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나 씁쓸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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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설명
  • 허대구통닭 2021.7.│지도 대구통닭이란 상호가 많은데, 항간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허대구통닭이 원조라고 한다. 빨간 양념을 시켜봤는데, 흥건하면서 매콤달콤한 양념이 아니었다. 튀김옷에 딱 달라붙는 빨간 양념치킨은 매콤 달콤보단 매콤함에 살짝 더 기울어져 있어 매운맛에 더 익숙한 사람이 좋아할 듯하다. 그렇지만 역시 튀김은 튀김이라 빨리 질린다.

  • 책빵고스란히 2021.7.│지도 오랜만에 간 책빵고스란히에 무료 나눔 코너가 생겼다. 추풍령 중학교 학생들이 재배한 채소였는데 아마 일시적인 듯하다. 아래에는 옥수수도 있다. '오랜만'이 이 시기와 겹치다니 참 운이 좋았다. 감사한 마음으로 조금 받아 간다. 번잡하진 않지만 항상 사람이 있는 가게라, 어쩌다 보니 지난번에 앉은 자리에 또 앉게 되었다. 카페라테에는 유리 빨대를 꽂아준다. 지난번엔 대나무 빨대였는데 유리로 바꾸니 더 깔끔해 보인다. 아쌈 홍차에 두유를 냉침한 밀크티. 당을 다 빼도 괜찮을 듯하지만 냉침은 그게 안 된다고 하니 아쉬울 뿐이다. 주전부리는 포장해왔는데, 유산지로 잘 감싸 지끈으로 조그맣게 손잡이를 만들어줘 깜찍하다. 사고 싶던 게 없어 아쉽던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앞으로는 갈..

  • 버니쉬레스토 2021.7.│지도 동인초등학교가 접한 도로를 기준으로 안쪽에 있는 가게. 문을 열면 현관 비슷한 여분의 공간이 있다. 명부 작성 및 QR코드 인증도 이쪽에서 하는데, 옆에 스피커가 있는데 소리가 커서 거슬린다. 내부는 밝은 갈색의 가구와 시원시원하게 자라난 식물 덕분에 가벼우면서도 생기 넘친다. 커다란 유리를 통해 보는 풍경은 한산하다. 그렇지만 가게는 그렇지 않았다. 북적북적하지는 않지만 예약 건이 제법 있는지 음식이 늦게 나온다는 안내를 받았다. 아무렴 상관없었다. 구경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탁자는 자줏빛이라 우아하다. 물에는 이탈리안 파슬리와 레몬을 넣었다. 음식이 늦게 나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배고픈 건 어쩔 수 없어서 때마침 나온 식전 빵이 반갑다. 빵은 포카치아다. 아티코의..

  • 인문공학 2021.7.│지도 주택을 개조한 카페. 동대구역 맞은편 아눅이 있는 골목 안쪽에 있다. 그렇지만 근처에 있는 건물이 철거 중인 데다, 뒷골목이라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아 선뜻 들어갈 마음이 들지 않는다. GS 편의점 옆 골목으로도 들어갈 수 있는 듯한데, 웬만하면 그쪽이 낫지 않을까 싶다. 물론 역에서 접근한다면 아눅쪽으로 가는 게 낫다. 건물은 2층으로 되어 있으며, 흰 벽지에 나무 소재의 가구들을 사용해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준다. 주택을 개조한 카페답게 내벽을 살려 개인 공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한 공간에 탁자가 2개 혹은 그 이상 있어 사람이 많다면 마치 공유주택에서 생활하는 듯한 껄끄러운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음료를 마신 곳은 넓은 창이 있는 곳이었다. 탁 트인 ..

