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주전부리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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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윈 2019.10.11.│지도 윈드윈의 샌드위치를 전부 먹어보겠단 일념으로 두 개나 샀다. 특히 가지 샌드위치는 제철이 지나면 사라질지도 모른단 위기감에 구매 1순위였다. 가지 샌드위치는 재료가 가진 수분에 쉽게 물리지 않는 바게트를 기본으로, 가지, 루꼴라, 드라이 토마토, 고다치즈, 크림치즈를 넣었다. 하지만 아무리 바게트가 단단하게 잡고 있어도 치즈와 가지의 눅진함 때문에 음식을 먹으면서 절로 축축 처진다. 흐물흐물한 가지 반찬의 인상을 타파하고자 산 샌드위치였지만 도리어 가지에 대한 나쁜 인상만 강해졌다. 올리브 치아바타에 해시 브라운, 양상추, 루꼴라, 그리고 달콤한 소스가 얇게 발려져 있다. 야채의 사각사각함 사이에 은근한 단맛이 올라오는 게 묘한 매력이 있다. 그렇지만 역시 여태까지 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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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브슈크레 2019.09.20.│지도 과거 만촌동에서 유명했던, 그러나 영업종료일까지 가보지 못했던 레브슈크레가 동성로 방면에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다녀왔다. 아카데미 CGV 맞은편 길을 쭉 따라간 뒤, 달팽이 식당에서 한두 블럭 더 들어가면 가게가 나온다. 간판에는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를 본떠 두 사람이 등을 맞댄 모습이 장식돼 있다. 한 분은 르꼬르동블루 파리 졸업생, 다른 한 분은 르꼬르동블루 파리의 강사셨다고 한다. (출처 : 세드라 인스타그램) 가오픈인 데다 저녁이라 그런지 남아있는 디저트가 많지 않았다. 남은 것 중에 먼저 고른 건 에끌레어 쇼콜라다. 에끌레어는 길쭉한 모양의 슈 페이스트리에 크림으로 속을 채운 뒤, 퐁당 아이싱을 덧입혀 만드는 음식이다. (출처 : 세계 음식명 백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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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키 2019.09.11.│지도 크래키는 부부로 보이는 두 남녀가 운영하는 작은 디저트 가게다. 가게 안에 취식 공간이 있긴 했지만 진득히 이야기하면서 디저트를 먹기엔 힘들다. 디저트는 쁘띠갸또와 쇼트케이크(스퀘어) 위주였지만, 현재는 쁘띠갸또의 크기가 너무 작아 좀 더 커진 버전을 준비 중이라시면서 라인업에서 내려버리고 쇼트케이크도 홀 케이크 조각 같은 모양으로 바뀌었다. 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해 포장 용기에 조그만 아이스팩이 붙어있는 건 감사하지만, 손잡이가 없어 불편하다. 단호박 타르트. 생크림 비중이 높은 단호박 무스, 스펀지 시트, 단호박 비율이 조금 더 높아진 무스, 사브레로 되어 있다. 사브레는 버터가 많이 들어가 그런가 리치하다. 위에 있는 야채는 먹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카페 로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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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타보카 2019.09.06.│지도 젤라또는 이탈리아의 아이스크림으로, 아이스크림보다 신선하고 밀도는 높으며 지방은 적게 들어간 음식이다. (출처 : 세계 음식명 백과) 거기다 어디서 듣길 젤라또는 쫀득하다고 한다. 쫀득함은 터키 아이스크림에서도 느껴봤지만 젤라또에서도 느끼고 싶다. 분명 옛날에 부산에서 장미 모양의 젤라또를 먹었지만, 기억이 안 나서 한 번 더 먹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가게 된 곳이 할타보카다. 어느 나라의 언어일 것만 같은 할타보카는 핥아볼까? 라는 말에서 따온 것이란다. 유명해진 지가 벌써 오래라 힘든 한 걸음을 옮기는 사이 달서구에 지점을 하나 더 냈다. 메뉴가 다양하나 철마다, 날마다 바뀌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가게가 좁은 데다 이미 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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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과자점 2019.08.09.│지도 까눌레는 바삭함과 풀빵 같음의 대비를 잘 살리고 럼향이 풍부하다. 라임 코코바는 사진만 봐선 한 손에 쥐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크다. 질감은 휘낭시에 정도를 기대했는데 진득하다. 상큼한 열대과일 같은 이름과는 달리 치즈 기조에 질감까지 질척이니 가뜩이나 습한 날씨에 기분이 좋지 않다. 코코넛과 붙어버린 치즈의 구질구질한 맛을 견제해줄 것은 라임뿐인데 생각보다 라임 맛이 빠르게 들어오지 않는다. 바질&토마토 휘낭시에는 널리 알려진 조합이라 실패가 없다. 신맛과 짠맛이 먼저 튀기 시작하는데 바질의 흙 향이 나중에 올라와 싱그럽게 마무리된다. 한편 얼그레이 휘낭시에는 홍차로 유명한 마리아쥬 프레르를 사용한다. 그래봤자 향은 약하겠지 싶었지만, 생각보다 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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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상점 2019.7.27.│지도 빙수는 얼음을 갈아 위에는 고명(혹은 토핑)을 얹어 먹는 음식이라 얼음이 쉽게 녹으면 안 된다. 분명 실내는 에어컨을 틀어 시원하다. 복숭아 빙수를 받아들고 성에 찰 때까지 사진을 찍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벌써 빙수가 그릇을 넘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빙수가 일본의 카키고오리처럼 그릇은 작은데 얼음은 그의 2~3배가 될 정도로 높게 쌓은 데다, 복숭아 퓨레가 무거워 얼음을 누르고 그 결과 녹는점이 낮아지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한다. 복숭아는 물복숭아로, 맨 위에 토핑으로만 있는 게 아니라 빙수 안에도 상당한 양이 있다. 은은하게 단 것도 좋다. 그래놀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맛을 즐기기도 전에 얼음이 녹아버리니, 마치 운동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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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낭만적인 위로, Dayday 2019.7.23.│지도 주택가에 있는 카페로 가정집을 개조했다. 테이블은 3개, 창가에 좌석 4개, 단체석 하나로 규모는 작다. 단체석은 공간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한 공간을 공유한다. 그렇지만 좌석 간격이 널찍하지 않은 데다 이날 운이 나빴는지 목소리가 큰 사람이 뒤에서 신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정작 나와 일행이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다. 1인용 빙수가 있대서 땡볕에 꾸역꾸역 간 곳이었는데, 1인용 빙수라는 점은 좋았지만, 흑임자라 이에 너무 끼이는 게 문제다. 구수함보다 단맛이 강해 뒷맛이 좋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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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저택 2019.7.19.│지도 비밀의 저택. 카페이자 술집이다. 외관만 보자면 빌라 입구 같지만 안은 서양식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다. 그러면서 곳곳에 입구에 놓인 거울이 사실은 냉장고라든가, 책장을 밀면 화장실이 나온다든가 하는 재미있는 장치도 있어 즐겁다. 저녁을 기준으로 조명은 어슴푸레했고 좌석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렇지만 - 이날만 그런 건지 - 사람이 있어도 크게 시끄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 이름 그대로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기에 딱 좋았다. 가게 안에 고양이가 있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할 것 같다. 다행히도 이땐 아직 곤히 자고 있었다. 음료인 얼그레이는 T-BRISE를 사용한다. 술집을 겸하고 있어 카페 음료가 많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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