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한끼 채우기 215
-
안또니아의 손 파스타집 2018.2.9.│지도 저번에 먹었던 관자 버터구이가 아직 기억에 생생해서 한 번 더 먹고 싶던 찰나 안또니아의 손 파스타 집 2월 메뉴가 관자가 들어간 파스타였다. 난 운이 참 좋다. 이번 달의 파스타는 흔히 없는 우유 소스다. 우유를 베이스로 해서 소스는 깨끗하고 가볍게 고소한 한편 마늘 맛이 조금 느껴진다. 다른 재료들을 삶은 후 갈아 소스를 만들어 그런지 소스는 조금 뻑뻑하고 적다(아쉽다). 관자는 당연히 맛있다. 포테이토 에그피자는 조각마다 얇게 슬라이스 된 토마토가 있고 그 위에 돼지고기와 감자가 있다. 계란은 피자 전체에 고루 퍼져 있어 계란의 맛을 느끼긴 힘들다. 거기다가 오레가노의 존재도 (개인적으로) 너무 두드러진다. 메뉴판에 보면 향신료는 오레가노 외에도 로즈마..
-
8월의양 2018.2.5.│지도 주택가가 중심가에서 점점 외부로 이동하듯 최근의 음식점 또한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삼덕동, 봉산동 등)에 생겨나기 시작한다. 8월의양은 달구벌대로는 물리적, 심리적 저항선 너머에 위치하여 선뜻 가기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월간 메뉴, 즉 기간 한정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유혹한다. 반월당역 2번 출구를 나와 과연 가게가 있을까 싶은, 주택가로 가는 오르막을 오르면 8월의양이 보인다. 건물은 새로 지은 게 아닌 기존의 가정집을 개조한 듯 보인다. 2층은 공방을 하고 있고, 1층에는 음식점인 한편 공방에서 만든 듯한 물건도 팔고 있다. 마당을 들어서면 주인 부부께서 가게 안으로 안내해주신다. 미닫이문 안에는 가게 한가득 포근함이 차 있다...
-
빠리 동물원 2018.2.13.│지도 오후 1시를 조금 넘어 매장에 갔는데 사람이 많았다. 마주 볼 수 있는 자리엔 전부 사람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벽에 붙은 좌석에 앉았다. 마늘곰 돈까스는 돈까스에 마늘이 들어간 게 아닌, 간장 소스에 마늘이 들어간 돈까스다. 소스가 종지에 담아 나와 취향껏 찍어 먹거나 부어 먹을 수 있다. 소스는 마늘을 굳이 씹어 먹진 않는 이상 매운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간장 소스가 조금만 더 달콤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기분 탓인지 고기는 지난번보다 얇아진 것 같다. 당연하지만 마늘이라는 치명적 문제가 있어 맛과는 별개로 구강 청결에 매우 신경 써야 했다. 앞으로 먹어보고 싶은 메뉴는 구름 돈까스, 호랑이 돈까스, 둘리 돈까스. 지금까지는 얼룩말 돈까스가 ..
-
뜨라래 2018.1.23.│지도 뜨라래에 간 건 유례없이 추웠던 올해 겨울 중 '정말 춥다'고 느낀 날 중 하나였다. 약속을 무르려니 새로 날을 잡기도 어려울 것 같아 약속장소에 나오기는 했지만, 껴입어도 껴입어도 추위는 얼마 없는 틈새를 잘 찾아 몸속에 스며든다. 보통이라면 약속까지 남은 시간을 가게를 구경하며 보내지만, 이날만큼은 너무 추워서 한 곳에 꼭 박혀 있었다. 그래서 일행이 동성로에 왔다는 전화를 받고서는 바로 가게에 갔다. 뜨라래는 이전에 갔던 가게 '풍경'과 비슷한 콘셉트의 가게로, 당시 비슷비슷한 가게 중 제일 인기 있었던 가게였다. 나 하나쯤 가지 않는다고 해서 가게가 갑자기 문을 닫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잘 있나 안부를 확인하고 싶은 소중한 가게다. 그렇지만 날이 좋지 않았던..
-
퇴근길생고기 복현점 2018.1.8.│지도 이런 가게를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찬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안 먹는 게 대다수라 굴, 천엽, 오뎅, 꼬마김밥만 손대긴 했지만... 곱창전골에는 부추와 느타리버섯(?), 만두, 양파, 김치 등등이 들어갔지만 당연하게도(?) 곱창은 많지 않았다. 거기다 매워서 좀 먹을라치면 혀를 식히기 위해 물을 마셔야 했다. 그 결과 얼마 먹지도 못했는데 배가 불러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식사를 마쳐야 했다. 하지만 곱창이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인 만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이게 더 좋은 것 같다.
-
스구식탁 2018.1.20.│지도 가고 싶은 가게는 많고 나갈 일은 얼마 없어 언젠가 가볼 음식점/카페 리스트가 전혀 줄어들지 않던 차에, 마침 약속이 잡혀서 스구식탁에 갔다. 통신 골목 삼거리라 찾기도 쉽다. 겉만 보면 가게가 좁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그렇지도 않다. 내부는 오픈키친에 바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혼자 오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거의 흡사한 형식의 좌석인 마코토는 뒤편에 옷을 걸 수 있는 데다 탁자 밑에도 수납함이 있어 소지품을 두기에 용이했는데 여기는 둘 다 없어서 물건을 두기 불편했다. 보통 샤브샤브는 여럿이서 하나의 음식을 공유하게 되지만 스구식탁은 1인 1샤브샤브다. 애초에 그런 콘셉트로 만들어진 가게인 듯하다. 모든 좌석 앞에 인덕션이 있어..
