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주전부리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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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명가 2020.6.│지도 오늘만큼은 빙수를 먹어야겠다 싶어 호기롭게 말차빙수를 시켰는데 호기가 아니라 오기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심지어 얼음은 위를 걷어내고 아래를 먹을 때가 되니 뭉쳐있다. 그렇다면 바로 만든 게 아니란 건데 나오는 건 왜 느렸는지. 밀레폴리에. 모양만 보고 밀푀유라고 생각해 시켰는데 먹어보니 전혀 달랐다. 눅눅해져 빵 같아진 페이스트리에 계피 향이 감도는, 커스터드 크림으로 추정되는 무언가. 그럼 도대체 눈앞에 있는 이건 도대체 어떤 음식인지 찾아보니, 황당하게도 밀레폴리에는 밀푀유를 부르는 이탈리아명이라고 한다. 결국, 밀푀유란 거다. 그렇지만 이건 아니다. 오늘은 둘 다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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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상점 2020.6.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여태껏 문을 닫고 있었던 모가와 카린상점. 계속 문을 닫고 있을 수는 없었는지 주말 한정으로 삼덕동에서 일시적으로 영업을 했었다. (물론 지금은 영업을 종료했다고 한다) 마침 삼덕동에 볼일이 있던 참에 들렀지만 사고 싶던 건 이미 팔려버렸고, 아쉬운 대로 다른 걸 샀다. 그중 옥수수 머핀은 구색갖추기용이었다. 하찮은 크기에 이름에서부터 연상되는 맛이라 큰 기대가 없었는데 달콤하면서도 찌르는 듯한 파 맛이 살짝 있어 예상외였다. 반면 윈드윈베이커리의 시나몬을 생각하고 산 시나몬 롤은 거하게 실패했다. 시나몬'롤'인데 롤은 없다. 빵은 눅눅하다. 빵 속에도 위에도 듬뿍 뿌려진 계피 설탕은 진하다 못해 질리기 직전이다. 여기에 위에 끼얹은 크림치즈는 과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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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이젠 2020.5. 비원을 이뤘다. 동과차를 먹고 싶었는데 가게에 없어 눈물로 지새던 날이 며칠인가. 갈망을 채우기 위해 공차에서 마신 윈터멜론 밀크티는 너무 달아 먹을 게 못 되었다. 그러다 배달 앱을 보니 글쎄 동과차가 메뉴에 추가된 게 아닌가. 이건 구원이다. 그렇지만 이왕 홍루이젠에 들르는 거니 샌드위치도 샀다. 오리지널도 좋지만, 신메뉴인 갓군샌 중에서 제일 궁금했던 갈릭 버터로 한다. 갓군샌 시리즈는 즉석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성분표기는 없었다. 재료는 치즈에 햄이라는 기본적인 샌드위치 재료에 갈릭 버터라는 성공 공식을 따른다. 다만 햄이 오리지널 샌드위치에서 맛볼 수 있는 그것은 아니었다. 씹는 맛이 없다. 그리고 대망의 동과차. 당류가 첨가되어 있긴 하지만 구수한 맛이 우선이다. 흑설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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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트 2020.4. 축하의 의미로 케이크를 사는 건 진부한 행위 같았다. 그렇지만, 사고 보니 역시 케이크만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시그니처 케이크라는 거창한 칭호를 단 솔티드 캐러멜 케이크는 이름만큼이나 가격도 다른 케이크보다 비싸지만, 까눌레를 담아둘 것만 같은 케이크 스탠드에 케이크를 담아, 꽃잎처럼 펼쳐지는 포장 상자에 담아주니 이름값은 톡톡히 했다. 홀케이크는 오랜만이라 그 모습은 영롱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좋았던 건 겉뿐이었다. 모모케이크의 그것까지 바라는 건 사치지만, 시판 캐러멜을 그대로 얹은 성의 없음에 캐러멜 소스는 뭉쳐서 도넛처럼 건져 올려진다. '솔티드'라는 글자는 찾을 수 없을 만큼 힘이 약해 그냥 캐러멜 케이크로 전락했다. 캐러멜 쉬폰,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 캐러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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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초콜릿 빈투바에 한창 관심이 있던 때에 Tday 이벤트로 마루 초콜릿을 할인하여 저렴하게 구입했다. 