  • 딤딤섬 2021.7.│지도 이상하게도 대구에는 딤섬이나 우육면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잘 없다. 그런 연유로 울며 겨자 먹기로 딤딤섬에 오게 되었는데, 평일 점심인데도 사람으로 북적였다. 과연 휴가철이다. 얇은 피 사이로 나오는 육즙을 기대하고 시킨 샤오롱바오. 만두피는 가창 찐빵 거리에서 파는 만두피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으며 한 김 빠진 상태에서 가져오는 건지 바닥에 들러붙고 난리가 났다. 기대했던 육즙은 당연히 없었다. 딤섬 하나에 새우 1~2개가 들었다. 마치 쌀가루가 들어간 듯 찰기가 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샤오롱바오와 마찬가지로 만두피가 바닥에 들러붙었다. 돼지고기 차슈는 색이 진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양념은 강하지 않다. 고기에 곁들여 먹어야 할 청경채는 단에 붙어있는 그대로 익혀 내보냈다. 숟..

  • 윈드윈 2021.7.│지도 계절마다 달라지는 크림 크루아상 시리즈. 크림치즈와 슈크림, 쫄깃한 크루아상을 기본으로, 여름에는 파인애플과 코코넛이 들어간다. 파인애플은 위에, 코코넛은 크림치즈 속에 있는데 상대적으로 코코넛은 맛보다는 사각사각한 식감이 더 두드러진다. 상큼한 게 딱 여름의 맛이다. 윈드윈식의 잠봉뵈르. 바게트는 사워도우에 가까워 구수하기보단 시큼하다. 버터와 햄이 닿는 면에 발린 버섯소스는 표고버섯 같은 맛에 간도 제법 세 강렬하다. 그렇지만 역시나 태생이 크림소스인 데다, 이미 커다랗게 진을 치고 있는 버터도 있어 하나를 혼자, 그리고 전부 먹기에는 무리였다. 역시 잠봉뵈르는 나와 맞지 않는가 보다.

    먹기/주전부리

    윈드윈 NEW

    202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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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스프링 2021.7.│지도 배달에 주력하는 작은 케이크 가게. 도로에서 그리 멀진 않지만, 오르막이라 막상 가려면 조금 망설여진다. 가게는 아파트를 앞에 끼고 있어 한적하며 햇살도 알맞게 들어와 가게가 빛난다. 음료 중에 오론티라고 특이한 게 있었는데, 오렌지청과 실론티를 섞은 음료였다. 흔히 보이는 건 레몬청이라 오렌지청을 쓴다는 게 신선했고, 여기에 티백이지마는 실론티를 넣으니 상상 속의 과일 홍차 맛이 난다. 처음 가향 홍차를 마셨을 때는 분명 향기는 나는데 맛은 씁쓸한 그대로라 실망했는데, 이 음료는 그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음료다. 달콤하면서 개운하다. 빨대는 생분해가 되는 걸 사용한다. 과연 얼마나 잘 분해될지는 의문이지만 제품을 쓴다는 것에 의미가 있으니. 초콜릿 크림과 얼그레이 시트가 교대..

  • 밀밭에서 2021.7.│지도 어수리 밥이나 부지깽이 밥과 같은 나물 밥은 김을 얹고 깨소금을 뿌려 소박하게 담아준다. 밑반찬은 개인이 직접 덜어와야 하는데, 취향에 대한 고려 없이 내어주는 것보다 낫다. 단지 여러 사람이 쓴다는 게 걱정인데, 가게에서도 일회용 장갑을 비치하며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었다. 반면 식탁은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인데 가림막이 없다. 그래도 방문하였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사에 집중하고 있어 조금은 안심되었다. 따뜻한 밥은 너덜너덜한 마음까지 따뜻하게 덮어준다. 밑반찬을 포함한 음식은 집에서 한 것처럼 간간해 집에 와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일도 없다. 밥하기가 싫을 때 마음 편히 가기 좋은 곳이다. 한식 가게인데 왜 '밀밭'이라는 단어를 상호에 넣었을까 싶었는데, 주일은 ..

