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담기/우리 나라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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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경복궁 2019.3. 돌이켜 생각해보면 작년 이맘때엔 미세먼지가 엄청났던 것 같다. 언론에서는 마스크를 쓴 시민을 호들갑스럽게 보도했고 출근 전에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는 것은 일상이었다. 단순히 봄만의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것이 떨어지지 않는 감기처럼 내내 삶을 얽어맸다. 그런데 그것이 해가 바뀌자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춘다. 서울에 올라가야 할 일정이 있었는데 참 다행이다. #1 토속촌삼계탕 지도 토속촌삼계탕 18000원 고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 찾던 곳이라 해서 유명해진 토속촌 삼계탕은 오전 10시부터 영업하는 게 장점이다. 좁은 입구와는 달리 내부는 생각보다 넓다. 주문한 건 상호와 같은 토속촌 삼계탕(18000원). 약재 향이 나는 삼계탕은 견과류가 들어가서 구수한 맛이 난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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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흰여울문화마을 2019.6. 송도해상케이블카 HP 지도 : 왕복 14000 바다 위를 건너는 케이블카라 혹해서 갔지만 정말 케이블카밖에 즐길 거리가 없다. 보통 해수욕장 쪽(송도 베이 스테이션)에서 케이블카를 탈 텐데, 도착지인 임남공원에 자그맣게 조성된 송도 스카이파크는 통일감 없이 조잡한 느낌을 주는 조형물이 가득하다. 특히 움직이는 공룡은 맥락도 없다. 요금은 일반 캐빈 기준으로 왕복 15000, 편도 12000 - 전날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1000원 할인된다 - 라 걸어서 송도 해수욕장으로 갈 게 아니라면 왕복 티켓을 사는 게 이득이다. 하지만 굳이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여기 찾아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찾아가더라도 사실 바닷가 근처가 더 볼 것이 많다. 의외로 중년층이 많았다.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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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 오후의 홍차 2019.8. 스타벅스 부산역점 지도 : 샌드 비치 크림 프라푸치노 6800 해외에 사는 친구가 부산에 온다길래 안내해줄 겸 부산에 놀러 갔다. 의욕만 넘쳐서 9시에 보자고 했는데 물어보니 아침을 안 먹었대서 부산역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부산 한정 음료인 샌드 비치 크림 프라푸치노를 마셨다. 가게도, 좌석 간격도 좁은데다 반지하라 음습한 느낌이 든다. 그나마 여름이라 아침부터 햇빛이 들고 사람도 많지 않아 조용한 아침을 맞을 수 있었다. 음료는 블랙티 파우더에 아몬드 초콜릿 토핑이 되어 있다. 당연하게도 홍보 사진이랑은 달랐고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다. 그렇지만 특별하게 맛있는 것도 아니고 궁금증도 해소했으니 다시 불매운동을 한다. 감천문화마을 HP 지도 해외에서 일부러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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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궁원(동궁 식물원, 경주 버드파크) 2019.2. 동상이몽 친구가 경주 동궁원에 가자고 운을 띄웠다. 언젠가부터 보문호를 돌면 나오는 유리온실. 작년에 비슷한 느낌의 창경궁 유리온실을 다녀오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궁금했기에 제안이 반가웠다. 당장 기차표도 예약했다. 약속 시각에 제대로 나온 적이 거의 없기에 걱정이 되어 조금 늦게 출발할까도 물었지만 괜찮단다. 하지만 역시나 출발 당일에도 지각하고 결국은 기차표를 취소하고 고속버스를 탔다. 다행히도 버스 편이 많아 시간을 많이 낭비하진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하고 있자니 친구가 말하는 경주 동궁원은 사실 동궁원 안에 있는 경주 버드파크라는 걸 알았다. 난 동궁 식물원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결국은 두 군데 모두 보기로 했다. 나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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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석굴암 2018.10. * 내가 모르는 경주 어린 시절의 경주는 수학여행지로 이름 높던 곳이다. (물론 지금도 그 명성은 여전하다) 동시에 수학여행지와 함께 따라다니는 온갖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곳이기도 했다. 불친절하다, 맛있는 음식점이 없다느니 말이다. 많은 시간이 지나 자유여행으로 가 본 경주는 수학여행으로 전혀 다른 곳을 갔는데도 덧씌워진 선입견의 색안경을 거하게 부숴버렸다. 나지막하고, 도보로 여러 곳을 다닐 수 있고, 문화재도 가득한 아름다운 도시. 한동안은 매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코스만 돌았다. 그래도 질리지 않았다. 그만큼 좋았다. 약발은 오래전에 끝난 뒤였다. 경주, 그래. 또 가긴 해야지.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다. 마침 때는 가을이었고, 바쁜 시기도 지나 돌아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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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 - 부산현대미술관, 구 한국은행 부산지점 HP 2018.9. 출발은 정겨운 무궁화호로. * 환공어묵 부산역점 지도 부산현대미술관 근처에 이렇다 할 음식점도 없고 해서 간식 겸 부산역 환공어묵에서 오븐 어묵을 샀다. 한 개에 2천 원 남짓 하는 가격이지만 타르트 같은 모양이라 안 먹어보고는 못 배겼다. 가격만큼 배는 부르지만, 어묵과 위의 토핑이 따로 논다. 토핑도 실하지도 않다. 그러고 보니 분명 예전엔 이 자리에 삼진어묵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고 찾아보니 작년 즈음해 철수했다고 한다. * 부산현대미술관 HP 지도 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과 구 한국은행 부산지점 두 곳에서 진행된다. 위 사진은 부산현대미술관인데, 지난 6월에 개관한 새 건물이다. 