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한끼 채우기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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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순대 대구지산점 2018.10.4.│지도 새로 생긴 순댓국집에 가보고 싶었는데 넓은 홀에 비해 항상 사람이 없어 망설여졌다. 하지만 다행히 이날은 사람이 있어 가게에 들어갔다. 메뉴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본래순대국을 주문했다. 찬은 전체적으로 양이 적다. 음식쓰레기를 줄이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 그중 깍두기는 그냥 깍두기가 아니라 보리 깍두기라고 한다. 보리가 깍두기와 함께 있기 때문에 보리 깍두기란 걸 모르면 음식을 재활용한 거라는 오해도 불러일으킬 것 같았다. 맛은 구수한 단맛이 살짝 감기는 정도이다. 인위적인 단맛을 내기 위한 사카린류의 그런 텁텁하고 강렬한 맛은 아니었다. 맛있다는 평이 많아서일까? 따로 판매도 하고 있다. 육수는 사골을 사용했다고 벽에 붙여 놓았는데 내가 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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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비엔 수성못직영점 2018.9.24.│지도 추석 당일이라 그런지 수성못에는 차례를 지내고 나들이를 나온 것 같은 사람이 많이 보였다. 주위를 한 바퀴 돌다 보니 수성랜드와 접해있는 산책로에 코스모스가 양옆에 있었다. 호수를 한 바퀴 도니 역시 배가 고파오는데 문 연 곳은 많이 없고 해서 브이비엔에 또 갔다. 푸팟퐁커리를 시켰는데 게와 홍합, 새우에 조개 몇 점이 있다. 사진에 보이는 흰색 튀김은 아마 쌀국수를 튀긴 것 같기도 하다. 양념은 첫맛은 부드러우면서 차츰 이국적인 매운맛이 올라와 튀김의 느끼한 맛이 상쇄되는데, 해물이 알차지 못해 흡사 쭉정이 같은 느낌이다. 특히 홍합은 살이 너무 작다. 그렇지만 양지 쌀국수는 맛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 국물이 참 궁금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국물은 그때만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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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나 2018.9.10.│지도 일리아나는 범어동에 있는, 가정집을 개조한 레스토랑이다. 이른 저녁에 예약해서 그런지 아주머니 손님 말고는 없었다. 수저를 어디서부터 써야 하는지 미리 공부해 둘 걸 싶었다. 급하게 찾아보니 바깥에서부터 차례대로 쓰면 된다고 한다. 빵은 가볍지만 곁들이는 토마토소스가 깊다. 가지를 모양대로 얇게 썰어서 치즈를 올려 구운 뒤, 발사믹 소스를 뿌렸다. 집에서 부모님께서 해 주시는 색도 칙칙한데 식감조차 물컹물컹해 괜히 기분 나쁜 반찬이 가지요리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새로웠을 뿐 아니라 맛있었다. 가지 특유의 식감도 얇게 잘라서 그런지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오른쪽에는 홀그레인 머스타드에 와사비가 들어간 것 같은? 소스가 있었지만, 굳이 먹지 않았다. 없어도 충분히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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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담 3호점 2018.6.5.│지도 소가담은 돈가스에 생크림을 찍어 먹는 곳이 있다면서 친구가 데려가 준 곳이다. 한참 전에 갔기 때문에 아직 영업하고 있을까 싶었지만, 다행히도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지도를 링크하려고 소가담을 검색했더니 앞산에서 발원한 소가담은 프랜차이즈가 되어 여러 곳에 지점을 내고 있었다. 물론 약령시에 있는 3호점 또한 지점 중의 하나이긴 하다. 생크림에 찍어 먹는 돈가스는 과연 특이하긴 했지만, 특이할 뿐 맛에 있어 감동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많이 찾아가진 않았다. 하지만 이날 먹은 발사믹 오븐 돈가스는 맛있었다. 고기는 맛있지만 조금 답답한데, 이걸 양파의 아삭한 식감과 발사믹의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잘 날려준다. 그렇지만 그 고기가 오븐에서 바싹 조리되어 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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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뜨라 2018.7.19.│지도 중앙파출소에서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 삐에뜨라는 생각보다 멀었다. 이쯤이면 도착했겠지 하는 거리에는 소가담이 있었고 삐에뜨라는 소가담까지 걸어온 거리의 거의 배는 걸어야 했다. 