미니 5종 선물세트는 퇴근하니 이미 다 팔리고 없었고, 아쉬운 대로 80g을 구입했다. 제품 설명을 보니 다들 개성적인 맛일 것 같아 거부감이 비교적 적을 것 같은 것을 골랐다. 패키지는 빳빳한 종이에 고유의 패턴이 들어갔다. 스티커를 떼면 바로 전면부가 나온다. 스티커에 있던 마크가 초콜릿에도 새겨져 있다. 두께는 일반 초콜릿의 2배 조금 더 되는데, 그 덕분에 아몬드와 땅콩의 중간 느낌으로 경쾌하게 씹혀 기분이 좋다. 사선으로 새겨진 초콜릿은 보기에는 좋았지만 조금씩 먹으려고 쪼갤 때는 불편하다. 제일 먼저 먹은 동나이(위)는 말로만 듣던 블룸 현상이 살짝 보이는데, 다행히도 벤쩨(아래)와 띠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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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베이커리 2020.2.│지도 겹치는 동선이 없어 입맛만 다시고 있었던 모리베이커리가 코로나 19로 대구 전지역에 무료배달을 한다길래 냉큼 주문을 넣었다. 사진에 있는 허니 버터 토스트 외에도 생식빵을 더 시켰다. 식빵이면 식빵이지 뭔 또 생식빵이냐, 싶었더니 일본에서 온 단어인 듯하다. 굽지 않고(토스트) 먹어도 맛있는 빵이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식빵은 재료이기도 하지만 이미 그 자체로 완제품인데 왜 꼭 스쿱 쿠키처럼 다 되지 않은 상태 - 생지 - 를 연상시키는 생식빵이라는 단어를 붙이는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간에 생식빵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어받고자 이런 단어를 붙였다면, 그냥 먹어도 맛있는 빵일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의 생식빵은 속이 부드럽지만 맛이나 식감이 특징적이지는 않아 그 자체로만 먹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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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초당 순두부아이스크림 강릉에서 유명한 순두부 아이스크림이 제품화되었다. 원조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반가웠다. 그렇지만 대량생산의 혜택을 바로 받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집 근처 편의점에 물어봐도 사장의 시큰둥한 대답만 들어 포기할까 싶던 찰나에 산책하러 나간 편의점에서 기적처럼 아이스크림을 보게 되었다. 일반 아이스크림이 우유라면 강릉초당 순두부 아이스크림은 저지방 우유에 가깝다. 처음에는 뭔가 싶지만 두세 번 먹으니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아이스크림 특유의 텁텁함이 덜한 대신 부드러움도 덜하다. 냉장고에 오래 있었는지 콘이 눅눅했다. 덩어리져서 씹히는 경향도 냉동고에 오래 있었던 탓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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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케이크 2020.2.│지도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에는 까다로운 모모케이크. 다가오는 봄의 기운을 느끼며 산책 겸 들렀다. 케이크가 다소 높다. 모카 시트에 캐러멜 생크림이 교대로 쌓이고, 맨 위에는 캐러멜 소스와 소금, 그리고 한때 유행했던 식용금박이 있다. 캐러멜 중 제일 진한 맨 위의 소스는 아쉬운 양이지만 그랬기에 질리지 않았고, 캐러멜 생크림은 맛이 강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벼운데 모카 시트가 적당히 눌러준다. 소금은 적지만 포크를 부르는 마법의 단짠 주문을 외기에는 딱이다. 실패하지 않는 조합의 케이크. 겉이 마치 다쿠아즈 같아서 식감도 그것을 기대했지만 바삭하고 폭신하기보다는 말차딸기롤이란 이름처럼 빵에 가깝다. 시트에 말차가 있긴 하지만, 라즈베리 크림과 딸기의 상큼함에 눌려 씁쓸함을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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