맛있는 곳인데, 오랜만에 가서 더 아쉽다. 퀸아망은 전에 먹어 보았는데 여전히 맛있다. 올리브 치즈 치아바타는 올리브와 치즈가 반반 피자마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치즈 바게트는 잎새 모양이라 제일 눈을 끄는데, 겉만 예쁜 게 아니라 빵칼을 사용할 필요 없이 한 잎(?)씩 뜯어먹을 수 있다는 편의상의 장점도 있다. 딱딱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치즈 맛은 크게 나지 않는다. 뭘 먹어도 맛있는 집인데, 계산하고 나서 아무 생각 없이 빵 트레이를 보니 덮개가 없어 처음으로 신경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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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르마 2018.11.20.│지도 마카롱은 그리 유쾌하지 못한 계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디저트다. 하지만 요행인 줄 알았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르고, 덕분에 나는 생활권에 마카롱 가게를 얻는 행운을 가졌다. 하지만 일단 가게가 생겨서 안심했기 때문일까? 바라던 디저트 가게인데도 좀처럼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날 가게 된 건 단순히 동선이 맞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발을 옮긴 거지만 불안했다. 마카롱을 먹은 지 오래돼서 미치도록 달다는 생각만 남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막상 먹은 마카롱은 달지만 쫀득했다. 필링은 버터가 튀지만 꼬끄가 느끼함을 잘라준다. 하지만 '소금 바닐라' 마카롱인데 소금의 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바닐라는 향이 약했다. 그래도 여기까진 좋았다. 새 디저트를 산 것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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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로진 2018.10.20.│지도 무작정 삼덕동에 가서 음식을 먹어보자 싶었는데 막상 가니 어디 가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최근에 간 곳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비스트로진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마침 가게 바로 옆 마고재에서는 삼덕골목 놀이터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지만 이미 파장 분위기였고 조금 둘러보다가 바로 가게로 왔다. 가게 앞에 메뉴판이 있었는데 그새 메뉴가 바뀌었다. 이번엔 딱새우가 있는 메뉴를 먹어야지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애피타이저는 추운 계절에 맞게 고구마 수프로 바뀌었다. 비스큐소스 파스타 & 딱새우구이. 위에 올려진 야채가 바뀌었다는 게 먼저 보인다. 루꼴라 같은데 채소를 좋아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 안에 들어간 부재료는 지난번에 내가 시킨 버터 소스 파스타와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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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또니아의 손 파스타집 2018.10.20.│지도 주말에 갔더니 제일 큰 테이블에 두 가족이 함께 식사한다. 다른 테이블도 빈 곳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출입문 근처에 있는 반테이블에서 음식을 먹었다. 이번에는 다른 메뉴가 눈에 밟혀서 지금까지 먹지 못한 아란치니를 시켰다. 일명 밥 튀김인데, 금방 만들어진 거라 겉모습관 다르게 매우 뜨거워서 하마터면 혀를 델 뻔했다. 수는 적지만 크기가 커서 양은 충분하다. 하지만 그 크기가 한입에 먹기에 참 애매하다. 물론 나이프로 자르면 되긴 하지만 크기를 조금 작게 해 주셨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튀김은 얇지만 그래도 나중에 가서는 물린다. 다행히 토마토소스가 중화해준다. 일행은 볼로네제를 주문했다. 사장님께서 면을 바꾸셨다고 하시며 이전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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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커피1, 카린상점2 2018.10.9.│지도1, 지도2 둘 다 많이 들어본 가게다. 보통 세트로 많이 언급되는데, 카린상점에서 케이크를 사면 바로 옆 가게인 이에커피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에커피도 워낙 인기 있는 가게라 좀처럼 자리가 나진 않는 게 제일 큰 문제다. 이날 갔을 때도 역시나 사람이 많았지만 조금 기다리니 자리가 나서 어떻게 앉았다. 