  • 그래도 제2의 도시, 부산 (2) 2021.7. 식사한 뒤 광안리 해변을 걷고 있자니, 본의 아니게 해수욕장을 두 군데나 들른 셈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운대와 광안리는 둘 다 유명했지만, 해운대는 스카이 캡슐에서도 느껴질 만큼 바람이 거셌다. 하늘까지 닿을 듯한 건물은 유리를 입어 더 미래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한편 광안리는 바람이 잔잔하다. 부산역에서도 보이는 명물인 광안대교와 함께 조금 더 푸근한 느낌이 있다. 그렇지만 두 곳 모두 공실이 거의 없어 도심지부터가 괴멸할 조짐을 보이는 대구와는 천양지차였다. 과연, 거리만 가까울 뿐이지 그래도 부산은 제2의 도시였다. 해변가에는 인증샷을 찍으라고 광안리라는 글자 조형물이 있다. 해운대는 글자가 있는 곳까지 안 가서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인터..

  • 그래도 제2의 도시, 부산 (1) 2021.7. 대중교통만 이용하니 항상 경주와 부산만 가게 된다. 주요 도시만이라도 접근성이 좋았으면 하는데 당장 대구에서 전라권에 가는 것도 대전을 거쳐서 가야 하니 어이가 없다. 수도권 중심의 대중교통망 체계는 2021년에도 여전하다. 그렇게 가게 된 경주와 부산이지만 다행히도 몇 번을 가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당일 여행이라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다. 일찍 가서 동대구역의 마루가메제면에서 식사하려고 했는데, 기차 시간에 딱 맞게 도착하는 바람에 가게에는 눈길도 못 주고 바로 기차를 탔다. 안 그래도 역사 2층에 있어 접근이 어려운 곳인데, 최근 뉴스를 보니 한국 사업을 철수했다고 하니 영영 생각만 하고 못 간 셈이 되었다. 식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수면도 중요했다. ..

  • 무화커피 2021.7.│지도 야시골 공원에 붙어 있는 카페. 달구벌대로 쪽에서 간다면 분명 도로를 걷는데도 경사 때문에 등산하는 것 같은 기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고난 끝에는 좋은 전망이 있지만, 문제는 가게를 나올 때다. 등산도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를 더 조심해야 한다. 가게 한쪽은 오로지 산이며, 주변은 고요하다. 도롯가로 가면 우리가 알던 도시의 모습이 나올지도 모른다 생각하지만, 범어동에 속해있음에도 한산한 다른 지역에 온 듯한 낯섦이 있다. 가로등도 많지 않아 야간에 도보로 이동하기엔 불안함이 있는 곳이다. 동네 주민이 아니라면 절대 도보로 가길 추천하지 않는다. 가게만 떼고 보면 좋은 곳이다. 높은 곳에 있다는 단점이 전망으로 환원되었다. 카페는 3층 건물 중 2~3층과 옥상을 사용하는..

  • 잔니 로다리 탄생 100주년 특별전 2021.7. 이탈리아의 아동문학가 '잔니 로다리'와, 잔니 로다리 작품에 삽화를 그린 이탈리아 출신 일러스트 작가의 원화 전시회다. 전시회는 잔니 로다리의 삶을 당시 활동했던 이탈리아 지방을 기준으로 나누어 그 지방에 대한 이야기, 잔니 로다리의 이야기에 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일러스트 작가의 삽화도 소개하였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잔니 로다리'가 중심이기 때문에 설명은 일러스트 작가가 아니라 그 일러스트가 실린 잔니 로다리의 작품에 붙는다. 그렇지만 잔니 로다리가 아동 문학가라 (아마도) 아동에게 더 인지도가 높을 걸 생각하면 삽화에 대한 설명이 작은 글씨로 되어 있는 게 아쉽다. 한편, 곳곳에 삽화가 실린 원서 또는 한국어 도서가 비치되어 있어 잔니 로다리..