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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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타지마할 인 코리아 2021.8.│지도 사그치킨은 시금치가 곁들여진 치킨 커리고, 마타르 머쉬룸은 완두콩과 양송이버섯으로 만든 순한 맛의 야채 커리다. 그렇지만 겉으로 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맛도 그랬다. 마타르 머쉬룸이 '순한 맛'이라 표기된 만큼 조금 더 달콤했을 뿐이다. 그래봤자 둘 다 매워서 혀가 얼얼한 건 마찬가지다. 통밀로 만든 인도 전통 빵. 통밀 파스타는 정말 먹지 못할 정도였는데, 다행히도 로티는 난과 비교했을 때 거칠거나 퍽퍽한 느낌은 없다. 속은 촉촉해 쫄깃하다. 마치 금방 부친, 소 없는 수수부꾸미나 전 같다. 가게를 방문한 건 광복절이었는데, 깜짝 행사로 라두라는 과자가 나왔다. 우리나라도 광복절이지만, 인도 또한 독립기념일이라 이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라두는 병..

  • 더커먼 2021.8.│지도 쓰레기 없는 장소를 표방하는 곳. 당시에는 월경상점과 협업해 생리컵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임시 매대가 세워졌었다. 앞쪽에는 여러 가지 친환경 제품이나 소분 가능한 물건을 팔지만, 대중적인 것만 들어와 있어 종류가 많진 않다. 소독제를 사용한 뒤 사용하라는데, 사용법이 능숙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잘못되었는지 뚜껑을 열고 물건을 꺼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자칫하다가는 바닥에 쏟진 않을까 내내 걱정되었다. 계산대 뒤쪽으로 가면 취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주문하고 기다리다 보니 실내 음악이 시끄러울 정도로 커 거슬린다. 마치 예전에 방문한 플라츠 마이스터 같다. 비슷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 가게는 실내 구성이나 사장님도 다들 비슷하니 참 희한한 일이다. 외국인이 많은..

  • 짬뽕가 2021.8.│지도 2층에 있는 가게에 들어서니 넓은 좌석이 아까울 정도로 텅 비어 있다. 창가는 술집 같은 조명을 걸어 놓아 가게와 어울리지 않았다. 탁자는 기름 때문인지 살짝 끈적한 느낌이 있으며 앞접시로 내어준 그릇은 이전에 한 가게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 건지 현재 상호와 맞지 않는다. 종업원은 불친절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친절하지도 않다. 무심하게 툭툭 그릇을 가져온다. 역시 음식은 금방 만든 따뜻한 게 제일이다. 배달로 먹었다면 질겼을 텐데 아직 부드럽다. 마냥 단맛만 느껴지진 않았다. 오랜만에 먹으니 반갑다. 재료엔 해물이 들어갔지만, 국물은 해물의 개운한 맛보다는 육류의 진득한 맛이 우세하다. 맵긴 했지만, 식사를 마치면 요구르트를 주니 뜨거운 혀를 달래기에 아주 좋다.

  • 튀김소보로 호두과자 2021.8. 택배 상자에 딱 들어맞는 선물상자, 그리고 그 안에 단정하게 들어 있는 튀김소보로 호두과자. 완충재는 없지만, 다행히도 어느 하나 손상된 거 없이 안전하게 도착했다. 유산지를 들추니 기름의 시큼한 냄새가 확 코를 찌른다. 음식이 상했나 싶었지만, 일행은 냄새가 안 난다고 하는 걸 보면 당시 코가 이상했던 것 같다. 아무리 금방 제조해서 택배로 발송한다고 해도, 받아들 때는 결국 시간이 지난 상태다. 바삭했을 튀김은 이미 한 김 죽어버렸다. 겉에 붙은 소보로 덩어리가 큰 탓도 있을 것이다. 맛은 상품 설명서에 나와 있는 그대로다. 소보로와 호두과자다. 앙금을 밀가루로 싼 호두과자에 또 소보로를 입혀 튀겨냈기 때문에, 밀가루는 많아졌고 크기도 커졌다. 몇 입에 걸쳐 나눠 먹..

  • 큐케이 2021.8.│지도 은은한 옥수수 크림 맛의 크림브륄레. 크림이 조금 구수하다는 것 외에는 특이할 점은 없다. 크림이 주는 느끼함에 질렸다면 개운한 맛이 나는 이파리를 씹으면 된다. 푸딩이라는 이름처럼 탱글탱글하진 않지만 씁쓸한 초콜릿과 이를 감싸는, 과하지 않게 부드러운 샹티 크림이 매력이다. 타르트지는 딱딱하지 않아 부드럽게 잘린다. 다행이다. 아까운 타르트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참사를 피했다. 매장에서 취식할 경우, 디저트와 음료 세트 구성이 매우 합리적이니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먹기/주전부리

    큐케이 NEW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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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쿠이 2021.8.│지도 분업이 잘 되어 있는 가게다. 대기 인원을 파악하고, 좌석을 안내하고, 음식을 내어주는 일련의 과정들이 순조롭게 이뤄진다. 좌석 간 거리도 넉넉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실내에서 한 단 높게 올라간 곳에는 4인 탁자가 3개, 이외에는 일자형 좌석 4석 있다. 옷걸이도 걸려 있지만 굳이 쓰진 않았다. 상호는 일본어지만 수저와 식기는 한식의 그것이다. 소스, 부추, 고추가 종지에 각각 담겨 있다. 원산지를 보니 모두 국내산이고, 개인 반찬이라 더욱더 안심이다. 직원분이 내어주시는 걸 보니 딱 이런 순서가 되도록 순서에 맞춰 늘어주신다. 우리나라의 국수라기에는, 메밀국수가 생각나는 장국이었다. 국수 위의 흰 무언가는 일식에서 잘 볼 수 있는 무를 간 건가 싶었는데, 양파라고 한다. ..