-
이자와 동성로점 2018.1.26.│지도 오랜만에 이자와에 갔더니 새로운 메뉴가 생겼다. 전에 스테키동을 시켰다가 다 먹지 못해서 고기류는 조금 꺼려진지라 반가웠다. 새로 생긴 메뉴는 마제소바와 바질라멘이었는데, 첫눈에 꽂힌 건 바질라멘이었지만 세트메뉴에 포함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마제소바를 먹게 되었다. 메뉴판을 보면 마제소바는 일본식 비빔면으로, 면발에 비빔 소스와 고기 고명, 다진 마늘과 파, 달걀노른자가 들어간다고 한다. 사진만 찍고 사정없이 면과 고명을 비벼서 한입 먹는다. 면은 우동과 거의 흡사한 면으로 탱글탱글했다. 그런데 사진을 찍었을 땐 예상하지 않았던 매콤함이 올라온다. 메뉴판에도 맵다고 적혀있지 않았기 때문에 당황하긴 했지만, 물을 마실 정도는 아니고 매운맛이라는 포인트를 내는 정도..
-
마코토 2017.12.30.│지도 입구는 좁은데 입구를 기준으로 세로로 길쭉한 가게라 생각보다 내부는 넓다. 좌석은 전부 바 형식에 오픈형 주방으로 되어있다. 당연히 가방은 어디에 놓을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데 식탁 밑에 가방을 놔둘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외투를 걸 수 있는 곳도 뒤쪽 벽면에 마련되어 있다. 더불어 머리가 긴 사람의 경우 머리를 묶고 먹을 수 있도록 머리끈도 있다. 잘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가 고맙다. 주문은 가게 내부 오른편에 있는 자판기로 이루어지는데 거의 모든 종업원이 바쁘게 음식을 만드는 와중에 어떻게 주문이 전달되는지 그 방식이 조금 궁금하다. 메인 메뉴는 츠케멘으로 매운 맛과 아닌 것, 면의 양과 적음으로 구분해서 총 4가지의 종류가 있다. 사이드 메뉴는 츠케멘의 ..
-
아오리라멘 동성로점 2018.1.5.│지도 일본여행에 가서 라멘을 많이 먹지도 않았지만, 이 가게는 얼마 먹어보지 않은 라멘집 중 하나인 '이치란'과 유사하다. 용지에 표시해서 주문이 이루어지는 점이나, 매운맛을 조절하는 소스의 유무 등등. 심지어 독서실 형태의 칸막이 개인 좌석도 비슷하지만, 이치란 라멘과는 다르게 좌석 위편에 수납함이 있어 짐 걱정 없이 식사할 수 있다는 건 좋았다. 라멘은 일반 아오리라멘과 아오리라멘 라이트가 있었는데, 차슈만 있으면 다른 건 크게 상관이 없어서 일부러 라이트로 시켰다. 그런데 라이트와 일반의 차이가 고명뿐인 줄 알았는데 고명과 함께 면도 같이 줄어든 건지 어째 다 먹고서도 허전하다. 한편 국물은 영락없는 돈코츠이지만 가벼워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
풍경 2017.12.27.│지도 예전에 대구에서는 풀코스로 나오는 경양식점에 많이 갔었다. 뜨라래나 하늘정원 품같은 곳이 그런 곳이었다. 샐러드, 식전 빵, 음식, 디저트. 음식도 뒤떨어지지 않고, 디저트는 실한데도 무한리필이라 가게에 가면 항상 사람으로 만원을 이루었다. 똑같은 가격을 내도 오랫동안 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이용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다고는 해도 다양한 가게를 가 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큰지라 이제는 이런 가게에는 가지 않게 되었다. 풍경은 이런 부류의 음식점 중의 하나였다. 접근성이 좋지 않지만,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도심이 아니라고 생각될 만큼 좋은 곳이었다. 음식도 맛있었으며 디저트도 알찬 곳 중의 하나였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쇠고기 말이 주먹밥은 특..
-
라스또식당 2017.12.9.│지도 실수였다. 영화도 보고 해도 져버린지라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생각했는데 점심을 먹은 지 고작 4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마음은 이것저것 먹고 싶었지만, 마음만으로는 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가 없었다. 신나는 마음으로 이전에 점 찍어두었던 음식점 중 하나인 라스또식당에 갔다. 오픈한 지 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가게 바깥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유리로 살짝 안을 들여다보니 가게가 그리 넓지 않다. 회전율이라도 높이기 위해서 종업원께서 줄을 설 때부터 무엇을 주문할 것인지 묻고 계셨다. 추위를 견디고 안으로 들어왔다. 서빙된 미소된장국을 마시며 몸을 녹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테이블 석은 6개, 그 외에는 전부 카운터석이다. 메뉴를 보고 덮밥 종류를 시킬까 하다가..
-
빠리 동물원 2017.12.9.│지도 인터넷에서 신기한 돈가스를 봤다. 이름도 특이했다. 얼룩말 돈까스란다. 호기심이 동했는데 마침 또 위치가 대구였다. 좋다 싶었는데 일단은 반월당이지만 경대병원에 더 가깝다. 그래서 마음만 있지 좀처럼 가질 못하다가 이번에 가게 되었다. 가게는 지하상가의 가게가 다 그렇듯이 분식집에 가까운 인테리어였다. 상호의 콘셉트를 살리듯이 벽에는 여행 사진이 몇 걸려있고, 동물 인형도 구석에 살포시 놓여 있었다. 청테이프 색의 간판과 가게 외부만 조금 신경 써줬어도 나름대로 괜찮을 법했는데 밖과 안의 부조화가 너무나 아쉽다. 심지어 식기도 나쁘지 않은데. 인테리어는 아쉬웠지만, 음식은 맛있었다. 빠리 '동물원'이라는 콘셉트를 메뉴에서 이어간 것도 좋았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메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