골목이 꺾이는 모난 자리에 똑 떨어진 흰 조약돌, 삐에뜨라가 있었다. 가게는 생각보단 좁았다. 단체석인지 예약석인지 모를 공간을 떼어놔서 그런 것 같다. 식전빵은 바게트같이 생겼지만 딱딱하진 않았다. 말랑말랑하면서 쫄깃쫄깃하다. 주문은 왕새우 비스큐와 꽃게 리조또로 했다. 둘 다 비스큐 소스를 사용하는 것이라 괜찮겠냐고 종업원이 물으셨지만 그대로 먹기로 했다. 겉으로 보기엔 스파게티 면과 굵기가 큰 차이 없는 것 같지만 역시 먹으니 두께가 실감이 난다. 하지만 소스가 면에 착 배어들어 따로 논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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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2018.6.2.│지도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음식점 '작은'은 주택가에 있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다. 가게는 차로를 따라 일직선으로 올라간 뒤, 세븐일레븐을 기점으로 빌라를 끼고 골목길로 들어가 좌회전을 해야 나온다. 그야말로 다른 사람의 단독주택에 놀러 가는 것 다름 아니다. 그렇지만 덕분에 창가 풍경에 한산함을 담을 수 있었다. 내부는 집의 구조를 살려 크게 두 곳으로 좌석을 나누었다. 콘셉트는 한옥인 듯하다. 구석에 옛집에서 볼 법한 소품들이 거슬리지 않게 놓여있다. 바질페스토의 소문을 듣고 찾아간 집이었는데 제법 맛있다. 그렇지만 그것보다는 봉골레가 너무 강렬하다. 어떻게 봉골레에서 라면스프 맛이 날 수가 있나. 가격을 생각하면 피눈물이 난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될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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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스 홈그로운 팜스탠드 2018.6.14.│지도 그렉스 홈그로운 팜스탠드를 알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다. 수성시장 안쪽에 있는, 귀농한 외국인이 운영하는 이 가게는 어느 블로그 포스팅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모른 채였을 것 같다. 하지만 샌드위치나 파이 같은 음식에서 식재료까지 취급하기 때문에 보통 음식점과는 조금 다르게 잡다한 느낌이다. 시장의 분위기가 더해져 이 느낌은 더 강하다. 음식을 팔긴 하지만 안에 먹을 곳은 없어서 포장만 할 수 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갈색 냅킨과 물티슈까지 넣어주신 뒤 종이가방 안에 예쁘게 넣어주신다. 사장님이 냉장실에서 꺼내 담아주신 바나나 코코넛 크림 파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진만 보면 맛이 상상된다. 바나나, 코코넛, 크림의 질척하면서도 단맛을 밑의 시트의 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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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로진 2018.7.14.│지도 가게는 어린이극장으로 활용되는 마고재 바로 옆에 있다. 마고재 건너편에는 도서관 '삼덕마루'도 있다. (출처 : 대구광역시 블로그) 오픈 시간에 맞추어 들어갔다. 입구는 통로와 주방으로 나눠 써서 좁았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만큼 좁진 않다. 여름이라 아직도 햇빛은 강하지만 실내는 적은 수의 조명과 노란빛으로 한발 먼저 저녁을 열고 있다. 테이블은 5개 정도로, 커튼으로 구획을 나누고 있다. 애피타이저. 연어를 포함한 회 전반을 싫어하는데, 맛있었다. 정말로! 저 초록 콩 같은 재료가 궁금한데 뭐라 검색할지도 몰라서 아직도 모르는 중. (우연한 기회로 케이퍼란 걸 알게 되었다) 먹어보니 시다. 피클이 특이하다. 모양이 꼭 총각김치의 그 알타리무 같다. 일행이 시킨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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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 2018.8.10.│지도 서울에 있다는 지구당이 대구에도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지 한참 됐는데 인제야 가본다. 지도를 보고 갔는데도 헤맸는데 대구백화점 정문에서 왼쪽으로 나 있는 골목(목루, 소가담)에서 주차장으로 나 있는 오른쪽 샛길에 있다. 문은 굳게 닫혀 있는데, 인터폰을 누르고 들어간다. 2명이요, 라고 말하니 오른쪽 쪽문에서 주인분이 반갑게 인사하신다. 미닫이문으로 가장한 누름식 자동문으로 들어간다. 카운터석이 4개 정도 있었지만 운 좋게도 하나밖에 없는 테이블 석이 비어있어 그쪽으로 안내받았다. 메뉴는 규동과 오야코동뿐이다. 일행이 시킨 오야코동. 좋아할수록 더 먹게 되고, 더 먹는 만큼 경험도 많아져 맛에 가치를 매길 수 있게 되는 건 정말이다. 그래서 규동이 맛있다, 아니다라고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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