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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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본래순대 대구지산점 2018.10.4.│지도 새로 생긴 순댓국집에 가보고 싶었는데 넓은 홀에 비해 항상 사람이 없어 망설여졌다. 하지만 다행히 이날은 사람이 있어 가게에 들어갔다. 메뉴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본래순대국을 주문했다. 찬은 전체적으로 양이 적다. 음식쓰레기를 줄이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 그중 깍두기는 그냥 깍두기가 아니라 보리 깍두기라고 한다. 보리가 깍두기와 함께 있기 때문에 보리 깍두기란 걸 모르면 음식을 재활용한 거라는 오해도 불러일으킬 것 같았다. 맛은 구수한 단맛이 살짝 감기는 정도이다. 인위적인 단맛을 내기 위한 사카린류의 그런 텁텁하고 강렬한 맛은 아니었다. 맛있다는 평이 많아서일까? 따로 판매도 하고 있다. 육수는 사골을 사용했다고 벽에 붙여 놓았는데 내가 그것을..

  • 브이비엔 수성못직영점 2018.9.24.│지도 추석 당일이라 그런지 수성못에는 차례를 지내고 나들이를 나온 것 같은 사람이 많이 보였다. 주위를 한 바퀴 돌다 보니 수성랜드와 접해있는 산책로에 코스모스가 양옆에 있었다. 호수를 한 바퀴 도니 역시 배가 고파오는데 문 연 곳은 많이 없고 해서 브이비엔에 또 갔다. 푸팟퐁커리를 시켰는데 게와 홍합, 새우에 조개 몇 점이 있다. 사진에 보이는 흰색 튀김은 아마 쌀국수를 튀긴 것 같기도 하다. 양념은 첫맛은 부드러우면서 차츰 이국적인 매운맛이 올라와 튀김의 느끼한 맛이 상쇄되는데, 해물이 알차지 못해 흡사 쭉정이 같은 느낌이다. 특히 홍합은 살이 너무 작다. 그렇지만 양지 쌀국수는 맛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 국물이 참 궁금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국물은 그때만큼의..

  • 골목게장 2018.9.16.│지도 부산의 마지막은 게장으로 정했다. 부산은 게장이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하여튼 그렇게 정했다. 작전명은 게장 리벤지다. 일은 몇 년 전, 추석 전 서문시장에서 양념게장을 먹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때 먹은 게장은 딱히 맛있지는 않았지만 일단 음식이고 사 놓았기 때문에 다음 날 또 밥상에 올랐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역시 추석은 아직도 더운 날 중 하나였고, 냉장고가 아닌 베란다에 내놓은 양념게장 역시 예외 없이 상했다. 상한 양념게장에는 톡 쏘는 수상한 맛이 감돌았다. 그렇지만 그런 나의 의문은 '오히려 더 맛있는데'라는 연장자의 확신에 찬 발언 앞에 힘을 잃었다. 왜 강하게 주장을 못 했을까. 우리 집은 여태껏 게장이란 음식을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

  • 재성밀면 2018.9.16.│지도 부산에 왔으니 밀면은 먹어야겠다 싶어서, 하지만 항상 가던 할매가야밀면 말고 다른 밀면도 먹고 싶어서 근처에 적당한 곳을 검색해서 갔다. 숙박시설이 밀집한 곳에 가게가 있었는데, 낮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없어서 좀 스산한 느낌이 들었다. 좀 활기차야 역시 안심이 된다. 밀면은 저렴한 데다 면을 바로 뽑아서 삶아주시고, 고명도 정성스레 올라가 있어 참 마음에 든다. 그런데 다대기가 너무 많아서 - 거기다가 생각 없이 다대기를 풀어버려서 - 육수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다대기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육수 맛이 더 잘 느껴진 할매가야밀면이 절로 생각났다. 일단 다대기를 풀어서 먹은 바로는 감칠맛이 있던 할매가야밀면이 더 맛있는 것 같은데 다음에 다대기 없이 밀면을 먹어야 ..

  • 부산비엔날레 - 부산현대미술관, 구 한국은행 부산지점 HP 2018.9. 출발은 정겨운 무궁화호로. * 환공어묵 부산역점 지도 부산현대미술관 근처에 이렇다 할 음식점도 없고 해서 간식 겸 부산역 환공어묵에서 오븐 어묵을 샀다. 한 개에 2천 원 남짓 하는 가격이지만 타르트 같은 모양이라 안 먹어보고는 못 배겼다. 가격만큼 배는 부르지만, 어묵과 위의 토핑이 따로 논다. 토핑도 실하지도 않다. 그러고 보니 분명 예전엔 이 자리에 삼진어묵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고 찾아보니 작년 즈음해 철수했다고 한다. * 부산현대미술관 HP 지도 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과 구 한국은행 부산지점 두 곳에서 진행된다. 위 사진은 부산현대미술관인데, 지난 6월에 개관한 새 건물이다. 그렇지만 부산의 하중도인 을숙도에 있어 ..

  • 썸썸케이크 2018.9.10.│지도 행사용으로 케이크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썸썸케이크를 주문했다. 가게 조명이 노란빛이라 색이 의도했던 대로 나오지 않는다. 폭신한 시트에 5겹으로 나눠 발린 초콜릿. 홍차 향이 듬뿍이라 물리지 않고 맛있다. 또 주문하고 싶은데 요즘 SNS마켓 관련하여 사업자등록도 안 하는 경우가 공공연히 있다고 하니 이것도 괜히 의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당최 홀케이크는 가격을 공시하지 않고 왜 죄다 개인적으로 문의를 해야 하는지 좀 불편하다.