이에커피는 주택, 그것도 옛날 주택을 개조한 곳이라 그 시절의 느낌이 풍긴다. 그런데 음료를 시키려고 보니 일단 메뉴도 한정적이고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메뉴가 아예 없다. 혹시나 싶어 여쭤보니 오렌지주스가 있긴 한데 굳이 메뉴에 올려놓진 않는다고 한다. 그냥 나처럼 이렇게 물을 때만 알려주신다고 하는데 굳이 이러시는 이유를 잘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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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보리 2018.10.9.│지도 가는 길목에 외과가 하나 있다. 정말 병원인가 싶을 정도로 예쁘다. 런치타임을 한 시간 정도 앞두어서 마음이 급했지만, 생각보다 음식이 금방금방 나왔다. 일단 음식이 나오기만 하면 먹는 건 얼마 안 걸린다. 식전 빵은 시판이고 크랜베리가 들어간 크림치즈(?)가 있다. 미니 샐러드에는 청포도가 들어갔다. 명란 파스타. 마늘, 애호박, 새우, 명란. 위에는 해초로 추정되는 게 장식되어 있다. 먹어보니 큰 맛은 없다. 파스타는 짜지 않아 쉽게 입에 들어가지만, 면이 푹 익힌 상태다. 삐에뜨라의 면이 그립다. 양갈비 스테이크. 수비드로 조리했다고 하지만 원래 양고기를 먹지 않아 수비드 덕분에 고기가 부드러워졌는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다. 곁들임으로 알감자와 방울토마토가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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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 동물원 2018.11.1.│지도 한동안 빠리동물원에 가지 않았는데 그새 신메뉴가 등장했고 오랜만에 먹고 싶었던 얼룩말돈까스는 사라졌다. 어쩔 수 없이 신메뉴인 함박 2종과 카레 2종 중 하나를 골랐다. 여태까진 의식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카레를 시키고 보니 메뉴판에 실린 그림과 똑같이 나온다는 걸 알았다. 에어프라이어에서 나온 것 같은 연근과 고구마 칩 한 장까지 똑같다. 카레는 첫맛은 부드럽지만, 끝에 가니 맵다. 메뉴판을 제대로 안 보고 음식을 주문했나 싶어 메뉴판을 보니 맵다는 표시는 따로 없다. 카레와 밥은 숟가락으로 호기롭게 퍼니 바로 바닥이 보일 만큼의 양이지만, 요새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나에겐 적당했다. 카레는 시판 카레의 맛은 아니다. 아무래도 직접 만드시는 게 아닌가 싶다. 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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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샤블랑 2018.9.26.│지도 다쿠아즈 케이크를 시켰다. 비주얼이 왠지 228공원 근처에 있는 카페인 티클래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면 착각이 아니다. 르샤블랑은 228공원에 있는 티클래스 카페의 리저브 매장이기 때문이다. 티클래스보다는 좁지만 차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물론 대부분의 메뉴를 공유한다. 다쿠아즈는 까끌까끌하고 바삭한 데다 퍼석퍼석한 디저트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케이크로 어레인지된 다쿠아즈를 먹어보니 지금까지의 생각은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 겉은 바삭바삭하지만, 안은 부드럽고 폭신해서 그 차이가 신기하고 또 즐겁다. 거기다가 다쿠아즈 사이에는 치즈 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이 잔뜩 있으니,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속을 크림으로만 채워서 포크로 자르기가 힘들다는 게 단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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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무아 2018.9.26.│지도 이 조합은 뭔가 잘못되었다. 카페는 밥 먹고 난 뒤에 가는 곳이지 않나? 호호팬케익이라 해서 팬케익을 기대했는데 사실은 호떡을 팬케익처럼 크게, 두껍게 만든 것뿐이었다. 메뉴 설명을 제대로 대충 읽은 게 잘못이었다. 적어도 좀 더 얇고, 가벼운 식감으로 만들었으면 나았을 텐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속이 부담스럽다. 그뿐일까. 맛의 조화도 없다. 팬케익과 곁들임 토핑, 그리고 리코타 치즈는 각자 따로 논다. 도대체 리코타 치즈는 어디에 곁들여 먹으면 되는 건가. 여태까지 내가 안전한 길만 걸어왔구나 싶다. 단호박빙수는 여전히 맛있지만 이건 두 번 다시 시키지 않을 거고 시키는 사람이 있으면 뜯어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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