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주전부리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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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리네 2020.8.│지도 홧김에 돈을 쓰는 일은 좀처럼 없는데, 이날은 예외였다. 잘 볼 수 없던 메뉴가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오랜만에 간 프라리네는 내외부를 전부 단장하여 훨씬 깔끔해졌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메뉴판을 유심히 보니 타르트와 파이라는 단어가 혼용되고 있어 차이가 뭔지 궁금해졌다. 백과사전에는 밀가루 반죽으로 덮인 게 파이, 위를 덮지 않아 재료가 보이는 게 타르트(출처 : 두산백과 - 파이, 두산백과 - 타르트)라고 한다. 그렇게 치면 이번에 산 건 모두 타르트라고 해야 맞지 않나 싶다. (그렇지만 사진 밑의 주석은 일단 메뉴판을 따라 적어놓았다) 집에서는 잘 졸여져 씹는 맛이 있는 무화과 타르트와 머랭과 빵의 사이의 식감이 마치 생크림처럼 행복했던 머랭 사과 타르트가 제일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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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크커피앤파티세리 2020.8.│지도 외진 곳에 있는 카페가 아닌데도 이상하게 발이 안 갔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럴 예정이었지만 흑임자 아이스크림이란 메뉴에 홀려버렸다. 고소하지만 텁텁하지 않고, 달콤하지만 과하지 않은 아이스크림. 금방 사라지기에 더욱 행복한 찰나였다. 가게에는 빵과 디저트도 많았다. 하지만 일부 디저트를 제외하면 덮개가 없어 영 살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행히 바닐라 타르트는 투명한 유리 너머에 다소곳하게 있다. 그렇지만 구매한 다음 날 먹어서인지 진득하며 착 달라붙는 느낌은 덜하다. 이전 랑잠에서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변형한 걸 먹어봤고, 또 맛있어서 이번에는 원조 잠봉뵈르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렇지만 지금 글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잠봉뵈르에 쓰이는 바게트도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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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쁘띠델리스 2020.8.│지도 어느새 범어로 이전한 르쁘띠델리스는 오피스텔 상가의 미로 같은 구조로 더욱 찾기 어렵다. 기어이 찾아간 가게는 작아진 공간만큼 내놓는 제과류의 종류도 줄어든 느낌이다. 여전히 손바닥보다 작은 케이크 중에서 옥수수 치즈 케이크를 골랐다. 케이크보다 더 커 보이는 옥수수 크림 위에는 빨간 스프링클처럼 보이는 적후추가 있다. 진득한 느낌의 치즈케이크와 강렬하지 않은 인상의 옥수수가 빚어내는 밋밋함을 끊어내는 적후추의 강렬함은 잊을 수가 없지만 익숙하지 않은 맛은 오히려 거부감만 준다. 마카롱을 케이크 후에 먹어 얼마나 다행이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얼그레이의 맛은 사실,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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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블랙티, 귀리우유 2020.7. 할인코너에 있던 음료. 보통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놓는데 12월까지라 마음 놓고 들고 왔다. 우유 대체품이 그렇듯이 밀크티에 물 탄 맛이 난다. 그러다가 입안에서 가실 때 소금의 떫은 짠맛이 살짝 지나가는데 거슬리지는 않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가격이 장벽이다. 귀리 우유와 흑임자 우유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잊어버리니 또 눈에 띈다. 이름만 봐선 아몬드 우유나 라이스 우유 같은 우유 대체품 같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덴마크 모닝 시리얼 우유다. 성분표를 꼼꼼히 봤다면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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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2020.7.│지도 삼덕동에 가면 안쪽에 있는 가게를 주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달구벌대로와 가까운 곳에 있는 가게들은 그저 지나치는 곳에 불과했으며, 이건 대구동부교회 뒤쪽에 있는 어니스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막상 가고 나니 왜 이제야 갔는지 후회스러울 정도다. 과하지 않은 음량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묻어버리는 재즈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건 에그타르트다. 바삭한 겉면과 푸딩과 같은 속이 대비되는 에그타르트는 순식간에 사라져 하나만 시킨 게 아쉬울 정도였다. 역시나 여기도 덮개가 엎어 찜찜하긴 했지만, 너무 맛있었던지라 위생을 감안하고서라도 한 번만 더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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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빵고스란히 2020.7.│지도 반지하에 있는 독립서점 겸 빵집 겸 카페. 접근성은 동성로에 있는 독립서점 - 고스트북스, 더폴락, 차방책방 - 이 우세하지만, 이들은 다들 후미지며, 개인적으로 느낌이 좋지 않아 밤에는 잘 다니지 않는 곳에 있어서 더욱 책빵고스란히가 마음에 들었다. 공간은 크게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곳, 오른쪽의 공용 탁자가 있는 곳, 그리고 문턱 너머의 취식공간으로 마련된 곳의 세 군데로 나뉘어 있다. 빵을 파니 빵을 안 살 수는 없다. 바질은 언제나 맛있기에 바질 올리브 식빵을 하나, 제로테이블을 그리워하며 채소 식빵도 하나 샀다. 믿기지 않지만, 저 크기에 3500원이었다. 기분 탓인가 채식 제품은 더 비싼 것 같다. 그렇지만 막상 먹어보니 쫄깃하며 촉촉해서 가격 생각은 잠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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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제과점1, 베이크드인스테인2 2020.7.│지도1, 지도2 목조의 차분함이 마음에 들었던 곳. 입구의 노렌에서부터 시작해 가게 안의 모든 것이 다분히 일본의 오래된 감성을 연상시킨다. 가게는 좁으며 취식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게랑드 소금 쿠키(3300원)를 샀는데 너무나도 평범한 맛이다. 답례품에 들어 있는 쿠키의 맛과 닮았다. 아일랜드 주방처럼 중간의 작업공간을 중심으로 진열대가 있다. 덮개가 없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이왕 왔으니 궁금했던 빵을 샀다. 토마토 바질 치즈 식빵(5500원)은 다 먹지 못해 날을 거듭하게 되었는데, 버터 향이 진하게 올라온다. 토마토와 치즈는 듬뿍 들어있지만, 바질은 정말 조금 있다. 그렇지만 큰 인상은 없으며 전체적으로 식빵에 이런 재료가 들어가 있다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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