  • 일리아나 2018.9.10.│지도 일리아나는 범어동에 있는, 가정집을 개조한 레스토랑이다. 이른 저녁에 예약해서 그런지 아주머니 손님 말고는 없었다. 수저를 어디서부터 써야 하는지 미리 공부해 둘 걸 싶었다. 급하게 찾아보니 바깥에서부터 차례대로 쓰면 된다고 한다. 빵은 가볍지만 곁들이는 토마토소스가 깊다. 가지를 모양대로 얇게 썰어서 치즈를 올려 구운 뒤, 발사믹 소스를 뿌렸다. 집에서 부모님께서 해 주시는 색도 칙칙한데 식감조차 물컹물컹해 괜히 기분 나쁜 반찬이 가지요리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새로웠을 뿐 아니라 맛있었다. 가지 특유의 식감도 얇게 잘라서 그런지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오른쪽에는 홀그레인 머스타드에 와사비가 들어간 것 같은? 소스가 있었지만, 굳이 먹지 않았다. 없어도 충분히 맛..

  • 아눅베이커스 2018.8.30.│지도 사진은 역시나 기만의 예술이다. 모처럼 발견한 마음에 쏙 드는 카페가 있었는데 '일본풍' 인테리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넘쳐나는 일본식 음식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거부감이 들었지만 역시 꼭 내 눈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을 꺾진 못했다. 아파트 초입이란 건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었지만, 오르막이란 건 가고 나야 알았다. 반은 등산하는 마인드로 가게로 올라갔다. 손잡이 없이 널따란 문을 밀어서 들어간다. 눈으로 쓱 둘러보니 내가 '낚인' 스팟이 보인다. 전체적 인상이 부분보다 못했다. 난 또 속았다. 빵은 파이류가 반 이상이었고 전체적으로 가격이 높았다. 벽을 보니 크루아상에 프랑스 밀가루인 T45를 사용한다고 해 놓았는데, 굳이 크루아상이라고 적은 걸 ..

  • 오늘은밀크티 2018.6.5.│지도 지하 1층에 있는 카페다. 지하에 있다니 괜히 또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부터 앞선다. 카페에서 창문을 굳이 의식해서 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막상 가게에 들어서니 화이트톤의 인테리어가 심상 속의 어두침침하고 축축한 지하의 이미지를 내보낸다. 테이크아웃으로 오리지널에서 단맛이 줄어든 오리지널 다크 밀크티(6900원)를 샀다. 마셔보니 딱 적당한 단맛이다. 무가당 옵션은 없다. 홍차 전문인 티룸오후네시와 굳이 비교한다면 훨씬 진하고 무가당 옵션이 있는 티룸오후네시쪽이 좋았다. 오늘은밀크티는 조금 더 대중적인 맛이다.

  • 카페무아 2018.6.5.│지도 예전에 단호박 빙수를 시켰을 땐 그냥 느낌만인 줄 알았는데 역시나 단호박 빙수는 생각보다 나오는 데 오래 걸린다. 만 원. 이제 빙수에 만 원이란 가격은 물가로 보나 사용된 재료로 보나 낯설지도 않다. 할머니, 할아버지 댁을 절로 연상시키는 놋그릇의 색이 단호박 빙수랑 잘 어울린다. 연약해 보이지만 그릇은 의외로 빙수를 단단히 지탱한다. 단호박 무스를 겉에 매끈하게 펴 바른 뒤 꿀을 얹었다. 반짝반짝 빛난다. 단호박의 구수하면서도 약간은 비린 맛이 꿀의 강렬함으로 묻힌다. 질리지 않는다. 바깥의 무스를 다 먹으면 심심해서 어쩔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안에도 무스는 있다.

  • 소가담 3호점 2018.6.5.│지도 소가담은 돈가스에 생크림을 찍어 먹는 곳이 있다면서 친구가 데려가 준 곳이다. 한참 전에 갔기 때문에 아직 영업하고 있을까 싶었지만, 다행히도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지도를 링크하려고 소가담을 검색했더니 앞산에서 발원한 소가담은 프랜차이즈가 되어 여러 곳에 지점을 내고 있었다. 물론 약령시에 있는 3호점 또한 지점 중의 하나이긴 하다. 생크림에 찍어 먹는 돈가스는 과연 특이하긴 했지만, 특이할 뿐 맛에 있어 감동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많이 찾아가진 않았다. 하지만 이날 먹은 발사믹 오븐 돈가스는 맛있었다. 고기는 맛있지만 조금 답답한데, 이걸 양파의 아삭한 식감과 발사믹의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잘 날려준다. 그렇지만 그 고기가 오븐에서 바싹 조리되어 질겨진..

  • 투썸플레이스 대구지산점 2018.7.17.│지도 도대체가 재료 수급이 문제가 있으면 임시 안내판을 붙이든지 하지 한두 개도 아니고 시키는 것마다 재료가 없다며 퇴짜를 맞았다. 세 번 정도였던 듯하다. 이쯤 하면 나갔어야 했는데 이상한 오기가 들었는지 기어이는 밀크티 빙수를 시키고야 말았다. 불만이 음식 맛을 가린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썩 맛있는 빙수는 아니었다. 얼음을 라자냐처럼 서걱서걱 갈아 쌓다니, 도대체 왜? 입에 떡떡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