  • 뉴욕바닷가재 2021.8.│지도 수성호텔 앞에 있는 음식점. 결혼식장을 비롯한 몇몇 부대시설은 아래에 있어 호텔도 금방이겠거니 싶었는데 착각이었다. 만만히 보고 걸어서 갔는데, 거의 조그만 언덕을 오르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 덕에 전망은 좋다. 통유리라 가리는 것도 없다. 공간도 분리되어 있어 이런 풍경을, 오롯이 일행과 소유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방문 전, 후기를 보면서도 생각했지만, 역시나 바닷가재와는 어울린다고 말하기 힘든 조합의 음식들이다. 코스라는 이름이 달리긴 했지만, 구색갖추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맛도 지극히 평범하다. 너무 오랜만에 먹어 어디부터 먹는 게 쉬운지도 다 잊어버렸다. 집게발과 꼬리와 가까운 쪽이 살이 쉽게 발라진다는 걸 배가 어느 정도 부르고서야 알았다. 게..

  • 반월당 김밥 가게 2021.8.│지도 부재료는 많고, 밥은 적다. 채소에 단맛이나 짠맛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다른 재료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대표 음식인 반월당 김밥 또한 경주의 교리김밥이 느껴질 정도로 계란이 많이 들어갔지만 자극적이지 않다. 짠 걸 좋아하지 않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저염 식사를 해야 하는 사람에겐 반가울 수 있다. 가격이 여타 김밥의 1.5배 정도 되는 게 유일한 진입장벽이다.

  • 대구 근대 골목 단팥빵 2021.8.│지도 남성로에 있던 작은 근대 골목 단팥빵 가게는 장사가 썩 잘 되었는지 서성로 쪽에 커다랗게 건물을 세웠다. 4층으로 된 건물은 벽돌로 - 겉만 벽돌로 되어있을 수도 있지만 - 되어 있다. 진입로는 경사로 되어 있어 장애인도 출입하기 편해 보였다. 문도 미는 형식이다. 가게는 ㄷ자로 되어 있다. ㄷ을 이루는 위아래의 가로 공간에는 분위기가 다른 공간들이 연출되어 있다. 출입구와 가까운 쪽의 공간은, 좌석은 불편하나 현대적인 느낌이었다. 출입구와 먼 쪽의 공간은, 사진에서 보듯이 고급스러우며 앉기도 편했다. 공간마다 목표하는 연령층이 확연히 구분된 점이 독특했다. 바깥쪽 공간에는 돌로 된 조형물이 있다. 실제 앉으라고 설계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앉아도 좋아 보였고..

  • 서영홍합밥 2021.8.│지도 홍합 향이 감도는 찰진 밥에, 쪽파와 홍합, 버섯을 넣었다. 밑반찬과 함께 고추를 넣은 비빔장이 있지만 매울까 봐 시도도 못 해보고 시래기 들깻국만 홀짝거렸다. 소박하지만, 이 가격을 주기에는 인상적인 무언가가 부족하다.

  • 더포 2021.8.│지도 대중교통으로 가든, 자가용으로 가든 미로처럼 헤매게 되는 더포. 지하철에서 나와서 상가가 시작되는 곳에서 바로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걸 몰라 이날도 역시 왔다 갔다 하길 반복했다. 지도도 도움이 안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렇게 헤맸는데도 도착하니 아직 영업시간 전이었다. 음식을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보다 보니 세트 구성이 합리적이라 그걸로 시켰다. 하지만 그건 '식사'가 만원으로 책정되었기 때문이었고, 당시엔 그걸 몰라 영수증에 찍힌 금액은 예상보다 더 컸다. 치사하게도 해당 내용은 작은 글씨로 적혀 있어 잘 안 읽으면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주문하면 직원분들은 익숙하게 소스와 식기를 놓는다. 라이스페이퍼는 각자의 앞접시에 놓아준다. 위생 때문에 그런 거겠거..

  • 고운곰탕 2021.8.│지도 새로운 건물로 이전한 고운곰탕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기명단을 적는데 한 장이 넘어간다. 항상 한산한 시간대에만 방문하여 그런지 이런 모습이 낯설다. 주택을 단장한 새 건물은 칸이 나누어져 있지만, 그 공간이 온전히 일행에게 배당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어정쩡하게 붙어있는 느낌이 있다. 본디 거실이었을 공간은 여러 사람이 앉는 곳이라 다소 불편할 수는 있지만,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그렇지만 의자가 높아 보였으며 음식을 여기저기로 나르는 종업원들로 북적였기 때문에 조용히 식사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오랜 고민 끝에 포기한 들기름 비빔면이 최근 여기저기서 조명받고 있었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시킨 비빔면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찬양을 생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