그렇지만 부산의 하중도인 을숙도에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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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폴락 블로그 지도 2018.8. 더폴락은 대구의 독립출판물 서점이다. 대형서점에 잠식된 서점이 몇 년 전부터 독립출판물이라는 방향으로 활로를 트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설마 대구에도 이런 곳이 있을 줄은 몰랐다. 하물며 개업이 2012년도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위치는 꽃자리다방 옆으로, 북성로 초입이라 찾기 쉽다. 가게에 들어가니 익숙한 곳만 다녔을 때는 몰랐던 각종 행사와 모임 안내들, 그리고 독립출판물이 즐비하다. 입구와 반대편 끝에는 잡화점이 있다. 요즘 감성이 듬뿍 들어간 곳. 잡화점 구석에는 문이 있는데, 거기에 포스터가 붙어 있다. 자세히 보니 이 건물 1층에서부터 3층까지 전시가 있다고 한다. 궁금해서 문을 열었는데, 대번 보이는 옛 건물의 가파른 계단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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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창경궁 2018.4. 대구는 벚꽃이 이미 다 떨어진지라, 위도를 거슬러 서울로 다시 벚꽃놀이를 하러 갔다. 하지만 운도 나쁘지. 이상기온으로 벚꽃은커녕 추위에 덜덜 떨다 왔다. 혹시나 해 기모 바지를 입고 갔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 종묘 HP 지도 종묘는 조선 시대 역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유교 사당이다. 화려한 느낌은 없다. * 창경궁 HP 지도 창경궁은 성종 14년(1483)에 세조비 정희왕후, 예종비 안순왕후, 덕종비 소혜왕후 세 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옛 수강궁터에 창건한 궁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옥천교가 창경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자 전부이다. 꽃이 활짝 피면 더 예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사실 창경궁에 온 본래 목적은 작년 말에 복원 후 개관한 대온실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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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주변, 계림 일대, 보문호 2016.4. * 첨성대 주변, 계림 일대 첨성대 주변은 소소하게 즐기기 좋다. 봄에는 트랙터로 흙을 갈아놓은 자국, 활짝 핀 유채꽃,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새로이 옮겨 심은 모종이 색색들이 경주를 장식한다. 분명 여름에 연꽃이 필 곳인,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얇게 깔린 물에는 봄 햇살이 보드랍게 반짝여 경주라는 도화지에 장식을 더한다. 벌써 경주에 간 지 몇 번이나 되지만 갈 때마다 새롭고 소중한 장면이다. 느긋하게 걸어도 좋고, 자전거를 타면서 같은 풍경을 빠르게 몇 번이나 봐도 좋다. 비단벌레 전기차를 이용해 신선처럼 안내받으며 관광해도 좋을 것이다. * 보문호 물이 햇빛을 반사하여 반짝인다. 눈부셨다. 사진은 내가 느낀 것을 전혀 표현해주고 있지 못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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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 시장, 읍성, 와인터널 2017.5. 대구 근교권 투어를 통해서 갔다. 예전에 성주로 갔을 땐 가격도 저렴한데다 코스도 좋았는데, 이번에는 같이 탄 여행객들의 시간관념이 좋지 않은 데다 인솔자도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예정이 심하게 틀어졌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운문사 HP 지도 * 청도시장 소머리국밥을 먹었다. 후추를 좋아하지 않는데 너무 많이 넣어주었다. * 청도읍성 지도 읍성은 아담하다. 앞에 펼쳐진 모란꽃과 수련도 참 예뻤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제대로 된 사진은 찍지 못했다. * 청도 와인터널 HP 지도 온도는 확실히 밖보다 시원하긴 하지만 습기가 있어 꿉꿉하다. 볼만한 건 와인 터널 깊숙한 곳에 있는데 입장료를 내야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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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촌문화관(1), 대구 문학관(2) HP1 HP2 지도 2016.10. 일본의 오사카에 있는 주택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왜 우리나라는 이런 게 없을까?'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우리나라에서 굳이 박물관을 찾아가지 않기 때문인 거였고, 우리나라, 그것도 내가 사는 곳과 매우 가까운 곳에 그런 곳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 향촌문화관과 대구 문학관이 그것이다. 2014년부터 있었다고는 하지만 건물을 짓는 걸 보지 못했다 싶었더니, 중구의 옛 상업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한 걸 쓰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지하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음악 감상실인 녹향이 있다.[각주:1] 1~2층에 있는 향촌문화관은 입장료 1000원을 내면 들어갈 수 있다. 내부에는 중구의 옛 모습(근대)이 재현되어 있어, 그 당시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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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 HP 지도 2016.6. 원래는 부산에서 백화점 구경이나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부산역에서 남포동으로 이동하려고 1호선 지하철을 타는 도중, 노선표 위에 1호선으로 갈 수 있는 부산의 명소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는 감천문화마을이 있었다. 몇 번이나 부산에 왔지만 가깝다는 이유로 부산의 보석 같은 곳들을 찾아볼 생각은 안 하고 오로지 용궁사나 남포동, 서면, 태종대와 같은 장소밖에 머리에 담아두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런 장소도 있었지. 당장에 다음 일정을 감천문화마을로 결정했다. 즉석 여행이었다. 감천문화마을은 산등성이에 있다. 그래서 버스를 탈 때도 짜릿한 느낌을 맛봐야 한다. 지금은 여름 초입이니 괜찮지만, 만약 겨울이나 비가 많이 오는 때라면? 생각하기도 싫다. 항상 생각하지만,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