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주전부리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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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BAot) 2018.11.20.│지도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크루아상이 이미 다 팔려서 하는 수 없이 다른 빵을 샀다. 내가 다녀본 곳 중에서 크루아상이 제일 맛있는 곳인데, 오랜만에 가서 더 아쉽다. 퀸아망은 전에 먹어 보았는데 여전히 맛있다. 올리브 치즈 치아바타는 올리브와 치즈가 반반 피자마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치즈 바게트는 잎새 모양이라 제일 눈을 끄는데, 겉만 예쁜 게 아니라 빵칼을 사용할 필요 없이 한 잎(?)씩 뜯어먹을 수 있다는 편의상의 장점도 있다. 딱딱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치즈 맛은 크게 나지 않는다. 뭘 먹어도 맛있는 집인데, 계산하고 나서 아무 생각 없이 빵 트레이를 보니 덮개가 없어 처음으로 신경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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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르마 2018.11.20.│지도 마카롱은 그리 유쾌하지 못한 계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디저트다. 하지만 요행인 줄 알았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르고, 덕분에 나는 생활권에 마카롱 가게를 얻는 행운을 가졌다. 하지만 일단 가게가 생겨서 안심했기 때문일까? 바라던 디저트 가게인데도 좀처럼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날 가게 된 건 단순히 동선이 맞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발을 옮긴 거지만 불안했다. 마카롱을 먹은 지 오래돼서 미치도록 달다는 생각만 남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막상 먹은 마카롱은 달지만 쫀득했다. 필링은 버터가 튀지만 꼬끄가 느끼함을 잘라준다. 하지만 '소금 바닐라' 마카롱인데 소금의 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바닐라는 향이 약했다. 그래도 여기까진 좋았다. 새 디저트를 산 것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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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커피1, 카린상점2 2018.10.9.│지도1, 지도2 둘 다 많이 들어본 가게다. 보통 세트로 많이 언급되는데, 카린상점에서 케이크를 사면 바로 옆 가게인 이에커피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에커피도 워낙 인기 있는 가게라 좀처럼 자리가 나진 않는 게 제일 큰 문제다. 이날 갔을 때도 역시나 사람이 많았지만 조금 기다리니 자리가 나서 어떻게 앉았다. 이에커피는 주택, 그것도 옛날 주택을 개조한 곳이라 그 시절의 느낌이 풍긴다. 그런데 음료를 시키려고 보니 일단 메뉴도 한정적이고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메뉴가 아예 없다. 혹시나 싶어 여쭤보니 오렌지주스가 있긴 한데 굳이 메뉴에 올려놓진 않는다고 한다. 그냥 나처럼 이렇게 물을 때만 알려주신다고 하는데 굳이 이러시는 이유를 잘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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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샤블랑 2018.9.26.│지도 다쿠아즈 케이크를 시켰다. 비주얼이 왠지 228공원 근처에 있는 카페인 티클래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면 착각이 아니다. 르샤블랑은 228공원에 있는 티클래스 카페의 리저브 매장이기 때문이다. 티클래스보다는 좁지만 차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물론 대부분의 메뉴를 공유한다. 다쿠아즈는 까끌까끌하고 바삭한 데다 퍼석퍼석한 디저트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케이크로 어레인지된 다쿠아즈를 먹어보니 지금까지의 생각은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 겉은 바삭바삭하지만, 안은 부드럽고 폭신해서 그 차이가 신기하고 또 즐겁다. 거기다가 다쿠아즈 사이에는 치즈 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이 잔뜩 있으니,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속을 크림으로만 채워서 포크로 자르기가 힘들다는 게 단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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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무아 2018.9.26.│지도 이 조합은 뭔가 잘못되었다. 카페는 밥 먹고 난 뒤에 가는 곳이지 않나? 호호팬케익이라 해서 팬케익을 기대했는데 사실은 호떡을 팬케익처럼 크게, 두껍게 만든 것뿐이었다. 메뉴 설명을 제대로 대충 읽은 게 잘못이었다. 적어도 좀 더 얇고, 가벼운 식감으로 만들었으면 나았을 텐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속이 부담스럽다. 그뿐일까. 맛의 조화도 없다. 팬케익과 곁들임 토핑, 그리고 리코타 치즈는 각자 따로 논다. 도대체 리코타 치즈는 어디에 곁들여 먹으면 되는 건가. 여태까지 내가 안전한 길만 걸어왔구나 싶다. 단호박빙수는 여전히 맛있지만 이건 두 번 다시 시키지 않을 거고 시키는 사람이 있으면 뜯어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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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눅베이커스 2018.8.30.│지도 사진은 역시나 기만의 예술이다. 모처럼 발견한 마음에 쏙 드는 카페가 있었는데 '일본풍' 인테리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넘쳐나는 일본식 음식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거부감이 들었지만 역시 꼭 내 눈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을 꺾진 못했다. 아파트 초입이란 건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었지만, 오르막이란 건 가고 나야 알았다. 반은 등산하는 마인드로 가게로 올라갔다. 손잡이 없이 널따란 문을 밀어서 들어간다. 눈으로 쓱 둘러보니 내가 '낚인' 스팟이 보인다. 전체적 인상이 부분보다 못했다. 난 또 속았다. 빵은 파이류가 반 이상이었고 전체적으로 가격이 높았다. 벽을 보니 크루아상에 프랑스 밀가루인 T45를 사용한다고 해 놓았는데, 굳이 크루아상이라고 적은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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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밀크티 2018.6.5.│지도 지하 1층에 있는 카페다. 지하에 있다니 괜히 또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부터 앞선다. 카페에서 창문을 굳이 의식해서 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막상 가게에 들어서니 화이트톤의 인테리어가 심상 속의 어두침침하고 축축한 지하의 이미지를 내보낸다. 테이크아웃으로 오리지널에서 단맛이 줄어든 오리지널 다크 밀크티(6900원)를 샀다. 마셔보니 딱 적당한 단맛이다. 무가당 옵션은 없다. 홍차 전문인 티룸오후네시와 굳이 비교한다면 훨씬 진하고 무가당 옵션이 있는 티룸오후네시쪽이 좋았다. 오늘은밀크티는 조금 더 대중적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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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무아 2018.6.5.│지도 예전에 단호박 빙수를 시켰을 땐 그냥 느낌만인 줄 알았는데 역시나 단호박 빙수는 생각보다 나오는 데 오래 걸린다. 만 원. 이제 빙수에 만 원이란 가격은 물가로 보나 사용된 재료로 보나 낯설지도 않다. 할머니, 할아버지 댁을 절로 연상시키는 놋그릇의 색이 단호박 빙수랑 잘 어울린다. 연약해 보이지만 그릇은 의외로 빙수를 단단히 지탱한다. 단호박 무스를 겉에 매끈하게 펴 바른 뒤 꿀을 얹었다. 반짝반짝 빛난다. 단호박의 구수하면서도 약간은 비린 맛이 꿀의 강렬함으로 묻힌다. 질리지 않는다. 바깥의 무스를 다 먹으면 심심해서 어쩔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안에도 무스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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